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을 시작으로 은행들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과 관련된 기업들의 채권회수에 돌입했다. 핵심계열사들을 시작으로 '유병언 그룹'의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많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최근 유 전 회장의 핵심 계열사인 (주)청해진해운, (주)천해지와 (주)아해의 기한이익 상실을 통보하고 채권회수절차에 들어갔다. 최근 국세청이 이들 회사가 보유한 은행대출 담보물을 압류했다고 은행 측에 통지했기 때문이다.

기한이익이 없어지면 만기 전에 당장 돈을 갚아야 한다. 채권은행들이 대출금 만기 유예를 거절하고 본격적인 채권회수 절차에 돌입하면서 이들 3개사가 산업은행에 당장 갚아야 할 대출잔액은 총 591억원에 달한다.

은행여신거래기본약관상 담보재산에 압류명령이 떨어지게 되면 기업은 기한 이익을 상실하고 만기 전이라도 대출금을 모두 갚아야 할 의무가 생긴다. 이런 사실은 은행 간 공유돼 정상적인 금융거래도 제한된다.

기업은행과 우리은행등에 담보로 제공된 유병언 관계사 소유 부동산도 국세청이 추가로 압류하면서 회수대상은 더 늘것으로 보인다. 국세청은 최근 이들 은행에 담보로 제공된 문진미디어 소유 부동산 18곳과 다판다 소유 부동산 10곳 등을 추가로 압류한 바 있다.

은행들은 오는 7월까지 유병언 관계사의 은행권 여신 2800억원 가운데 9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고 금융당국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출금 연체에 직면한 핵심 관계사들이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그룹 전체의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또는 법정관리 이후 파산 절차를 밟을 경우 그룹은 사실상 붕괴하게 된다.

농협은행은 유병언 관계사들에 채무상환 계획서를 요청했다. 계획서를 검토해 상환 가능성이 불투명하면 채권을 회수할 방침이다. 외환은행 또한 대출만기 연장을 거부하거나 기한이익 상실 통보를 검토중이다. 구원파인 기독교복음침례회에 직접 신용대출을 한 우리은행도 채권회수를 검토하고 있다.

천해지는 청해진해운의 지분을 39.4% 가진 대주주로, 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사다. 또 도료 제조·판매업체인 아해는 유병언씨의 두 아들 유대균·유혁기씨가 보유한 아이원아이홀딩스가 44.8%의 지분을 보유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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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 #유병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