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23일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방북을 불허했다. 사진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3주기를 맞아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이 16일 개성개발총국에서 원동연(왼쪽) 북한 아태위 부위원장에게 이희호 여사의 조의문을 대독하고 있다. 2014.12.16.   ©김대중평화센터

[기독일보 윤근일 기자] 정부가 오는 24일 방북하는 인원 중 박지원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만 방북을 불허했다. 박 의원과 함께 방북을 신청한 김대중평화센터 관계자들과 현대아산 관계자들은 방북이 허가됐다.

통일부는 23일 이같은 방북 승인 결과를 발표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김대중평화센터와 현대아산측이 '북한 김양건의 감사인사' 수령을 위한 면담에 참석하기 위해 24일 개성 방문을 신청했으며 정부는 16일에 있었던 조화전달의 연장선에서 이뤄지는 사안임을 감안해 인도적 차원에서 이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김대중평화센터에선 김성재 이사 등 총 7명, 현대아산에선 현정은 회장 등 총 7명이 개성을 방문할 예정이다.

김대중평화센터측은 승용차 2대에 나눠타고 당일 오전 10시 출경해 개성으로 갔다가 오후 3시30분 입경할 예정이다. 현대아산측은 승용차 3대를 이용해 11시10분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으로 이동, 오후 4시30분께 돌아온다.

하지만 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인 박 의원만은 방북을 불허했다.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관계부처와 협의해 박 의원 방북 불허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 관계자는 "정치인이 거듭 방북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이번 방북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정치인이 거듭 방북함으로써 정치적 논란을 야기할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박지원 부이사장은 과거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5주기)조화를 받을 때도 올라가고, 이번에 조화를 전달할 때도 올라가고, 또 감사인사를 받기 위해 3차례나 방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한번 조화를 전달한 연장선상 방북이므로 또 방북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정부가 지난 주 김정일 3주기 조화 전달 당시 정치권에서 논란이 제기된 것을 볼 때 박 의원의 방북 승인에 있어 부담을 느낀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일 3주기 조화를 전해준 김대중평화재단과 현대아산측에 대해 김양건 비서의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방북을 요청했다.

이와 관련해 박 의원은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통일부의 방북 불허와 관련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바람직한 결정인지 모르겠다"고 말해 아쉬움을 나타냈다. 새정치민주연합 또한 이날 논평을 통해 "통일부가 현대아산 관계자들과 김대중평화센터 다른 관계자들의 방북은 허용하면서 유독 박지원 의원의 방북을 불허한 것은 새누리당 강경파 의원들의 눈치를 살핀 비겁한 결정"이라며 "통일부가 정치권의 기류나 살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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