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도들을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징역 17년이 확정돼 복역 중인 기독교복음선교회(JMS) 정명석이 별도로 기소된 성범죄 사건의 1심에서 징역 3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가 검찰 구형량보다 6년이나 무거운 형을 선고할 정도로 죄질이 나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여신도 16명을 상대로 약 80차례에 걸쳐 성폭행과 추행 등을 저지른 정명석에게 징역 33년과 함께 신상정보 공개·고지 10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등 취업제한 10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15년을 명령했다. 함께 기소된 정조은에게는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이번 사건에서 재판부는 엄중 처벌의 불가피성을 '항거불능 상태'와 '종교적 지배 구조'를 들어 설명했다. 단순한 폭력이나 협박이 아닌, 매우 교묘하고 은밀한 방법으로 범죄를 저질렀다는 게 핵심이다.

'항거불능 상태'란, 신도들이 그를 재림주와 같은 절대적인 존재로 믿도록 세뇌해, 요구를 거부하는 것 자체를 생각할 수 없게 심리 상태를 만든 것을 말한다. '종교적 지배 구조'는 정 씨를 교주화한 조직 전체가 그의 범행을 가능하게 한 도구가 되었다는 의미다. 즉 오랜 기간에 걸쳐 구축한 절대적인 권위를 이용해 조직적이고 반복적으로 범죄를 저지른 악질 성범죄자란 게 재판부의 최종 판단이다.

중형 선고의 다른 사유는 그의 수차례에 걸친 동종 범죄 전력에 있다. 정 씨는 지난 2001년 8월부터 2006년 4월까지 말레이시아, 홍콩 등에서 여신도 4명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그러고 나서 2018년 2월에 출소해 홍콩 국적의 여신도를 비롯해 호주와 한국인인 여신도를 잇따라 성폭행해 지난 2025년 1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이 확정됐다.

피해 사실을 알린 것을 이유로 형사고소를 하지 못하게 협박하고 각서를 쓰게 한 점도 중형 선고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이를 통해 피해자의 신고와 대응을 막으려 한 점을 죄질이 무거운 사유로 판단한 거다.

성범죄 전과로 복역중인 그에게 재판부가 내린 33년형 선고는 사회와의 완전한 격리를 의미한다. 정 씨가 저지른 수다한 성범죄를 절대적인 갑을 관계에서 저질러진 성적 자기결정권 침해로 판단한 거다. 교주의 위치에서 종교적 권위와 조직 내 위계질서를 범행에 이용한 점과, 피해자들이 그가 성적 행위를 요구하는 걸 인지하면서도 두려움과 심리적 압박으로 저항하기 어려운 상태에 놓인 점, 그리고 이를 이용해 추악한 범죄를 반복적으로 자행한 점에서 다시는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완전한 사회적 격리를 선택한 것이다.

재판부의 판결은 이단 사이비 집단의 은밀한 범죄 행각에 철퇴를 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하지만 동시에 한국교회에 주는 메시지도 있다. 피해자를 위한 상담과 치유활동으로 상처를 아물리는 데 관심을 기울이는 일이다. 다시는 이런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예방적 차원의 바른 신앙 교육과 지도에 한국교회가 더욱 관심과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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