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헌일 목사
장헌일 목사

2026년 3월 27일은 초저출생 초고령사회 인구위기시대 대한민국 복지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 역사적인 「의료·요양 등 지역돌봄의 통합지원에 관한 법률(이하 돌봄통합지원법)」이 마침내 시행된 날이다. 「돌봄통합지원법」은 그동안 시설 중심이었던 우리 사회의 돌봄 구조가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자신이 살던 집과 지역사회에서 존엄하게 여생을 보낼 수 있게(Aging in Place) 되었다. 보건의료, 건강관리, 장기요양, 일상생활돌봄 등 4개 분야 돌봄서비스를 연계한 '지역사회 중심'으로 전환되어 국가로부터 공인받는 역사적 이정표가 되었다. 한국교회는 모든 인간의 생명과 존엄을 천명하는 신앙적 양심에 따라 이번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적극 환영하며,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따뜻한 복지 국가로 나아가길 기대한다.

돌봄은 하나님의 명령(창1:28)으로 교회의 본질이자 시대적 소명이다. 초저출생과 초고령사회라는 전례 없는 인구 구조의 위기 속에서 '돌봄'은 더 이상 개인과 가족만의 몫일 수 없다. 노노케어와 영케어러, 심지어 ‘간병 살인’ 등 우리 사회의 이렇게 심각한 돌봄 현장에서, 이제 한국교회는 단순한 시혜적 구제를 넘어 이웃의 삶 전반을 영적·육체적·정서적으로 껴안는 돌봄 목회로 나아가야 할 때이다.

돌봄통합지원법이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진정한 '전 국민 돌봄 보장'으로 이어지기 위한 통합돌봄을 위해 교회의 역할을 다음과 같이 제언한다.

첫째, 촘촘한 '민·관·교(民·官·敎) 협력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 지자체의 행정력과 예산만으로는 복합적인 돌봄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렵다. 전국 229개 모든 시·군·구에 위치한 지역 교회의 공간 인프라와 헌신적인 자원봉사 네트워크를 공공 돌봄의 핵심 파트너로 삼아, 유기적인 협력 체계를 마련해 지역사회 돌봄에 적극 참여하므로 공공성과 공교회성을 회복해야 한다.

둘째, 돌봄 부담의 탈가족화, 돌봄 방식의 탈시설화가 동시에 이루어져, '돌봄 사각지대'를 꼼꼼히 살피고 기준을 유연하게 적용해 그 대상자를 발굴하는데 교회가 적극 나서야 한다. 법 시행 초기에 많은 시행착오가 예상되므로, 돌봄 대상이 자칫 노인이나 중증 장애인 등 특정 계층에만 협소하게 갇혀서는 안 된다. 고립된 1인 가구, 은둔형 청년, 위기 아동 등 법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웃들도 통합 돌봄망 안에서 보호받을 수 있도록 지자체의 자율성과 재정 지원이 확대되어야 한다.

셋째, 질 높은 돌봄으로, 가족에게 미루지 않고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돌봄통합이 지원되어야 한다. 한국교회는 스스로 지역사회의 든든한 '통합돌봄플랫폼'이 되어 주중에 비어 있는 교회의 공간을 지역 주민을 위한 지역사회 돌봄 (community care)의 거점으로 적극 개방하고, 영성과 전문성을 갖춘 훈련된 성도들이 지역사회의 활동가로서 이웃을 살피고 연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야 한다.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한 것이 곧 내게 한 것이니라(마25:40)"는 예수님의 말씀은 오늘날 통합 돌봄의 정신과 정확히 맞닿아 있다. 돌봄통합지원법 시행을 계기로, 대한민국이 각자도생의 경쟁 사회를 넘어 서로가 서로를 책임지는 ‘서로돌봄 공동체’로 거듭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한국교회가 그 길에 가장 든든한 동반자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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