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 시인(사진 오른쪽)
나태주 시인(사진 오른쪽)

 

딸을 앞에 두고 시인은 어떤 말을 할까. 나태주 시인은 이렇게 적는다. '눈을 떴을 때 / 거기 네가 있었다 / 그냥 별이었다 / 꽃이었다 / 반짝임 자체였다 / 그만 나는 무너지고 말았다.' (시 <발견> 중)

나태주 시인이 딸에게 보내는 시 106편을 모은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 딸에게 보내는 시』가 출간됐다.

소박하고 작은 언어를 사용해 마음에 깊은 자국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한 나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작은 메모 같은 시들로 딸을 향한 커다란 사랑을 전한다.

시인은 딸에게 물든다. '물든다 / 물들고 만다 / 물들지 않을 수 없다 / 여름 들판 초록에 물들고 / 너한테 물든다.'(<발견> 중)

딸을 생각하면 겨울에도 꽃이 피는 신기루가 일어난다. '너의 생각 가슴에 안으면 / 겨울도 봄이다 / 웃고 있는 너를 생각하면 / 겨울도 꽃이 핀다'.(<겨울 차창> 중)

그에게 있어서 딸은 매우 특별한 존재다. 많은 작품에서 딸이 등장했고, 베스트셀러 시집 『가장 예쁜 생각을 너에게 주고 싶다』에서는 딸에게 들려주고 싶은 시를 골라 엮기도 했다. 책으로 나오지는 않았지만 딸을 주인공으로 한 '민애는 1학년'이라는 동화도 있다. 

도서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 딸에게 보내는 시』
도서 『너의 햇볕에 마음을 말린다 - 딸에게 보내는 시』

알려진대로 그의 딸은 문학평론가 나민애. 시인은 딸이 책을 냈을 때 쓴 축하글에서 "나민애는 나의 딸입니다. 딸이 책을 내는데 아버지 되는 사람이 그 책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것은 아무래도 쑥스러운 일이고 팔불출 같은 일이지만 기쁜 마음에 이 글을 씁니다"며 딸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의 축하글은 온라인에서만 공개됐다.)

나 시인은 개신교 신자다. 가장 좋아하는 성경구절로 시편 23편을 꼽는다. 아마도 시인은, 딸을 향한 자신의 사랑을 통해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에 더 가까워졌을지도 모른다.

1971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으며, 2013년 한 공중파 드라마에서 그의 시 '풀꽃'이 인용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탔다. 43년 동안 초등학교 교단에 몸담았으며, 2007년 정년 퇴임한 뒤 8년 동안 공주문화원장을 역임했다. 최근에는 공주풀꽃문학관을 운영하며 독자들과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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