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 중인 드보라 피터스. ⓒ허드슨연구소.

보코하람의 박해로 가족을 잃은 기독교인 소녀가 납치된 여학생들을 위해 용기 있게 목소리를 냈다.

나이지리아 북부 출신으로 15살인 드보라 피터스는 13일(현지 시간) 미국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보코하람의 잔인성을 증언하며, 이들에게 끌려간 소녀들의 구출을 위해 국제사회가 노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지금은 국제 구호단체의 지원으로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피터스는 납치 사건이 일어난 곳인 치복에서 살았다. 그의 아버지는 목회자였다.

피터스의 가족은 2011년 12월 보코하람의 공격을 받았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그날 저녁 나는 남동생과 집안에 있었고 갑자기 총성이 들리기 시작했다. 남동생은 아버지에게 전화해 집으로 오지 말라고 말했다. 그러나 30분쯤 후 괴한들이 집안으로 들어와서 아버지를 찾았다"고 말했다.

"그들은 집으로 온 아버지에게 신앙을 포기하라고 말했지만 아버지는 '지옥에 가느니 죽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아버지의 가슴에 세 번이나 총을 쏘았다. 그리고 그들은 내 남동생도 죽였다. 아마도 남동생이 자라서 목회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고 피터스는 전했다.

허드슨연구소는 이날 '나이지리아 보코하람의 종교적 말살에 대한 생존자의 증언(A Survivor's Account of Boko Haram's Religious Cleansing in Nigeria)'이라는 주제 아래 회견을 개최했다.

피터스의 증언에 이어 회견에서는 연구소 선임 연구원이자 종교자유센터의 디렉터인 니나 셰아와 국제 인권 변호사이자 미국과 나이지리아 관계 전문가인 엠마뉘엘 오게베가 보코하람이 나이지리아 기독교 커뮤니티는 물론 여성들에게 가하고 있는 박해 현황에 대해 보고했다.

최근 수년간 보코하람은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기독교 교회와 마을에 대한 공격을 자행해 수백여 명의 목숨을 앗아갔으며, 전 세계에서 가장 극단적인 이슬람 단체 중 하나로 악명을 얻게 됐다. 피터스와 같은 고통은 겪은 수많은 나이지리아 기독교인들이 존재하고 있으며, 그 중 한 명은 지난해 연구소에서 주최한 회견에서 증언한 아다무 하빌라로, 그는 보코하람이 공격한 기독교인 마을의 유일한 남성 생존자였다.

오게베 변호사는 "나이지리아 북부에서 기독교 박해는 일상적인 일처럼 되어 가고 있다"며, "특히 이러한 박해는 최근 들어 여성에 대한 납치라는 형태로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코하람은 지난달 치복의 한 여학교를 공격해, 3백여 명의 소녀들을 납치했다. 이들은 소녀들을 성 노예 시장에 내다 팔 것이라고 위협하고 있다.

셰아 연구원은 "미국에서 노예 제도가 폐지된 지 150년이 되었고 전 세계적으로도 모든 인간의 평등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보코하람은 소녀들을 노예로 부르면서 그들을 한 명당 12달러를 받고 팔겠다고 감히 말하고 있다"며, "이는 전 세계인에게 충격을 안겨 줬고 심지어 무슬림들에게도 반발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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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보코하람 #기독교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