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여객선 '세월호'가 좌초하고 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제주도 수학여행에 나선 고교생 등 462명이 탄 여객선이 침몰해 284명의 생사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은 16일 오후 사고대책본부에서 열린 3차 브리핑에서 배에는 총 462명이 승선했으며, 학생 325명, 교사 14명, 여행사 직원 1명, 일반인 93명, 직원 29명인 것으로 최종 확인했다고 밝혔다.

탑승객 수가 변동되는 이유에 대해서는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의 명단이 중복돼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다.

중앙재난대책본부는 현재 174명을 구조하고, 4명이 숨졌다고 밝혀 생사가 확인되지 읺은 인원은 284명가량으로 추정된다.

사고 현장에는 해군과 해경 특수구조대가 침몰한 선체 수색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선체 수색은 17일 오전 1시께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 "배 앞서 '쾅' 소리 나더니 기울어"

침몰한 세월호는 16일 오전 8시 58분께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북쪽 20km 해상에서 침수중이라는 신고가 접수됐다.

세월호는 배 앞부분에서 '쾅'하는 충격음과 함께 왼쪽으로 기울기 시작해 2시간여 만에 완전히 뒤집혀 수심 37m 해저로 침몰했다.

이 배는 전날 오후 9시께 인천여객터미널을 출항해 제주로 향하는 길이었다.

여객선에는 3박 4일 일정의 수학여행길에 오른 경기도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 교사 15명, 일반 승객 89명, 선원 30명 등 모두 462명이 탔으며 차량 180여대도 싣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중앙재난책본부는 이날 오후 2시 기준으로 368명이 구조됐다고 밝혔다가 집계 과정의 오류를 파악하고 164명으로 번복하는 등 종일 혼선을 빚었다. 전체 탑승객도 477명에서 459명으로, 다시 선사측은 462명으로 정정했다.

숨진 사람은 선사 여직원 박지영(27)씨와 단원고 2학년 정차웅 군, 그리고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남자 3명 등 모두 5명이다.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서여객선 '세월호'가 좌초돼 구조대원들이 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   ©서해지방해양경찰청

◇ 구조작업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은 이날 오후 서해청 회의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고도의 잠수능력을 갖춘 해경과 해군의 특수요원이 두 번째 선체 진입에 나섰다"고 밝혔다.

김 청장은 "선체 진입에 성공할 경우 생존자 확인 여부가 확인될 것으로 보여 선체에 산소를 주입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해경과 해군은 이날 오후 1시께 특수 잠수요원을 선체 진입에 투입했으나 강한 조류로 인해 실패하고 바닷물의 흐름이 멈추는 오후 6시30분께 두 번째 시도에 나섰다.

현재 사고 해역의 수심은 35m 내외로 4~6m/s의 북서풍이 불고 있고 파도는 1m 높이로 일고 있다.

김 청장은 "야간에도 조명탄을 발사해 수색작업을 지속할 방침이다"며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을 총동원해 조난자를 구조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사고 해역에는 해경과 해군 등 함정 164척과 항공기 24대, 특공대 236명이 투입돼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군 당국이 진도 관매도 앞 여객선 침몰 사고 현장에서 오후 5시께 수중 수색을 시작했다. 하지만 유속이 빠르고 물속 시계가 나빠 첫 번째 잠수에서 해수면 바로 아래를 탐색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16일 "잠수사들이 생명줄을 몸에 묶고 달고 해수면 아래 얕은 수심부터 수중 수색을 시작했다"며 "이미 한 차례 진입했지만 유속이 빠르고 물속 시계가 20㎝에 불과해 수색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특전사 스쿠버 잠수사 40명과 해군 해난구조대(SSU) 82명, 특수전 전단(UDT/SEAL) 114명 등이 사고 현장에서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침몰한 선박에 다수의 승객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군은 감압장비가 있는 잠수함구조함인 청해진함(4300t)과 평택함(2600t)이 도착하기 전까지 무리를 하더라도 생명줄을 몸에 묶어 여객선 침몰지점에서 해수면 아래를 중심으로 수심 20m 내외에서 수색을 벌일 예정이다.

문제는 여객선이 침몰한 해역의 수심이다. 현재까지 수심이 50m 가량으로 알려져 있는데, 감압장비 없이 스쿠버 잠수로 수색이 가능한 범위가 대략 30m 이내로 알려져 있다.

특히 침몰 해역이 뻘 층이어서 물속 시계가 나쁘고 유속이 빨라 그 이상 진입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생명줄과 산소통을 메고 수중에 진입하더라도 무리수를 둬야 하기 때문에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때문에 특전사와 해군 소속 구조대 잠수사들이 본격적으로 진입해 수중 구조 활동을 하려면 감압장비(챔버)와 산소공급장치, 생명줄 등 여러 장비가 필요하다. 군이 감압장비가 탑재된 청해진함과 평택함을 기다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청해진함에는 한번에 9명이 들어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감압장비가 1대 설치돼 있고 평택함에도 7~9명이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장비가 있다.

감압장비는 압축된 공기를 장비 안에 주입해 잠수했을 때와 같은 압축된 공기를 흡입하면서 천천히 감압해 몸에 남아있는 질소를 밖으로 서서히 빼내는 장비다. 시간은 대략 2∼5시간 가량 걸린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사고 해역의 유속이 약 8㎞에 달하고 수중 시계가 20㎝에 불과해 수중 탐색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잠수사들이 깊은 수심에서 작업을 하려면 개인 장비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함인 청해진함과 평택함이 현장에 도착해야 침몰 선박 내부 진입이 가능한데 내일 오전 1~2시께나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작업 준비를 끝내고 실제 구조에 나서려면 동이 튼 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6일 오전 9시께 전남 진도군 관매도 인근 남서방 1.7마일 해상에서 인천에서 출발해 제주로 향하던 6852t급 여객선 세월호가 침몰한 가운데 해경과 군당국이 헬기와 경비정, 특수요원 등을 동원해 수색을 하고 있다. 2014.04.16.   ©뉴시스

◇ 생존자들 "즉각 대피 안내했더라면…"

친구들과 여행길에 나섰던 강인환(58)씨는 1차 구조에서 가장 마지막으로 구조됐다며 "방 안에 있던 사람들은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였고 다행히 저는 로비에 있어서 빨리 구조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가 났을 때 승객들과 학생들이 우왕좌왕하자 방송에서 '안전벨트를 메고 자리에 앉아서 안정을 취하라'는 방송이 나왔다"며 "질서가 유지된 상태에서 승무원들이 구명조끼를 나눠줬다"고 설명했다.

배가 기울어지면서 몸이 쓸려 기둥에 부딪쳐 머리를 다친 강씨는 "구조돼 나왔을 때는 이미 배가 90도 이상 기울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승객 유모(57)씨도 "'쿵' 소리가 나더니 배가 갑자기 기울었다"며 "선실 3층 아래는 식당, 매점, 오락실이 있었는데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은 대부분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다.

유씨는 "'그 자리에 그대로 있으라'는 방송이 나왔는데 물이 차올라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구명조끼를 입고 밖으로 나와 대기하고 있었다"며 "곧바로 대피 안내를 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조된 한 학생은 "배 안이 물에 잠기는데도 방송에서는 가만히 있으라는 말만 했다"며 "배가 기울면서 미끄러지거나 떨어져 허리와 다리를 다친 사람도 많았다"고 밝혔다.

선원 김모(61)씨는 "배가 갑자기 기울어 신속히 빠져나왔다"며 "빠져나오는데 바빠 다른 사람들이 구조됐는지 신경쓸 틈도, 어떠한 조치를 취할 겨를도 없었다"고 말했다.

◇ "침몰 한시간 전부터 바다위에 멈춰 있었다"

사고 인근 해역에 거주하며 구조작업에도 출동했던 한 어민은 "바다로 미역을 따러 나가는 시간이 아침 6시 30분이니 내가 바다에서 그 배를 본 것이 아마 7시에서 7시 30분쯤이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하얀 배가 가만히 있기에 왜 그러나 싶고 이상하다 생각했지만 그외 별다른 특이점이 안보여 그냥 마을로 돌아왔는데 도착하자마자 9시 좀 넘어서 마을이장이 구조작업에 동참해달라는 방송을 했다"고 전했다.

이 어민의 말대로라면 사고선박은 현장에서 모종의 상황이 발생한 후 1시간여 동안 머물러 있었고 이 어민이 현장을 떠난 뒤인 오전 8시 30분께를 전후해 기울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진다.

어민들의 목격담이 맞다면 조난신고는 실제 사고 발생보다 1시간 이상 늦어진 셈이다.

이날 목포해경 상황실에 접수된 최초 사고 신고 시각은 오전 8시 58분. 그나마 이 신고는 사고선박이 직접한 것이 아니라 승객으로부터 연락을 받은 가족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의 한 관계자는 "조난신고도 배가 기울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신고 전 사고해역의 상황에 대해서도 파악 중이다"고 전했다.

◇ 침몰한 세월호는?

세월호는 1994년 6월 일본 하야시카네 조선소에서 건조된 세월호는 2012년 말 10월 국내에 도입됐다. 길이 145m, 폭 22m 규모의 세월호는 국내 운항 중인 여객선 가운데 최대 규모의 여객선에 속한다.

여객 정원은 921명이며 차량 180대,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52개를 동시에 적재할 수 있다. 여객선은 로얄실, 패밀리룸, 단체여행객용 객실과 휴게실·편의점·식당·게임룸·샤워실 등 편의시설도 갖추고 있다.

운임은 로얄실(2인실)이 26만원, 6인용 패밀리룸 59만4천원, 가장 저렴한 플로어룸이 7만1천원이다.

세월호는 국내 도입 후 등록검사를 거쳐 지난해 3월 15일 운항을 시작한 뒤 현재 주 2회 인천과 제주를 왕복운항하고 있다.

매주 화·목요일 오후 6시 30분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출발, 다음 날 오전 8시 제주에 도착하는 일정이다.

사고 전말인 지난 15일에는 짙은 안개 때문에 출항이 지연돼 예정 출항시각보다 2시간여 늦은 오후 9시께 인천에서 출항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월호는 담보 금액 77억원의 선박보험에 가입됐으며 인명피해 등의 배상책임에 대해 1인당 3억5천만원, 총 1억 달러 한도로 한국해운조합의 해운공제회에 가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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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구조작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