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2주기 팽목항 '기다림'의 성찬예배
세월호 2주기 팽목항 '기다림'의 성찬예배를 드리기 위해 팽목항에 모인 기장총회 관계자들과 세월호 유가족들. ©기장총회 제공
성찬식에 참여하고 있는 기장총회 관계자들.
성찬식을 진행하고 있는 기장총회 관계자들. ©기장총회 제공
세월호 유가족들 및 시신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 성찬식이 진행되고 있다.
세월호 유가족들 및 시신 미수습자 가족들과 함께 성찬식이 진행되고 있다. ©기장총회 제공

[기독일보 이수민 기자] 지난 5월 12일 오후2시 진도 팽목항에서는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가 주최하고 전남노회, 광주노회, 광주남노회가 주관해 "세월호 2주기 팽목항 '기다림'의 성찬예배"를 은혜 가운데 드렸다.

기장 측은 "은화 부모님, 다윤이 부모님, 그리고 혁규가족분. 다섯 분의 미수습자 가족과 함께 드린 예배에 약 260여명의 목회자, 교우들이 함께 참여해, 다시 오실 예수님을 기다리는 신앙 안에서, 온전한 선체인양으로 미수습된 9명의 생명이 사랑하는 가족 품에 온전히 돌아오기를 기도했다"고 전했다.

김경호 목사(총회 교회와사회위원장)의 사회로 열린 예배에서는 최부옥 목사(총회장)가 설교하고, 오성남 목사(광주남노회장)가 기도했으며, 임화선 장로(총회 부회계)의 성경봉독과 김종수 목사(전남노회 교회와사회위원장), 홍요한 목사(광주남노회 교회와사회평화통일위원장), 김은규 목사(광주노회 정의평화부 서기) 등의 중보기도가 있었다. 또 심해석 목사(전남노회장)의 집례로 성찬식이 거행됐다.

예배를 시작하기 앞서 총회와 노회 임원들은 미수습자 가족과 '공동식사'를 나눴다. 식사준비는 전남노회 여신도연합회에서 맡아했다. 식사 직후 총회와 노회 임원을 중심으로 가족들 '심방'을 했고, 2시 ‘기다림’의 성찬예배를 드린 후 예배 참가자를 중심으로 '미수습자 가족과 함께하는 간담회'를 진행했다.

한편 기장총회 제100회 총회 주제는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 - 성찬의 깊은 뜻, 세상 안에서!"이다. 기장총회 측은 "제100회 총회 주제를 따라 거룩한 성찬예전을 통해 우리가 미수습자 가족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선체인양, 진실규명의 그날까지 연대해나가기를 결단했다"고 밝히고, "예배 마지막 부분에서는 우리의 신앙고백을 적은 노란리본을 등대 주변에 걸어 묶으면서 우리의 결단을 견고히 하였고, 예배자 모두가 미수습자 가족들과 눈물의 포옹을 하며 연대의 마음을 전했다"고 이야기 했다.

이 예배에 서울, 경기, 전북, 전북동, 대전 등지의 목회자들이 참석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교회와사회위원회는 "세월호 선체가 온전하게 인양될 수 있도록 미수습자 가족, 유가족들과 지속적으로 함께하며, 세월호의 진실이 규명되어 안전한 사회를 이루어감으로써 하나님의 정의가 이 땅 위에 드러나도록 기도할 것"이라 전했다. 다음은 예배 중 중보기도 전문.

하늘나라우체통이 보이는 가운데 기장총회 관계자들이 성찬예배를 드리고 있다.
하늘나라우체통이 보이는 가운데 기장총회 관계자들이 팽목항에서 성찬예배를 드리고 있다. ©기장총회 제공
행사를 마치고 유가족들과 총회 관계자들이 함께 인사를 나누고 있다.
행사를 마치고 유가족들과 총회 관계자들이 함께 인사를 나누고 있다. ©기장총회 제공

[예배 중 중보기도]

1. “온전하고 유실 없는 선체인양을 위하여”

온전하고 유실 없는 선체인양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가족의 품에 돌아오지 못한 이들을 안고 맹골수로의 깊음에 잠겨있는 세월호.
모든 진실의 흔적을 고스란히 안고 깊은 잠에 들어 있는 세월호를 깨우게 하소서.
나름대로는 최선을 다한다 하지만 사람의 지혜에만 맡기지 않게 하소서.
흑암의 깊음에서 고스란히 토해주었던 요나처럼
유실없이 온전한 모습으로 떠오르게 하옵소서.
좋은 일기도 주시고, 물결도 잔잔케 하시며, 정치적 계산이 앞서지 않고
마지막까지 온전한 수습을 이루게 하옵소서.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2.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하여”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2년을 훌쩍넘어 759일째 멈추어버린 시간속에 갇혀있는 이들과 함께합니다.
골고다 언덕에는 십자가라도 보였지만 그마저도 볼수 없는 남겨진 이들과 함께합니다.
분노하고 싶어도 숨죽여야 하는 식구들입니다.
이미 한은 맺혔습니다. 맺힌 한 푸는 처음이 온전한 인양이요. 수습임을 알기에 간구합니다.
우리 품으로 돌아와야 할 이름들...
조은화 허다윤 남현철 박영인 양승진 고창석 권재근 권혁규 김영숙.. 보고싶습니다.
안식일이 되기를 기다리며 향유를 준비한 여인들처럼 준비하게 하소서.
지나온 날들이 길면 만날 때는 가까워집니다.
만나는 그때 한은 풀어지고, 죽음의 그늘은 부활생명으로 시작하게 하소서.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3. “진실규명을 위하여”

진실규명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어둠이 빛을 이겨본 역사가 없음을 믿습니다.
주님은 채찍질을 통하여 성전의 본질을 밝혀주셨음을 믿습니다.
또한 성령님은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팽목항에 함께함을 믿습니다.
삼위일체의 하나님! 우리의 기다림은 미수습자들이 가족품으로 돌아오고
안전한 사회를 향한 진실규명에 있습니다.
기억에서 지우려고 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죽음 앞에서 “이것을 행하여 나를 기억하라”는 주님말씀에 따라
성찬의 깊은 뜻을 세상안에서 이루고자 합니다.
304명의 피의 호소를 들어 주셔서 진실규명과 함께 안전한 나라 이루게 하소서.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나이다. 아멘.

"잊지 않겠습니다"라고 적고 있는 예배 참석자들. ©기장총회 제공
각자의 마음을 적은 노란리본을 팽목항 난간에 묶고 있는 기장총회 관계자들.
각자의 마음을 적은 노란리본을 팽목항 난간에 묶고 있는 기장총회 관계자들. ©기장총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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