“위로와 긍휼의 주님 바라보자
나약한 존재… 한계 깨닫게 돼
주님께 간절히 의지할 수밖에”

코로나19 주일예배 사랑의교회
23일 사랑의교회 주일예배에 마스크를 쓰고 참석한 성도들이 손을 들어 기도하고 있다. ©사랑의교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일인 23일 전국의 교회들은 현장 모임을 전격 중단하거나, 모이되 그 규모와 수를 최소한으로 하고 마스크 착용 등 감염 예방에 만전을 기한 가운데 예배를 드렸다.

특히 신천지 관련 환자들이 대거 쏟아진 대구에선 많은 교회들이 예배당에서 주일예배를 드리지 않고 온라인 영상으로 대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권영진 시장이 지역 교회들에 활동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이에 따라 대구제일교회는 당초 현장 모임을 계획했다가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박창운 담임목사는 생중계된 이날 설교에서 “하나님께서 우리의 불안과 연약함을 만져주시고 대한민국을 치유하시도록 기도로 부르짖자”며 “위로와 긍휼의 주님을 붙들자. 이 나라의 죄를 묻기보다 코로나19로 병든 대한민국에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도록 기도하자”고 했다.

대구동신교회도 이날 현장 모임을 갖지 않고 영상으로 대신했다. 권성수 담임목사는 “대구와 경북의 성도들이 더 죄가 있는 것인가. 예수님은 ‘아니’(눅 13:4~9)라고 하셨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다 망하리라’고 하셨다”며 “불신자들은 우상, 신자들은 세속으로부터 돌아오라는 것이다. 회개의 기회이자 열매의 기회이다. 두려워하지 말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삶으로 돌아가자”고 했다.

“지난 108년의 역사에서 주일에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한 적은 없었을 것”이라는 대구서문교회 이상민 목사는 “인간은 고난을 당할 때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 깨닫게 된다. 감당할 수 없는 시련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한계를 인정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럴 때 우리는 하나님을 바라보아야 한다. 고난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음성이자 신호다. 시련의 바람이 불 때 하나님을 찾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중요한 일”이라고 전했다.

여의도순븍음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3일 예배당 출입구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한편 대구 이외 지역에선 인천 주안장로교회가 이날 현장 예배를 드리지 않았다. 주승중 담임목사는 영상 설교에서 “교회의 이런 결정은 결코 신앙이 약해서도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어서도 아니”라며 “순교적 각오로 예배하자는 말도 아름답고 존중하나, 지금은 교회가 전염병 확산 방지에 더욱 모범이 되어야 할 때”라고 했다.

주 목사는 “우리가 모이지 않는 것이 사회와 민족을 위한 희생이다. 이런 결정은 절대로 불신앙적 조치가 아니다. 오히려 예수님의 자기 희생적인 정신을 본받는 고뇌에 찬 결정”이라며 “성도들은 무엇보다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지 않기 위해 내린 이 고뇌에 찬 결정에 기도로 함께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교회가 위치한 지역(서울 서초구)에서 확진환자가 나온 사랑의교회는 비록 현장 모임을 중단하진 않았으나, 열화상 카메라를 출입구에 비치하는 등 긴장 속에서 주일예배를 드렸다. 오정현 목사는 “지금의 어려움에 실망치 말고 우리는 주님께 더욱 간절히 의지할 수밖에 없는 연약한 존재임을 깨달아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아울러 오 목사는 “초대교회 때부터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국가가 어려움에 처한 때 일수록 무릎 꿇어 기도했다”며 “전염병이 번져가는 이 때, 앞서 희생하며 봉사했던 희생과 섬김의 정신을 기억해 이 나라, 이 민족을 지키시고 보호해주시도록 에스더처럼 금식하며 기도해야 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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