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3일 신석하 숙명여대 교수가 작성한 '성장회계 분석방법 비교를 통한 2000년대 생산성 증가세 평가' 정책연구보고서를 통해 1997년 외환위기 이후에 경제 전반에 구조개혁이 적극적으로 추진되면서 생산성 증가율이 이전에 비해 오히려 상승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한국의 생산성 증가세가 지속 가능한 수준에 있어 경제의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하지는 않겠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구조개혁의 중요성이 부각되지 않는 점은 우려스런 점으로 지적됐다.

경제가 발전할수록 생산성이 둔화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우리나라는 외환위기로 촉발된 경제전반의 구조 개혁이 생산효율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2000년대 한국 경제의 총요소생산성을 분석한 기존 연구들을 비교 검토해 2000년대 생산성 증가세가 1990년에 비해 높아졌는지 낮아졌는지를 종합 분석했다. 총요소생산성은 자본과 노동, 에너지, 원재료, 서비스 등 모든 요소를 투입했을 때 단위당 산출량을 나타내는 생산성 지표다.

보고서에 다르면 1997년 외환위기를 기준으로 이전 10년인 1988~1998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은 연 평균 7.5%씩 성장했다. 노동과 자본이 각각 2.0%포인트, 4.8%포인트씩 기여했고 총요소생산성의 기여도는 연 평균 0.7%포인트였다.

외환위기 이후인 1998~2007년 GDP 연 평균 성장률은 4.5%였다. 노동과 자본의 기여도는 각각 1.0%포인트, 2.5%포인트로 낮아진 반면 총요소생산상의 기여도는 1.1%포인트로 높아졌다. 외환위기 이후 경제 전반에 걸친 구조개혁이 상당 부분 기여했다는게 KDI의 설명이다.

이처럼 외환 위기 이후 근본적 구조개혁이 2000년대 한국경제의 총요소 생산성 증가율을 유지시켰지만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근본적 구조개혁보다 위기국면의 부정적 충격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우리경제의 성장둔화가 우려된다는게 KDI의 진단이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매년 1.0%을 기록했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이 2006~2010년에는 연 0.8%로 하락했다. 보고서는"유연한 시장경제 질서를 유지, 발전시킬 수 있는 제도의 마련과 투명한 운용이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며 생산성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한 지속적인 구조개혁과 제도개선을 위한 노력을 요구했다.

또 인구 고령화로 노동 및 자본 등 요소투입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경제 전체의 성장률 둔화가 일정 부분은 불가피하지만 생산성 증가세가 유지되면 1인당 소득 증가율이 가파르게 꺾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2000년대 생산성 증가세 추이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소득분배율이며 다음으로 자본스톡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0년대 한국 경제의 총요소생산성 증가율은 1990년대와 유사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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