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구세군 윤은숙 여성사역총재
▲한국구세군 윤은숙 여성사역총재 ©한국구세군

[기독일보=교계교단] 세월이 살같이 빠르게 지나 이제 5월 말이면 38년 11개월의 사관사역을 마치고 은퇴하게 됩니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마치 한순간에 달려온 것 같이 짧게만 느껴집니다. 지나온 시간을 돌이켜 보면 한 걸음 한 걸음, 매 순간순간 하나님의 은혜 아닌 때가 없었습니다. 수줍음 많고 사람 앞에 서기를 두려워하던, 모든 면에서 부족한 나를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딸로, 사관으로 불러주셨습니다. 그리고 나의 부족함과 연약함을 너무나도 잘 아시기에 일평생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이끌어 주셨습니다.

자존심 강하고 원칙을 중시하는 성격 때문에 사람들과 원만히 지내기에 문제가 있는 성품이었지만, 목회 기간에는 좋은 믿음의 성도들을 만나 행복한 목회를 할 수 있었고, 행정사관이 되고 난 후에는 좋은 사관님들을 만남으로 역시 행복한 사역을 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요 인도하심이었음을 고백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모르지만 제 마음 깊은 곳에 교만이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지금까지 큰 무리 없이 사역한 것이 99%는 하나님의 은혜요, 1% 정도는 내가 한눈팔지 않고, 욕심 없이, 맡겨진 사역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은퇴를 1년 정도 앞두고 이런저런 일을 겪으면서, 이런 생각이 얼마나 잘못되고 교만한 것인가를 깊이 깨달았습니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온 모든 순간순간이 전폭적인 하나님의 은혜였음을 가슴 절절히 느끼며, 1% 정도는 내 노력으로 생각했던 것을 눈물로 회개하였습니다.

이제 은퇴를 하면 지금보다는 시간의 여유가 많아질 것입니다. 그 시간에 현직에서 부족했던 기도생활에 좀 더 집중하려 합니다. 행정사관이 되고 난 후로는, 기도방을 정해놓고 새벽마다 나름대로 기도생활에 게으르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때로는 쫓기는 일정과 피곤함으로 많은 시간 기도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주님과의 깊은 교제와 더불어, 구세군을 위하여, 지금까지 갚을 수 없는 큰 사랑의 빚을 진분들을 위해서 중보기도를 할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5장 10절 말씀에 "그러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는 사도바울의 고백처럼, 비록 다른 사람들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지금의 '나' 된 것은 오로지 주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며, 살아계신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여성사역총재 부장 윤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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