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교육문화원·생동감하브루타연구소, '다음 세대를 살리는 하브루타 세미나' 개최
이일도 목사, 말씀·참가자·소그룹 중심 강조... 성경 본문 활용한 질문과 대화 실습
아이들은 매주 듣는 설교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말씀을 들으며 품게 된 궁금증과 생각을 예배 안에서 충분히 나누고 있을까.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전하는 방식을 돌아보고, 질문과 대화로 말씀을 깊이 이해하도록 돕는 하브루타 세미나가 열렸다.
기독교교육문화원과 생동감하브루타연구소는 지난 10월 5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한국기독교100주년기념교회 사회봉사관 3층에서 '다음 세대를 살리는 하브루타 세미나'를 개최했다. 강사로는 생동감하브루타연구소 소장이자 인천 한결교회 교육목사인 이일도 목사가 나섰다.
이번 세미나는 하브루타의 개념을 배우는 것과 함께 참가자들이 직접 하브루타를 경험하는 데 중점을 뒀다. 말씀을 활용한 다양한 활동 속에서 자연스럽게 질문하고 대화하도록 구성했으며, 오전 이론 강의에 이어 오후에는 실습을 진행했다. 생동감하브루타연구소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고등학생까지 교회학교의 예배를 하브루타로 새롭게 디자인하는 것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아이들의 질문에 귀 기울이는 신앙교육
이일도 목사는 복음 선포와 함께 아이들의 이해와 반응을 살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이 무엇을 궁금해하는지, 설교를 얼마나 이해했는지,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듣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브루타는 아이들과 인격적인 관계를 맺고 소통하며 복음을 전하는 방안으로 소개됐다.
이 목사는 말씀 하브루타를 '성경 본문을 두고 공동체 안에서 다양한 형태의 짝을 이뤄 질문하고 대화하며 토론·논쟁하는 실천적 배움의 과정'으로 설명했다. 국내에서 학습 성과를 높이는 공부법으로 알려진 하브루타를 성경 읽기에 적용하되, 말씀에 대한 이해와 신앙의 성숙을 목적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본문 읽기와 짝 대화... 서로의 성장을 돕는 배움
하브루타의 배움은 성경 본문과 두 대화자가 이루는 관계 안에서 진행된다. 첫 단계는 각자가 본문을 읽고 묵상하며 말씀과 대화하는 것이다. 이때 함께 본문을 읽는 짝과 대화할 것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보다 책임감을 갖고 묵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같은 본문을 읽은 사람들이 만나 질문과 생각을 나눈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대화를 통해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돌아보는 '메타인지'가 일어난다. 그는 이에 대해 "이해했다고 생각했던 내용도 상대방에게 설명하거나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다시 살펴보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브루타는 지적인 영역에만 머물지 않는다"며 "함께 말씀을 읽는 사람의 믿음과 삶을 통해 하나님을 더 깊이 알고자 하는 갈망이 생길 수 있으며, 서로에게 거울이 되어 영적 성장을 돕는 관계로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잠언 27장 17절을 들어 공동체 안에서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배움의 의미도 짚었다.
정답 확인을 넘어 신앙의 고민까지 나누도록
큐티와 공과를 대하는 관점도 나눴다. 이 목사는 혼자 꾸준히 성경을 읽고 자신의 삶을 말씀에 비춰보는 큐티가 어린이들에게는 쉽지 않은 과제라고 설명했다. 그는 "공동체 안에서 함께 말씀을 읽고 대화하는 하브루타가 아이들이 스스로 말씀을 묵상하도록 돕는 발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공과에 대해서는 "정답을 맞히거나 빈칸을 채우는 방식에 치우칠 경우 아이들의 생각을 충분히 듣기 어렵다"고 짚었다. 그는 "말씀을 얼마나 기억하는지 확인하는 데서 나아가, 믿음에 대한 의문과 어려움까지 안전하게 표현하고 함께 성경을 살피는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골로새서 3장 16절의 서로 가르치고 권면하는 공동체를 하브루타가 지향하는 모습으로 제시했다. 사역자의 말씀 연구와 가르침에 더해, 공동체 구성원들이 서로의 묵상과 질문을 나누며 배울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화 중 드러나는 부족한 이해 역시 함께 말씀을 살피고 자신의 생각을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말씀·참가자·소그룹 중심으로 예배를 디자인하다
이 목사는 말씀 하브루타의 세 가지 특징으로 '말씀 중심', '참가자 중심', '소그룹 중심'을 제시했다.
말씀 중심의 예배는 말씀을 깨달은 감격이 찬양으로 이어지도록 구성하는 데 초점을 둔다. 이 목사는 말씀을 먼저 나누고 이후 찬양하는 예배 순서를 하나의 방안으로 제안했다. 아이들이 말씀을 통해 알게 된 하나님께 찬양으로 응답하도록 돕자는 취지다.
참가자 중심의 예배에서는 아이들이 직접 성경을 읽고 질문하며 자신의 생각을 표현할 기회를 갖는다. 이 목사는 "아이들이 처음부터 말을 잘하지 못하더라도 참여하는 과정 자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설교를 듣는 시간뿐 아니라 본문을 살피고 질문하는 준비 과정에도 아이들이 참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하나의 본문에 충분히 머무는 방식도 소개했다. 캠프 기간 동안 같은 본문을 읽고 다양한 활동을 하며 말씀을 깊이 묵상하도록 돕는 것이다. 행사가 끝난 뒤에도 아이들의 기억에 말씀이 남도록 하자는 취지다.
소그룹 중심의 예배는 아이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가 드러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목사는 "소그룹을 예배가 끝난 뒤 덧붙이는 순서로만 두기보다 예배 안에서 각자가 참여하는 자리로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자신의 교회에서 진행하는 서클 예배와 소그룹 예배를 예로 들며, 원으로 둘러앉아 서로의 얼굴을 보고 대화하는 예배 형태도 소개했다.
오후 실습: 그림과 퀴즈로 본문을 살피고, 네 단계 질문으로 대화
오후에는 마가복음 5장 1~20절에 나오는, 예수님이 군대 귀신 들린 사람을 고치신 사건을 본문으로 말씀 하브루타 실습을 진행했다. 실습은 '내용질문', '심화질문', '적용질문', '종합질문'의 네 단계로 구성됐다.
내용질문은 본문의 단어와 문맥, 사건을 파악하는 단계다. 이를 위한 활동으로 '낙서카페'와 '퀴즈카드 뒤집기'가 제시됐다. 낙서카페는 본문 내용을 한 장의 종이에 그림으로 표현하고, 다른 모둠의 그림에 장면과 말풍선을 보탠 뒤 그림을 보며 짝에게 본문을 설명하는 방식이다. 퀴즈카드 뒤집기는 참가자들이 직접 본문에 관한 문제를 만들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활동이다.
심화질문은 '왜', '만약에'라는 물음으로 본문에 대한 궁금증을 나누는 단계다. '왜 예수님은 거라사 지방으로 갔을까', '만약에 그곳에 돼지가 없었다면' 등의 질문을 통해 여러 생각을 나누도록 했다. 적용질문에서는 본문을 자신과 교회의 삶에 연결하고, 짝을 바꿔가며 일대일로 대화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종합질문에서는 본문을 교회와 사회의 관점으로 넓혀 바라보고 대화를 통해 달라진 생각을 돌아보도록 했다. '이 사건 전체를 통해 마가는 예수님이 어떤 분이라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을까', '오늘 대화를 나누면서 처음에 가지고 있던 생각 중 바뀐 것은 무엇인가' 등이 예시로 소개됐다.
교사부터 경험하는 대화, 삶으로 이어지는 말씀
이 목사는 하브루타를 교회에 적용하기에 앞서 교사와 사역자가 먼저 질문과 대화를 경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서로 책임감 있게 대화하는 게 낯설고 쉽지 않다"며,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다른 의견을 듣는 데 익숙해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말씀을 읽고 대화하는 목적은 삶의 실천에 있다고도 짚었다. 개인의 결심에 머무르지 않고 공동체의 문화와 생활 방식까지 말씀에 비춰보며, 함께 실천할 길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세미나는 아이들이 자신의 질문을 꺼내고 서로의 생각을 들으며 말씀을 알아가는 예배를 제안했다. 교사와 사역자가 먼저 경험한 대화를 아이들과 나누고, 그 안에서 발견한 말씀을 함께 살아내는 것이 하브루타를 통한 예배 변화의 과제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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