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이 전산시스템 교체를 잠정 보류하는 방향으로 사태를 일단락 지었다.

31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사회는 전산 시스템 교체가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진행중인 점을 고려해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전산시스템을 변경하는 절차를 모두 보류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당초 KB국민은행 이사회는 전산시스템을 기존 IBM체제에서 유닉스 기반으로 교체하기로 결의했었다.

전날 오후 5시부터 시작된 은행 감사위원회와 이사회는 갈등 해결의 공을 금감원에 넘긴 채 자정을 넘겨서야 끝이 났다.

김중웅 국민은행 이사회의장은 "경영협의회에서 결정된 의견을 존중한 결정"이라며 "지난 4월24일 이사회가 결의한 IBM시스템을 유닉스 기종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말했다.

이로써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싼 내부 갈등은 사그러들었지만 명확한 합의에는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30일 오후 5시께에 시작해 자정이 지나도록 이어진 이사회는 전산시스템을 IBM에서 유닉스로 교체하는 문제와 관련한 '감사 보고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정병기 국민은행 상임감사위원의 감사보고서에는 전산시스템을 유닉스로 교체하는 이사회의 결정에 문제를 제기하는 내용이 담겨져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감사는 감사보고서가 이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자 금융감독원에 특별검사를 요청했고, 은행 측은 이사회 결정을 무효화하기 위한 가처분 신청까지 검토한 바 있다.

종전까지 이사회는 정 감사의 감사보고서를 안건으로 상정 하지 않았지만 KB금융그룹이 내홍에 휘말리고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이날 이사회에서 감사 보고서에 대해 논의하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안건으로 상정된 정 감사의 감사보고서의 채택은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정 감사는 "감사보고서의 진위는 금감원의 검사 결과로 밝혀질 것"이라며

이날 이사회에서 앞서 이건호 국민은행장과 정 감사등이 참여한 경영협의회는 전산시스템 교체 자체를 전면 재검토 하자는 방안을 이사회에 제안했다.

이사회는 '경영협의회의 의결을 존중한다'고 밝혔지만 경영진 측의 재입찰 제안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건호 행장은 잠정 보류 결론에 대해" 감독원의 결과를 지켜보고 신중하게 접근하자는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감사는 "경쟁입찰 원칙하에 전문 평가단을 구성해 하나하나 점검하고 합리적으로 가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지난 29일까지 진행됐던 SK C&C의 단독 입찰은 효력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사태와 관련해 금감원은 KB금융지주와 국민은행에 대한 특별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번 결과와 관계없이 특별검사는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은행이사회가 사태 해결의 공을 금감원에 넘긴 만큼 검사 결과에 많은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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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내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