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일보 김종엽 기자] KB금융그룹을 이끌어갈 차기 회장 후보군이 결정된다.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를 우려해 은행원 출신 회장이 유력시 된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회의를 열고 회장 선임 작업을 구체화할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는 회장 후보로 물망에 오르고 있는 인사들을 추려 쇼트리스트(예비후보군)를 내놓을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들과 헤드헌팅업체에서 추천하는 후보군에서 면접대상인 쇼트리스트를 7~8명 정도 추린 후 최종 후보군을 만드는 과정을 밟을 것"이라며 "26일 회추위에서 확정된 방안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B금융이 관치금융과 낙하산 인사로 얼룩져 크고 작은 문제가 불거졌던 만큼 고위공무원보다는 순수한 은행원 출신이 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KB금융 내부에서는 조직을 정비하려면 내부 인물을 회장으로 선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은행권 출신 중 가장 유력한 인사는 이종휘 미소금융중앙재단 이사장, 조준희 전 기업은행장이다. 이 두 인물은 현재 차기 은행연합회장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의 전신인 한일은행에서 첫 은행 생활을 시작한 이 이사장은 우리은행장을 역임하며 40년 넘게 은행권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뱅커'로 평가된다. LG카드 사태 당시 수습을 총괄한 바 있어 위기관리능력에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업은행 사상 최초 공채 출신 은행장을 지낸 조준희 행장은 특유의 친화력과 추진력을 바탕으로 기업은행의 영업력을 크게 신장시켰다. 정기인사를 하루만에 끝내는 '원샷 인사'와 대출금리 한 자릿 수 인하 등 여러 실험적인 시도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냈다는 평가다. KB금융그룹 내부에서는 윤웅원 KB금융 부사장, 박지우 KB국민은행 부행장, 김옥찬 전 국민은행 부행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내부 출신 인사들은 국민은행 노조의 강력한 지지를 얻고 있다.

노조는 "낙하산 최고경영자(CEO)의 잦은 등장으로 KB가 크고 작은 사태에 휘말렸다"며 "지주회장과 은행장 자리에 낙하산 인사가 오지 않도록 지배구조가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내부 출신이 조직을 추스릴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성낙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은 언론을 통해 최근 차기 회장 후보로 거론된 비(非) KB금융 출신 인사들에게 내부 출신 인사의 회장 선임 필요성을 호소하는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KB금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