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으로 보이는 외국인 여성이 국내 편의점을 돌아다니며 이슬람교에서만 허용하는 ‘할랄(Halal)’ 음식을 찾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다. 이런 영상을 찍은 목적이 한국에서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게 얼마나 불편한지를 보여주는 취지인 것 같은데 영상이 공개된 후 한국에 와서까지 이슬람 종교 규율을 따지는 것이 불쾌하다는 반응이 줄이 이었다.

지난 22일 사회관계망서비스 X에 한 해외 네티즌이 “무슬림 여성이 한국 편의점 식품이 ‘하람’에 해당한다며 화를 낸다”는 설명과 함께 이 영상을 공유했다. ‘하람’이란 돼지고기 등 이슬람 율법이 금지하는 음식을 통칭하는 용어다.

‘한국 편의점에서 무슬림으로 살아간다는 건 이런 것’이라는 제목의 이 영상은 한 외국 여성이 국내 편의점 여러 곳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식품을 꺼내 스마트폰 어플로 제품 바코드를 하나씩 찍어 확인하는 내용이다. 여성은 자신이 꺼내든 모든 제품이 ‘하람’으로 나타나자 못마땅한 표정을 짓거나 어이없어 하다가 결국 ‘할랄’ 찾기를 포기하고 편의점을 나가버린다.

해당 게시물은 23일 오전에만 조회수 374만 회를 기록할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 가운데는 한국이란 나라가 무슬림이 살아가기에 힘든 환경이란 걸 보여준다며 공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타국에 왔으면 현지 식문화를 존중해야 한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누리꾼들 가운데 해당 여성의 옷차림과 피어싱을 문제 삼는 반응도 더러 있다. 하지만 외모 만으로 개인의 종교심 여부를 판단하는 건 곤란하다.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의 영역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그 여성이 왜 한국 편의점에서 ‘할랄’ 제품 찾기 시도를 했냐는 데 있다. 한국은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지만 이슬람 인구가 많지 않다. 그런 나라에 와서 ‘할랄’을 찾을 수 없다고 짜증을 내는 건 타국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란 거다.

최근 고속도로 휴게소 푸드코트에서 이슬람교도로 보이는 여러 명이 종교적 의례를 하는 듯한 영상도 공개됐다. 그들이 어떤 연유로 모든 시민이 이용하는 공공장소에서 종교의식을 했는지 모르지만 타인에 대한 존중과 예의에서 벗어난 행동이란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한국만큼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도 드물다. 하지만 ‘종교의 자유’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내 종교심을 드러내도 좋다는 의미는 아니다. 한국 편의점에 이슬람 도축 고기가 없다고 짜증 내는 것도 마찬가지다. 남의 나라에 와서 자신의 종교심을 드러내고 싶으면 그 나라의 예의 법도부터 준수해야 할 것이다. 자유와 권리를 착각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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