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WCC 부산총회 평가회가 진행되고 있다.   ©이동윤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김영주 총무)가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에서'WCC 부산총회 평가회'를 열고, 지난해 열린 WCC 부산총회 이후 국내 에큐메니칼 운동(교파나 교단의 차이를 초월하여 모든 기독교 신도의 일치 결속을 도모하는 세계교회 일치운동)의 방향성을 모색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WCC 부산총회에 대해 평가하며, 국내 에큐메니컬 진영이 에큐메니칼 운동을 범교회적으로 대중화하는 작업과 다음 세대를 위한 에큐메니칼 교육 및 에큐메니칼 운동의 새로운 역할 등을 앞으로의 활동 방향으로 제시했다.

(왼쪽부터)신복현 목사, 김종구 목사, 김희헌 목사, 한세욱 총무(EYCK).    ©이동윤 기자

김종구 목사(NCCK 국제위원회 위원)는 '국내외 에큐메니칼 운동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김 목사는 지난해 열린 WCC 부산총회가 역대 최대 규모로 성공적인 총회로 평가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수많은 한국교회 지도자들이 WCC 부산총회에 참가하면서 기독교인들의 총회가 갖춰야 할 심도있는 수준을 볼 수 있었고, 이러한 점에서 한국교회가 성숙하는 큰 계기를 마련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WCC 부산총회에 일부 대형교회가 참여한 것과 관련 장단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들의 참여로 한국의 에큐메니칼 운동은 새로운 변화를 맛볼 수 있었다. 하지만 이것이 에큐메니칼 운동의 정신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형교회의 참여도 긍정적이지만, 에큐메니칼 운동의 원칙을 지켜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퇴조하고 있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차원의 운동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기존의 틀을 무시하는 방향이 아닌, 현재의 네트웍을 강화하기 움직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대형교회의 참여 등 새로운 변화가 있기에, 특히 NCCK가 세태에 휩쓸리지 않고, 에큐메니칼 운동의 원칙에 충실하며 헌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상징성과 순수성 및 선도성을 다시 한 번 더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시대의 어둠과 무능을 뚫고 민주화와 인권, 그리고 통일 운동의 물꼬를 트며, 연약한 자들의 든든한 버팀목이자 기댈 언덕이 됨으로써 한국교회와 우리 사회의 미래를 열어왔던 자랑스러운 십자가의 길을 다시 회복해야 한다"고 전했다.

현재 에큐메니칼 운동은 대중들에게 생소한 것도 사실이다. 김 목사는 이러한 점에 대해 반성과 함께 적극적인 대중화 작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에큐메니칼 운동이 진보적인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의 네트웍으로만 생존해왔음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한다"면서 "생명·정의·평화 등의 숭고한 신앙적 가치들을 개 교회와 평범한 기독교인들이 신앙생활의 실천 과제로 마음에 담도록 내용을 개발하고 확산시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국 에큐메니칼 운동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서도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국내 에큐메니칼 운동은 1970년대 민주화와 인권, 통일 운동 차원에서 전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의 관심사가 됐다"면서 전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을 위해 한국교회가 기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교회가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을 위해 주도적으로 감당해야 할 중요한 의제로 '동북아시아 평화공동체 건설'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동북아시아에서의 영구적인 평화 질서를 만들어내는 것은 너무나 중요한 과제라고 역설했다.

(왼쪽부터)신복현 목사, 배현주 목사, 조헌정 목사, 최소영 목사   ©이동윤 기자

배현주 목사는(WCC 중앙·실행위원) '정의와 평화의 순례'를 주제로 발제를 담당했다.

배 목사는 "WCC는 자신들이 기구이기 이전에 전 세계 회원교회들의 운동이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며 WCC의 '정의와 평화의 순례'에 동참하는 한국교회의 에큐메니칼 역량 강화에 필요한 사항들을 제시했다.

그는 먼저 교회의 '에큐메니칼 기초 문화'를 확립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배 목사는 이를 위해 ▲예배, 성경공부, 주제강연의 중요성 ▲만남과 대화의 중요성 ▲에큐메니칼 문서 연구의 중요성 ▲에큐메니칼 교육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더불어 배 목사는 다음 세대를 위한 한국교회의 긍정적 모델 발굴과 언론을 통한 홍보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신문을 통해 고등부가 없는 교회가 늘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면서 "청년들에게는 '교회와 평화'라는 단어의 조합이 낯설다"고 전했다.

그는 "생명·평화·정의의 가치를 실현하는 교회들의 긍정적 모델들을 언론을 통해 홍보할 필요가 있다"며 '개신교 언론대책 공동위원회' 등을 제안하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배 목사는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에 있어 한국교회의 역할을 당부했다.

그는 "한국 기독교는 생태정의, 경제정의, 평화운동 등 각 분야에서 이미 선구적인 에큐메니칼 운동을 해오고 있으며, 교회 일치 노력 등 에큐메니칼 역량의 강화를 통해 세계 에큐메니칼 운동의 활성화에 기여해야 한다"며 "한국의 근현대사는 역사적 경험의 진폭이 넓으며, 바로 이 점에서 한국교회는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의 교량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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