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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일보 박성민 기자] 이상윤(45) 성남FC 감독대행이 나란히 시즌 첫 골을 신고한 이창훈(28)과 김동섭(25)의 활약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이 감독대행이 이끄는 성남은 13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영남대와의 2014 하나은행 대한축구협회(FA)컵 8강전에서 이창섭과 김동섭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유일한 대학팀인 영남대를 홈으로 불러들인 성남은 낙승을 자신했다. 이 감독대행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프로와 대학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선수들에게 최소 6골 이상 넣을 것을 주문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얘기가 달랐다. 영남대는 짧은 패스와 스피드를 주무기로 삼는 기존의 스타일을 버리고 철저하게 수비에 치중했다.

다득점을 노리고 경기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퍼부은 성남은 영남대의 수비벽에 막혀 헛심만 썼다.

자칫 위기에 몰릴 수도 있는 상황에서 성남의 숨통을 트이게 한 구세주는 이창섭과 김동섭이었다.

이창섭이 먼저 시동을 걸었다. 그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서던 전반 23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에는 김동섭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후반 31분 이창섭이 만들어낸 페널티킥을 김동섭이 키커로 나서 추가골로 연결시켰다.

이창훈과 김동섭은 이날 나란히 올 시즌 첫 골을 신고하며 후반기 활약을 예고했다.

경기를 마친 이 감독대행은 "프로와 아마추어는 다르다. 오늘 패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승리를 확신했다"며 "다득점을 하지 못한 점은 아쉽지만 결과적으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승리보다 더 큰 수확이 있다. 이창훈과 김동섭의 부활이다.

이 감독대행은 "부상에 의한 트라우마 때문에 이창섭이 그동안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전지훈련 기간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운동을 했고 그 덕분에 오늘과 같은 결과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한다. 이창섭은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니고 있는 선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어 "김동섭도 올 시즌 득점이 없어서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오늘 첫 골을 넣었다"며 "페널티킥 상황에서 본인이 키커로 나서길 강하게 원했다. 비록 정규리그 골은 아니지만 그가 오늘 골맛을 봤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김동섭은 "올 시즌 골이 없어서 개인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자신감도 떨어지고 심적으로 크게 위축된 것도 사실이다"며 "오늘 첫 골을 넣게 돼 기쁘다. 그동안 나를 위해 조언과 격려를 보내준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수비력 부족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제파로프(31)에 대해 이 감독대행은 "경기 전 제파로프에게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지 않으면 잔여 경기에서 얼마든지 제외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며 "그래서인지 오늘은 열심히 뛰었다. 그의 수비력에 전반전에는 70점, 후반전에는 20점 정도를 주고 싶다. 앞으로도 동료들과의 호흡에 더 신경을 써야하고 어시스트 쪽에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설명했다.

석패한 김병수(44) 영남대 감독은 "전반전에 실점을 하지 않고 후반전에 우리 페이스대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전략이었다"며 "그러나 전반에 골을 내주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고 돌아봤다.

그는 또 "후반전에는 우리 선수들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고 생각한다"며 "비록 경기는 졌지만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다 했다. 프로팀 성남을 상대로 90분 간 이만큼 싸웠다는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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