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죄추정 원칙과 고문방지협약 어긴 국가폭력
일반인이었으면 아마 중형…‘유권무죄·무권유죄’
진상 규명 위해 ‘강제북송 특검’ 즉각 도입해야

탈북선원 강제북송 사건 관련 사진
통일부가 ‘탈북선원 강제북송 사건’ 당시 판문점에서 선원 2명이 송환되는 과정이 담긴 사진을 지난 2022년 7월 12일 공개했다. ©통일부 제공

강제북송 탈북어민 정의실현 국민연합(이하 국민연합)이 21일 항소심 판결이 내려진 탈북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 “대법원의 엄정한 단죄와 강제북송 특검으로 모든 진실을 밝히라”고 축구했다.

국민연합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서울고등법원은 관련자들의 형량을 일부 올렸으나, 목숨을 걸고 찾아온 대한민국 국민 2명을 안대를 씌우고 포승줄로 묶어 참혹한 사지로 몰아넣은 반인권적·반헌법적 중범죄에 비하면 여전히 턱없이 부족한 솜방망이 면죄부 판결에 불과하다”고 했다.

서울고법 형사15-3부(성언주·원익선·이희준 고법판사)는 이날 국가정보원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에게 각각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에게는 무죄가가 각각 선고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이 사건의 피고인들에게 모두 징역형 선고유예를 판결했다.

국민연합은 “이제 우리의 모든 눈과 귀는 대법원(3심)을 향하고 있다. 대법원은 상고심을 통해 헌법과 법률 그리고 국제법을 유린한 세력에게 엄중한 법의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탈북선원 강제북송 사건 관련 사진
통일부가 2022년 7월 12일 공개했던 사진. ‘탈북선원 강제북송 사건’ 당시 판문점에서 선원 2명이 송환되는 과정이 담겼다. ©통일부 제공

이들은 해당 사건을 “헌법상 무죄추정 원칙을 짓밟고 UN 고문방지협약을 유린한 국가폭력”으로 규정했다.

지난 2019년 11월 동해 북방한계선(NLL) 인근 해상에서 우리 군에 나포된 북한 어민 2명이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송환됐다. 이들은 북한에서 동료 선원 16명을 살해한 혐의를 받았으며, 정부는 합동조사 결과 이들의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해 북송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는데도 북한으로 돌려보낸 것은 적절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제기됐으며, 북송 결정의 적법성과 탈북민 보호 의무 위반 여부를 둘러싸고 논란이 이어졌다.

국민연합은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 등의 보도에 따르면, 북한 측에 인계된 두 어민은 약 50일간 잔혹한 고문을 받다 신의주에서 참수형으로 처형된 것으로 알려졌다”며 “전 세계가 다 아는 고문 지옥 북한 땅으로 대한민국 국민 청년 2명을 강제로 밀어 넣어 처참하게 죽게 만들었다”고 했다.

이들은 “일반 사람들이 청년 두 명을 강제로 묶어 조폭이나 집단 가해자들에게 넘겨 고문당하고 처참하게 죽게 만들었다면 체포·감금치사 및 살인방조죄 등으로 징역 10년 이상의 중형이나 무기징역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고위 공직자였던 피고인들이 저지른 만행에 집행유예와 무죄라니 용납할 수 없다. 이래서 지금 우리나라 사회는 유권무죄, 무권유죄라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현재의 검찰 수사만으로는 성역 없는 진실 규명에 한계가 있다. 국가범죄의 몸통을 밝히고 모든 진상을 명백히 규명하기 위해 ‘강제북송 특검’을 즉각 도입해야 한다”며 “그래서 다시는 대한민국 역사에 이런 비극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했다.

탈북선원 강제북송 사건 관련 사진
통일부가 2022년 7월 12일, ‘탈북선원 강제북송 사건’ 당시 판문점에서 선원 2명이 송환되는 과정이 담긴 사진을 공개했다. ©통일부 제공

국민연합은 “검찰은 즉시 대법원에 상고해 헌법을 파괴하고 국민을 기만한 책임자들에게 헌법과 법률에 따라 엄중한 심판을 요구하라”며 “대법원은 무죄추정의 원칙인 헌법과 형법 그리고 UN 고문방지협약 등에 입각해 권력의 눈치를 보지 말고 파기환송 및 실형의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라. 대한민국의 법은 모든 대한민국 국민에게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회와 정치권은 강제북송 사건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낼 ‘강제북송 특검법’을 즉각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목숨 걸고 남한 땅에 내려왔지만 남한 권력자들에 의해 북한 땅에 강제로 끌려가 고문당하고 죽임 당한 두 청년의 피맺힌 절규가 대한민국을 향해 부르짖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대법원의 헌법과 법률에 따른 엄정한 3심 판결을 통해 정의가 구현되고, 또 특검을 통해 억울한 죽음에 대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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