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수교회 전경. ⓒ크리스천투데이 DB

한 인터넷매체가 한 북한 여행객의 기행문을 통해 북한이 선전용으로 세운 봉수교회가 “가짜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재미동포인 기자는 “지난해 10월 여행을 좋아하는 남편과 함께 북한에 가게 됐다”며 “호기심으로 떠난 여행이었지만, 저는 처음으로 우리 민족의 비극적 운명과 민족애를 느꼈고 동시에 통일에 대한 염원이 생기게 됐다”며 서두를 열었다. 이 기자는 이후 지난 4월 열흘간, 5월 3주간 나진·선봉을 비롯한 북한 전역을 여행했다고 한다.

이들은 “교회를 가기에 앞서 김일성 주석의 시신이 보존된 ‘금수산 궁전’을 먼저 참관했다”며 참관기를 먼저 실어, 북한이 말로만 종교의 자유가 있을 뿐 실제로는 ‘주체사상교’ 국가임을 드러냈다.

금수산 궁전 참관기에는 “주위의 어두운 불빛과 대조되게 시신대를 환하고 화려하게 비추는 조명, 그리고 잔잔한 음악과 함께 엄숙한 분위기가 참관객을 저절로 숙연하게 만든다. 내 전공이 음악인지라 자연스레 음악에 관심이 갔다. 진취적인 리듬에 화려한 멜로디, 그리고 적당한 템포와 은은한 음향 조절이 있었다”고 적혀 있다. 이 노래는 ‘김일성 장군의 노래’다.

그는 금수산 궁전에 북한 주민의 행렬이 끝없이 이어진 모습을 보면서 “김일성 주석 당시 오열하면서 쓰러지는 평양 시민의 모습을 텔레비전 뉴스로 봤다. … 지금 내가 이곳 평양에 와서 느끼는 것은 북한 주민은 진심으로 김일성 주석을 존경하고 있으며, 김일성 주석의 서거 당시 평양시민의 통곡하는 모습은 아마도 진실이었을 것이라는 점이다”는 느낌을 남겼다.

이후 교회 방문기를 실었다. 이 기자는 “내가 알기로 북한에서는 종교생활이 금지돼 있고, 전도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알고 있다. 게다가 종교를 가졌다가 적발이 되면 감옥에 간다고 들었다. 기독교인이 있긴 하지만, 비밀리에 지하 교회에서 예배를 본다고 들었다. 우리는 평양에 교회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외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위함일 것’이라 반신반의하면서 주일예배를 위해 교회를 방문하기로 했다”는 말로 신빙성을 더하려 애썼다.

그러나 “진짜 교회든 가짜 교회든 무슨 의미가 있으랴. 나는 적어도 진심으로 내가 예배드리는 그 시간만큼은 그 자리에 하느님이 함께하심을 믿는다. … 나는 흥분된 마음으로 평양 시내에 있는 봉수교회로 향했다”며 기독교인이 잘 쓰지 않는 ‘하느님’이라는 용어를 사용, 기독교인인지 의구심을 갖게 했다.

이후 이 기자는 예배가 끝난 후에야 교회에 도착해 놓고도 ‘봉수교회’가 진짜임을 시종 감성적인 문체로 전하는 데 주력했다.

“계단을 내려오는 사람들의 얼굴빛이 환하다. 가짜 교회에서 가짜로 예배를 보러 온 사람들이라고 하기에는 꾸밈이 없다. 얼굴빛이 밝고 생기가 넘친다. 이날 이곳에 예배를 드리러 온 외국 관광객은 우리밖에 없는데, 설마 이 예배 시간도 맞추지 못한 우리에게 가짜 성도들을 출연시키지는 않았으리라.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북한 사람들이라면 모두 왼쪽 가슴에 달고 다니는 ‘김일성 주석 배지’를 거의 모든 신도들이 달고 있지 않은 것이었다.”

이 여성은 가운을 입고 있는 이곳 ‘목사’가 “전도는 주로 개인적으로 많이 한다. 우선 열여덟 살 미만의 아이들한테는 못하게 돼 있다. 전도는 주로 봉사활동을 통해 한다. 남을 위해 좋은 일을 많이 하면 사람들은 자연히 교회에 관심을 갖게 되니까…” 라는 말에 “그렇다. 이 말씀은 세계 어느 나라의 교회에도 다 해당되는 말이다. 아무리 길거리에서 전단을 나눠주며 ‘예수 믿으세요’ 라고 해 봐야 소용없다. 실천이 없는 기독교인들을 바라보는 보통 사람들은 아예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맞장구쳤다.

이 ‘목사’는 “북한에도 가정교회가 꽤 있다. 예전부터 믿어오던 가정들은 꼭 교회에 나오지 않더라도 가정에서 예배를 본다”고도 했다.

이 기자는 남편이 ‘목사’에게 “이 교회 진짜 교회 맞느냐? 가짜 교회 아니냐?”고 묻자 ‘목사’가 “그렇지 않다. 하루빨리 북남 교회가 한 마음으로 서로 교통하며 예배볼 날을 살아생전 희망하며 기도할 뿐” 이라는 말을 듣고는 주로 북한이나 종북 세력들이 사용하는 양비론적 논리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렸다.

“그래, 무슨 말이 필요할까. 이런 질문을 받을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목회를 하자니 세상의 말과 생각으로 장황하게 설명할 필요가 어디 있겠는가. 진짜 교회인지 가짜 교회인지는 북녘 땅에서만 해야 할 질문이 아니다. 번지르르하게 교회의 탈을 쓰고 있는 세상의 모든 교회들에 해야 할 질문이다. 과연 내 마음의 성전은 진정 거짓 없는 아름다운 성전이라 떳떳이 말할 수 있을까.”

이같은 북한의 봉수교회에 대해 김성욱 논설위원(뉴데일리)은 지난달 11일 칼럼에서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김일성 스스로 조그련과 봉수·칠골교회를 만든 이유가 거짓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남반부에 수많은 종교인들이 살고 있는데 그들이 우리가 종교인들을 다 죽인다고 생각하면 그들도 우리를 반대하는 데 합세할 것입니다. 이를 막기 위해 불필요한 중앙 종교조직을 만들게 된 것입니다(김일성 저작선집 제1권).’ 평화를 앞세워 북한정권을 인정하고, 조그련이나 봉수·칠골교회와 연합하는 기독교인들은 김일성이 만든 사기극의 단역배우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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