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독교인 가운데 5억 명이 넘는 이들이 성경을 자유롭게 손에 쥘 수 없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81개국 1억 2,500만 명 이상은 성경을 원하지만 갖지 못했다. 오픈도어와 순교자의소리, 유버전 등 성경 관련 기관과 사역 단체들이 협력한 ‘성경 접근성 확대 운동’(Bible Access Initiative)은 최근 106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성경 접근 목록 2026’(Bible Access List 2026)을 발표했다. 이 중 ‘성경 접근 제한 국가 목록’에서는 아프가니스탄이 1위, 북한이 4위에 올랐고, ‘성경 부족 국가 목록’에서는 콩고민주공화국이 1위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박해뿐 아니라 빈곤과 열악한 기반 시설, 문맹, 전기·인터넷 부족 등 사회경제적 장벽도 수많은 기독교인이 성경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본지는 ‘성경 접근 목록 2026’에서 성경 접근이 어려운 국가들과 그 원인, 현장의 실태와 대응 방안 등을 두 차례 연재한다. <편집자 주>

성경 접근성 확대 운동이 최근 발표한 ‘성경 접근 목록 2026’에 따르면, 전 세계 기독교인 가운데 5억 명 이상이 성경에 대한 접근을 제한받고 있으며, 1억 2,500만 명 이상의 기독교인이 성경을 원하지만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어딘가에 존재하는 성경이 그것을 원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닿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올해 연구팀은 처음 평가한 19개국을 포함해 106개국을 평가 대상국으로 삼았다. 또 개선된 지표와 갱신되거나 더 확실한 근거를 바탕으로, 현재까지 가장 완전한 세계 성경 접근성 평가를 발표했다고 말했다.

성경 접근 목록 2026 국가별 성경부족 추정규모
©자료·그래픽: Bible Access List 2026 | 번역: AI 활용

성경 접근 제한 목록 순위에 포함되는 기준도 새로 도입했다. 첫째, 각국 점수는 ‘성경 접근 제한’과 합법적으로 성경이 허용되는 곳에서도 접근을 어렵게 만들 수 있는 ‘사회경제적 장벽’을 합산한 것으로, 전체 점수가 20점 이상이거나 사회경제적 장벽 점수만으로 10점을 넘는 나라가 순위에 올랐다. 또 박해 관련 성경 접근 제약은 비교적 덜 하지만 빈곤, 열악한 기반 시설, 문맹, 전기 부족, 제한된 인터넷 접근이 성경 접근을 심각하게 제한하는 나라도 순위에 반영됐다. 106개국 중 19개국은 평가는 받았지만 순위에는 오르지 않았다.

올해 처음 평가된 19개국 중 순위에 오른 나라는 기니비사우(64위, 41.13점), 세네갈(73위, 28.72점), 앙골라(77위, 24.56점), 시에라리온(78위, 24.00점), 라이베리아(81위, 20.25점), 잠비아(84위, 15.50점), 동티모르(86위, 13.00점) 등 7개국이다.

◇작년에 비해 개선된 지표, 무엇이 바뀌었고 어떤 차이를 만들었나

올해는 작년보다 성경 접근 제한 요인을 더 정밀하고 맥락에 맞게 평가하기 위해 ‘인터넷 안전’, ‘빈곤’, ‘기반 시설’에 대한 세 가지 지표를 개선했다. 작년 보고서에서 ‘인터넷 안전’ 지표는 주로 현지에서 사람들이 온라인으로 안전하게 성경에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한 참여자들의 경험에 기반했다면, 올해는 기록된 사건, 차단 및 필터링에 대한 기술적 증거, 디지털 권리 평가, 종교 자유 보고 등 추가적인 독립 근거를 포함하도록 범위를 넓혔다.

안전하지 않은 온라인 환경, 제한되거나 감시되는 환경도 구분했다. 안전하지 않은 온라인 환경은 디지털 성경에 접근하는 것이 발각될 경우 심각한 개인적 위험을 초래한다는 뜻이다. 제한 또는 감시되는 인터넷 환경은 성경 접근이 제한되거나 감시되며, 발각되면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러한 변화로 올해는 48개국에서 2억 7,700만 명의 기독교인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드러났다.

‘빈곤’ 지표는 각국의 소득 수준에 맞는 국제적으로 인정된 빈곤선과 빈곤선 바로 위에 있는 가구까지의 구매력 측정치를 함께 사용해, 이들의 제한된 구매력이 성경 구매 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더 정밀하고 맥락에 맞게 파악했다.

‘기반 시설’ 지표는 국가 물류 성과와 농촌 도로 접근성을 결합하여 개선했으며, 그 결과 성경이 한 나라에 들어와 이동할 수 있는지, 농촌과 외딴 공동체의 사람들에게까지 닿을 수 있는지 더 종합적으로 파악했다.

◇주요 순위 변동 국가와 요인

성경 접근 제한 국가 목록 상위 10개국
©자료·그래픽: Bible Access List 2026 | 번역: AI 활용

올해 성경 접근 제한 목록 상위 10개국에서 소말리아가 전년도 1위에서 올해 3위로 내려간 것은, 성경 접근 제한이 완화되어서가 아니라 세계은행지수 데이터가 갱신되면서 사회경제적 장벽이 더 낮게 평가됐기 때문이다. 북한은 갱신된 근거에 따라 성경 배포 제한이 재평가되면서 6위에서 4위로 올랐다.

지표 개선도 나라별 결과에 다양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쳤다. 빈곤 지표는 투르크메니스탄의 제한된 구매력을 더 잘 포착했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농촌 도로 접근성이 추가되며 물류 데이터만으로 드러났던 것보다 더 큰 기반 시설 장벽이 드러났다. 부탄에서는 인터넷 안전 평가 결과 온라인으로 성경에 접근하는 사람들에게 확인된 위험이 없어 점수가 낮아졌다.

일부 변동은 국가 상황의 실제 변화를 반영했다. 말리와 부르키나파소에서는 극단주의 세력의 장악이 확대되고 치안이 악화하면서 성경 접근 제한이 강화됐다. 반면, 우간다와 모잠비크에서는 폭력이 줄어 접근 여건이 나아졌다. 따라서 연구팀은 “순위 변화는 상황의 악화와 개선을 모두 나타낼 수 있고, 항상 그 바탕의 근거와 함께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외 변화를 살펴보면, 2025년에 비해 2026년 가장 큰 순위 변동을 보인 국가는 지부티(+19단계)였다. 지부티는 인터넷 안전 지표에서 온라인 성경 접근과 관련해 이미 존재하던 위험을 더 온전하게 포착했고, 수입 제한이 심해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그다음 베네수엘라(+17단계)의 변동은 성경 수입과 인쇄에 대한 제한이 강화된 것이 반영됐다. 라오스(-18단계), 미얀마(+15단계), 마다가스카르(-12단계)의 변동에는 갱신된 근거가 영향을 미쳤다.

말리(+15단계), 부르키나파소(+10단계), 시리아(+10단계)에서는 극단주의 세력의 장악 확대와 치안 악화로 성경 접근 제한이 강화됐다. 에티오피아(+11단계)에서는 개선된 인터넷 안전 지표가 성경 웹사이트의 간헐적 차단을 포착했고, 갱신된 근거에서 반군 활동과 폭력의 영향을 받는 인구 비율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나 순위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우간다(-12단계), 모잠비크(-15단계)에서는 폭력 감소가 접근 여건 개선에 기여했다.

성경 접근 제한 국가 목록 변동
©자료·그래픽: Bible Access List 2026 | 번역: AI 활용

연구팀은 “순위만으로는 전체 이야기를 알 수 없다”며 “많은 나라의 전체 점수가 비슷해 비교적 작은 변화로도 눈에 띄는 순위 변동이 생길 수 있어, 점수와 순위를 함께 보는 것이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더 정확하게 보여준다”고 덧붙였다.

◇국가별로 추정된 성경 부족 규모

별도 데이터로 작성되는 성경 부족 목록은 올해 81개국에서 1억 2,500만 명의 기독교인이 성경을 원하지만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전년 1억 명 이상에서 증가한 수치다. 주요 성경 부족 국가들인 콩고민주공화국·에티오피아·나이지리아·인도는 작년과 동일하게 1,000만 명 이상이 부족했다. 또 우간다·탄자니아·중국이 500만~1,000만 명, 인도네시아·앙골라·모잠비크가 300만~500만 명이 성경이 부족했다.

올해 새로 포함된 7개국은 전년 대비 성경 부족 증가분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추가 조사 데이터와 국가별 연구로 성경 소유 현황이 더 분명해지면서 10개국은 더 높은 부족 구간으로, 10개국은 더 낮은 구간으로 이동하고 54개국은 같은 구간에 머물렀다.

◇성경 접근이 제한되는 국가들의 현황

①중앙아시아=대부분 지역에서는 국가의 허가 없이 성경 이동이 불가능하다. 키르기스스탄에서는 성경을 포함한 모든 종교 서적이 수입·인쇄·배포 전에 국가 심의를 통과해야 하며, 이러한 절차는 성경 접근을 무기한 지연시키거나 막는 데 이용된다. 우즈베키스탄에서는 합법적인 모든 성경에 국가 인장이 찍혀 있어야 하고, 소유는 1인당 1권으로 제한된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투르크멘어 성경이 전면 불법이며, 국가 인장이 없는 성경은 압수 사유가 된다.

②서아프리카=극단주의 단체가 활동하는 지역에서는 기독교인이 성경에 접근하거나 이를 소지하는 것이 위험하다.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에서는 지하디스트들이 교회와 가정을 습격할 때 성경을 특정해 노린다. 한 예로 부르키나파소 여러 지역에서는 성경을 소지한 것이 발각되어 압수되거나 소각됐으며, 일부는 심각한 폭력이나 죽음으로 이어졌다. 니제르에서는 습격 과정에서 성경과 기독교 자료가 압수되거나 불태워지거나 물에 완전히 젖거나 찢겼다.

③말레이시아와 라오스=성경을 소유하고 나누는 일에도 위험이 따른다. 말레이시아에서는 기독교인끼리 성경을 소유하고 배포할 수 있지만, 무슬림에게 성경 배포와 소유는 금지된다. 이는 종교적 배경에 따라 성경 접근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보여준다. 라오스에서는 공개적인 배포가 단속과 성경 소각으로 이어질 수 있다.

④온라인 성경 접근 제한(에리트레아·에티오피아·중국)=온라인에서도 성경 접근이 제한되거나 위험할 수 있다. 에리트레아에서는 검문소에서 휴대전화를 검사하며, 국가가 온라인 기독교 콘텐츠를 감시한다. 에티오피아에서는 기독교 웹사이트가 간헐적으로 차단된다. 중국에서는 해외 기독교 웹사이트가 차단되고, 성경 앱이 앱스토어에서 삭제됐으며, 새로운 온라인 신원확인 제도로 디지털 활동의 추적이 점점 쉬워지고 있다.

⑤북한=성경 접근 제한 목록 4위로, 성경 접근의 모든 측면이 금지돼 ‘최고’ 수준의 접근 제한 국가이다. 기독교인은 국가의 적으로 취급되며, 일상적인 가택 수색에서 성경이 발견되면 처형되거나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종신형을 받을 수 있다. 일반 주민의 인터넷 접근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기기는 국가가 통제하고 감시한다. 실물 성경을 보관하는 것이 너무 위험해 기독교인들은 암송한 말씀에 의지한다. 북한에서는 성경이 얼마나 필요한지보다, 어떻게 한 권이라도 지킬 수 있는지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⑥시에라리온, 코트디부아르=시에라리온의 농촌 가구 대부분은 버는 돈 거의 전부를 식비로 쓰기 때문에 대부분의 가정은 인쇄본 성경을 살 수 없다. 코트디부아르에서는 최대 도시 아비장에서는 구할 수 있는 성경이, 도로 사정이 나쁘고 수입이 계절에 따라 들쭉날쭉하며 성경 한 권 값이 온 가족의 일주일 식비와 맞먹는 농촌 가정에는 닿지 못할 수 있다.

⑦중앙아프리카공화국=디지털 접근은 인쇄본 성경의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이 역시 전기와 인터넷 접근에 달려 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인구 다섯 명 중 약 한 명만 전기를 쓸 수 있어 디지털·오디오 성경에 꾸준히 의존할 수 없다.

⑧니제르·미얀마·투르크메니스탄·쿠바=박해 관련 제약과 사회경제적 장벽이 겹쳐 성경 접근이 특히 어렵다. 빈곤 때문에 많은 사람이 성경을 살 수 없는 곳에서는 무료 또는 보조금을 통한 배포가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박해 관련 제약은 그런 성경을 배포할 통로가 될 교회와 사역 단체의 활동을 제한한다.

한편, 이번 연구의 운영 파트너는 바이블리그 인터내셔널(Bible League International), 디지털 바이블 소사이어티(Digital Bible Society), 프론트라인즈 인터내셔널(Frontlines International), 순교자의 소리(Voice of the Martyrs), 유버전(YouVersion)이며, 연구 및 참여 파트너는 비블리카(Biblica), 클로즈 더 바이블 갭(Close the Bible Gap), 원호프(OneHope), 국제오픈도어(Open Doors International)다. 성경 접근성 확대 운동은 성경 접근 제한 국가와 성경 부족 국가의 현황을 지도와 데이터 형태로 홈페이지(bibleaccesslist.org)에서 공개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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