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중앙교회 교인들이 26일 주일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
효성중앙교회 교인들이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 ©효성중앙교회

효성중앙교회(담임 정연수 목사) 교인들이 설 연휴였던 지난 1월 26일 주일, 한복을 입고 예배를 드렸다. 특별히 이 날을 ‘한복 데이’로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정연수 목사는 목회칼럼을 통해 "해외 이민교회를 방문할 때마다 외국에 가면 다 애국자가 된다라는 말이 정말 실감난다"며 “그런데 정작 본토에 사는 한국인은 '한국적'인 것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 길거리의 간판, 티셔츠에 쓰여진 글귀, 상표, 아파트 이름 등등… 한국 사람이 만들고, 한국 사람이 쓰는 물건인데도 한국말이 하나도 적혀있지 않은 물건들을 볼 때마다 '우리 것'은 어디로 갔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해 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인에게 130년 전에 다가왔던 복음은 십자가 뿐 아니라 서양 문화의 옷을 입고 우리에게 다가 왔다"며 "그런 영향으로 '복음화=서구화'라는 도식이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했다. 이어 "한편으로는 한국의 전통문화 속에는 샤머니즘과 뿌리 깊은 불교문화가 자리잡고 있어서 그것들을 분별하기가 참 어렵다는 것도 한국교회 안에 한국문화가 자리잡기 힘든 역사적, 문화적 배경"이라고 했다.

정 목사는 "우리 교회에서는 매해 설날 때마다 한복을 입고 교회에 오는 주일로 정하고 몇 년째 지켜오고 있다"며 "우리의 고유한 복식인 한복은 이미 잔치 때에나 한번 입는 예복이 되어 버린지 오래"라고 말했다. 그는 "생활하면서 입기에는 난감한 옷일 뿐 아니라 한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은 어쩌면 살짝 나사가 풀려버린 사람처럼 보일 정도로 한복은 푸대접 받기 일쑤"라며 "그래서 더 우리가 한복을 입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한복이 없는 성도들에게는 부담스러운 날일 수도 있을 터이지만 한국교회가 한국적인 문화의 한 부분이라도 지켜나가는 작은 몸짓이라 생각한다면 의미있는 날이 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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