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창식 강릉아산병원장이 27일 강릉 씨마크호텔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필수의료 인력난과 지리적 단절로 무너지는 강원 영동권 응급의료의 한계를 지적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강릉아산병원에 따르면 강원도 내에서 30분 안에 응급의료시설에 접근할 수 있는 주민 비율은 79.5%로 전국 최하위 수준이다. 99.3%를 기록한 서울과 20%포인트 가까이 격차가 난다. 도내에서도 시 지역의 30분 내 접근율은 90.6%에 달하지만 군 지역은 46.4%에 머물렀다. 응급의료시설까지의 평균 이동거리 역시 22.32㎞로 다른 시도보다 9.8㎞ 길고 이동 시간도 7.6분 더 걸린다.

영동권 9개 시·군은 강원도 면적과 인구의 약 40%를 차지하지만 강릉을 뺀 8곳이 응급의료취약지로 분류된다. 유 병원장은 “태백산맥과 대관령으로 영서와 영동의 의료생활권이 사실상 분리돼 있어 영동권 내 의료기관에서 중증환자를 수용하지 못할 경우 춘천·원주 등으로 100㎞ 이상 장거리 이송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짚었다. 이어 “응급환자가 대관령을 넘어야 하는 구조 자체가 영동권 응급의료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한계”라고 지적했다.

강원 영동 응급의료 위기…
[사진=뉴시스]

의료 인력 부족에 따른 진료 공백도 심화하고 있다. 속초와 강릉, 동해, 삼척 등지 일부 응급의료기관은 전문의가 부족해 야간진료를 축소하거나 부분 운영하는 처지다. 이로 인해 경증 환자까지 권역응급센터로 쏠리고 있다. 동해안 연간 방문객이 약 1억3290만명에 달해 관광 성수기 진료 부담도 커졌다. 지난해 강릉아산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 내원 환자는 2만6000여 명에 달했다.

유 병원장은 정부의 주요 지원체계가 국립대병원 위주로 짜인 문제를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유 병원장은 “지역에서는 의료기관의 설립 주체보다 실제로 어떤 지역과 환자를 책임지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지원체계를 설계할 필요가 있다”며 “공공·민간이라는 이분법적 접근에서 벗어나 필수의료 인력 유지와 중증 응급환자 최종 치료 역량을 갖춘 의료기관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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