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혁 목사(평통기연 상임고문, 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김명혁 목사(평통기연 상임고문, 강변교회 원로,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제가 자란 어린 시절이 북한에서의 일제 및 공산 치하의 시절이었고, 제가 자란 청소년 시절이 남한에서의 6.25 전쟁과 피난 시절이었으며, 제가 지낸 미국 유학 시절이 주로 보수신학 연구에 전념하던 시절이었기 때문에, 저는 1980년대까지 반일, 반북, 반공, 반 모슬렘, 반 자유주의적인 입장을 지니고 살아왔고, WCC의 종교포용주의 신학, 기장의 진보주의신학, 순복음의 삼중복음신학 등의 오류를 전문적으로 비판하는데 앞장을 서기도 했습니다. 미국 유학 시절 말기 어느 교수가 “reconciliation”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강의할 때 기독교는 “구원”의 종교인데 “화해”를 강조하는 것은 자유주의적이고 인본주의적이라고 비판한 일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저의 생각과 입장이 조금씩 바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전공했던 어거스틴의 “양면성”의 중요함을 새롭게 인식하면서, 존 스토트 박사의 “양극을 붙잡는 역동적인 통일성”의 귀중함을 받아드리면서, 성 프랜시스의 “사랑과 용서와 평화”의 귀중함을 배우면서, 랄프 윈터 박사의 “복음의 문화적 접근과 적용”의 필요성을 수용하면서, 피터 바이어하우스 박사의 “비판적 포용성”의 귀중함을 받아드리면서, 손양원 한경직 목사님의 “긍휼과 용서와 자비와 사랑과 화해와 평화”의 귀중함을 배우면서 저의 생각과 입장이 조금씩 바뀌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래서 일본교회와 교류와 협력을 이루는데, 북한동포 돕기에, 중국동포와 모슬렘 사람들 돕기에, 앞장을 서게 되었습니다.

제가 1999년 12월16일 통일선교대학에서 “민족 통일의 신학적 근거" 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하게 되었는데 그 내용을 요약해서 소개함으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성경은 인류의 역사가 범죄와 분열의 역사인 사실과 함께 하나님의 역사는 용서와 화해와 통일의 역사인 사실을 보여 준다. 성경은 야곱이 형 에서를 만나 목을 안고 울면서 화해한 사실과 요셉이 형들을 만나서 대성통곡하며 화해한 사실을 기록했고, 남 유다와 북 이스라엘이 통일을 이룬 사실을 기록했고, 이스라엘이 애굽과 앗수르와 화해하며 함께 하나님을 경배하며 세상에 복이 될 것을 기록했고, 사마리아 여인이 하나님과 화해하고 이웃들과 화해한 사실을 기록했고, 베드로가 이방인 고넬료를 찾아가서 화해한 사실을 기록했고, 사도 바울을 통해 이방인들이 하나님과 화해하고 이스라엘과도 화해한 일을 기록했다. 사도 바울은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와 같은 화해와 통일은 우주 만물에게까지 적용된다고 지적했다. "하늘에 있는 것이나 땅에 있는 것이 다 그리스도 안에서 통일되게 하려 하심이라"(엡1:10, 골1:20).

김영한 박사의 십자가 신학과 평화신학도 박종화 박사의 평화신학도 김상복 박사의 하나님 통치신학도 모두 화해와 평화와 통일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필자는 기독교 복음의 핵심은 에베소서 2장에 나타난 대로 십자가를 통한 하나님과의 화해와 인간간의 화해(화평)라고 생각한다. 여기에는 인종이나 문화의 장벽이 있을 수 없다. 죄는 갈라지게 하고 은혜는 만나고 화목하게 한다. 먼저 가족들이 그리고 동족이 그 다음에 모든 민족이 만나고 나누고 함께 살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구원 사역이고 기독교의 복음의 핵심이다. 민족통일의 신학적 근거는 바로 여기에 있다. 기독교의 화해신학과 만남과 나눔의 신학이 곧 통일신학이다.

여기서 필자가 항상 생각해 오는 민족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위한 준비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1) 북한 사람들을 이해하고 사랑하도록 힘써야 한다. 2) 우리의 삶의 질을 높이도록 힘써야 한다. 3) 북한동포 돕기를 힘써야 한다. 4) 교회의 협력과 일치를 이루도록 힘써야 한다. 5) 북한교회 발전을 위해 힘써야 한다. 6) 남북이 자주 만나야 하며 앞으로 북한에 가서 그들과 함께 살도록 해야 한다. 7) 역사의 진행이 궁극적으로 하나님의 손에 달려 있음을 인식하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간구해야 한다.』 이것이 17년 전에 제가 한 말들인데 지금도 꼭 같은 말을 하고 싶습니다. 한 마디만 더합니다.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제물이 필요한데 저는 매일 이렇게 중얼거립니다. “하나님 아버지! 저는 전혀 자격이 없는 죄인 중의 죄인이지만 남북의 화해와 평화와 통일을 위한 제물 되는 삶을 살다가 제물 되는 죽음을 죽고 싶습니다.”

/평통기연 제공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명혁 #김명혁목사 #평통기연 #평화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