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성대 토라 두루마리
협성대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토라 두루마리. ©기독일보 자료사진

[미주 기독일보] 새까맣게 타 숫처럼 되어 버린 1,500년 된 레위기 양피지 문서를 첨단 기술을 이용해 판독하는 데 성공했다. 

 

45년 전 사해 인근에서 발견된 불탄 두루마리 양피지 문서를 디지털 스캔 전문가와 컴퓨터 전문가, 성서고고학자가 힘을 합쳐 판독해내는데 마침내 성공했다고 이스라엘 유물청(IAA)이 20일 밝혔다.

6세기 만들어진 이 문서는 1,500년 된 오경 두루마리(Torah scroll)에서 나온 레위기의 일부로, 1970년에 사해 근처 엔게디에 있는 고대 회당의 성궤(聖櫃)에서 발견됐다. 이곳은 사해문서가 발견된 동굴이 위치한 쿰란에서 남쪽으로 40㎞ 가량 떨어진 곳이다.

엔게디(Ein Gedi) 발굴을 이끈 세피 포랏(Sefi Porath)은 "새까맣게 불타고 산산조각이 난 파편을 판독하는 것은 우리에게 45년 동안 퍼즐과 같았지만 매우 흥미로웠다"고 예루살렘포스트에 밝혔다.

라이브 사이언스(Live Science)는 이번에 판독에 성공한 양피지 문서는 약 2,000년 전의 것으로 추정되는 '사해사본' 이후 가장 오래된 히브리어 성경 사본이라고 전했다. 이제껏 발견된 히브리어 성경 중 가장 오래 된 것은 1940년대 발견된 사해문서로 알려졌다.

발견 당시 이 두루마리 양피지 문서는 새까맣게 완전히 불 타 숯이 되어 버려서 육안으로는 판독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이로 인해 학자들이 이 문서에서 정보를 알아내는 것이 불가능했었고, 판독을 하지 못한 채 지난해까지 IAA 금고에 보관해두고 있었다. 

IAA의 사해사본 프로젝트 감독을 맡고 있는 프니나 쇼어(Pnina Shor)는 "이 문서를 발견하고 우리는 깜짝 놀랐다"면서 "그런데 추측만 할 뿐 정확한 내용을 알 수 없어 불탄 두루마리를 스캔하기로 했었다"고 말했다.

이후 이스라엘 회사 <메르켈 테크놀로지 컴퍼니>의 마이크로(Micro) CT 스캐너를 이용한 '고해상도 3D 스캐닝 기술'을 활용해 이 문서를 스캔한 후 컴퓨터 전문가인 브렌트 실즈(Brent Seales)에게 보냈다.

켄터키대학 컴퓨터과학부 실즈 교수는 마이크로CT 스캐너에 대해 "의료 시술에서 사용하는 것보다 아마도 100배는 더 정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실즈 교수는 자체 제작한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레위기의 첫 번째 8구절을 판독하는 데 성공했다. 

실즈 교수는 두루마기를 펴고 텍스트를 시각화할 수 있게 하는 디지털 이미징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는데, 이를 이용해 말려 있는 두루마리를 가상으로 풀고 내용을 시각화했다. 

그 결과,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주신 레위기 1장 1절부터 8절까지의 말씀이 나타났다.

"여호와께서 회막에서 모세를 부르시고 그에게 일러 가라사대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하여 이르라 너희 중에 누구든지 여호와께 예물을 드리려거든 생축 중에서 소나 양으로 예물을 드릴지니라

그 예물이 소의 번제이면 흠 없는 수컷으로 회막문에서 여호와 앞에 열납하시도록 드릴지니라

그가 번제물의 머리에 안수할지니 그리하면 열납되어 그를 위하여 속죄가 될 것이라

그는 여호와 앞에서 그 수송아지를 잡을 것이요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 피를 가져다가 회막 문 앞 단 사면에 뿌릴 것이며

그는 또 그 번제의 희생의 가죽을 벗기고 각을 뜰 것이요

제사장 아론의 자손들은 단 위에 불을 두고 불 위에 나무를 벌여 놓고

아론의 자손 제사장들은 그 뜬 각과 머리와 기름을 단 윗 불 위에 있는 나무에 벌여 놓을 것이며"(레 1:1-8) 

실즈 교수는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들도 양피지 문서에서 글자를 발견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커다란 신비"라고 놀라워했다.

쇼어는 성명을 통해 "이번 해독은 사해문서 이후 이루어진 고대 성경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라면서 이번 두루마기가 고대 사해문서와 10세기 알렙포 사본 사이의 중요한 '잃어버린 연결고리'라고 말했다.

또 이번 두루마기 양피지 문서가 모세 5경 전체 내용을 포함하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전체 판독 가능 여부는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전했다.

포랏은 이 두루마리 양피지 문서가 발견된 엔게디는 4세기부터 7세기까지 비잔틴 제국 시대에 번영한 유대 마을이었다고 설명했다.  

포랏은 "이후 마을이 완전히 전소되었고, 거주민들은 이곳에서 살거나 가치 있는 재산을 회수하려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면서 "불탄 회당을 고고학적으로 발굴하는 과정에서 불탄 양피지 문서뿐만 아니라 청동 촛대(메노라, 7갈래로 이루어진 촛대), 3,500개의 동전과 유리, 세라믹 오일 램프가 들어있는 공동체 돈궤(money box), 그리고 향유가 담긴 그릇 등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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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양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