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무게를 고스란히 짊어진 채 한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해 온 이들에게 건네는 조용하고 묵직한 온기가 도착했다. 1942년에 태어나 한국전쟁과 가난, 고된 노동의 세월을 겪어낸 84세 아버지가 자신의 지난날을 돌아보며 그 모든 여정 속에 함께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고백하는 자전적 신앙 회고록, 『아버지로 살며 아버지께 이끌리다』가 출간되었다.
전쟁과 가난, 노동의 고비마다 작동했던 ‘하늘 아버지의 손길’
이념의 소용돌이 속에서 겪은 가족의 아픔, 어린 나이에 시작해야 했던 머슴살이, 가장으로서 가족의 생계를 이끌기 위해 감당했던 노동까지 저자의 84년 인생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아픈 자식을 바라보며 무력감에 떨어야 했던 순간, 사랑하는 아내의 생명이 위태로웠던 고비, 그리고 평생 일구어 온 터전을 잃고 다시 일어서야 했던 절망의 순간들이 이어졌다.
자신의 힘과 의지로 가족을 지켜내야 한다고 믿었던 한 남자는, 인생의 굽이굽이마다 보이지 않는 손길로 자신을 안아주신 하나님을 발견한다. 가족을 먹이기 위해 땀 흘려온 ‘땅의 아버지’의 삶 배후에는, 그 아버지를 말없이 다독이고 이끌어 오신 ‘하늘의 아버지’가 계셨음을 비로소 깨닫게 된 것이다.
인도네시아 ‘수림 마라나타 교회’와 주님을 향한 변함없는 소망
책 속에는 평범하지만 단단한 저자의 신앙관과 삶의 궤적이 인상 깊게 담겨 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 속에서도 성실히 아껴 모은 저금으로 인도네시아에 교회를 세운 에피소드는 가슴 깊은 울림을 준다. 아내(영림)와 자신의 이름(근수)을 딴 '수림 마라나타 교회'의 봉헌 소식에 아들들이 "아버지에게 그런 믿음이 있었습니까?"라며 놀라워할 때, 저자는 자신이 받은 은혜를 그저 담담히 나눌 뿐이다.
"남에게 신세 지지 않고, 제 발로 걸어갈 수 있는 곳에 있어야 예배를 빠지지 않는다"는 그의 고백처럼, 허세나 형식을 버리고 스스로 예배의 자리를 지켜온 그의 일상은 진정한 성도의 삶이 무엇인지를 명확하게 보여준다.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 세상의 모든 아버지와 아들에게 건네는 위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 저자의 삶을 지탱해 온 에벤에셀의 고백은, 고난이라 여겼던 지난날의 모든 순간들이 실은 하나님의 섭리였음을 증언한다. 이 책은 평생을 가장이라는 거룩한 부담감을 안고 살아온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헌사의 메시지를 건넨다. 동시에 인생의 길목에서 방향을 잃고 영적인 아버지를 찾는 이 시대의 모든 자녀들에게 든든하고 명쾌한 믿음의 유산이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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