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레녹스
존 레녹스 교수.

영국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변증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교수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을 나누는 데 자신감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그는 전도가 목회자나 신학자, 성경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만의 사명이 아니라 모든 그리스도인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레녹스(81) 교수는 기독교 변증 단체 솔라스(Solas)와의 인터뷰에서 수십 년간 기독교 신앙을 변호해 온 경험을 나누며, 신앙에 관한 질문 앞에서 위축되는 그리스도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을 제시했다. 이번 인터뷰는 솔라스 부대표인 사이먼 웬햄 박사가 진행했다.

레녹스 교수는 1960년대 케임브리지대 재학 시절부터 복음을 전해 온 동력이 기독교가 참되다는 확신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성서학자 F. F. 브루스의 말을 인용해 “신약성경에는 침묵하는 그리스도인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모두가 설교자가 될 수는 없지만, 모두가 복음을 나눌 수는 있다”며 “우리는 모두 증인으로 부름받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많은 그리스도인이 직업적 역량을 키우는 데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성경에 대한 이해는 여전히 주일학교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어려운 질문을 받으면 당황하고 침묵하게 되며, 종교적 신념을 사적인 영역에만 두도록 권하는 사회 분위기가 이러한 경향을 더욱 강화한다고 설명했다.

레녹스 교수는 기독교 변증을 지식인이나 철학적 소양이 뛰어난 사람들만의 영역으로 여기는 것도 잘못된 인식이라고 밝혔다. 변증을 뜻하는 그리스어 ‘아폴로기아(apologia)’는 기본적으로 변호 또는 변론을 의미한다.

그는 기독교 변증이 박학다식하거나 수많은 철학적 질문에 답하는 능력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며 “기독교 신앙의 진리를 변호하고, 사람들이 신앙을 받아들이는 데 어려움을 겪게 하는 반론과 의문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신약성경에서 ‘아폴로기아’라는 단어가 사용된 사례를 살펴보면 사도 바울이 자신의 경험을 설명할 때 주로 사용했다고 언급했다. 레녹스 교수는 “누구도 우리의 경험을 빼앗을 수 없다”며 자신의 신앙 경험을 나누는 것 역시 중요한 변증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이 상대방의 배경과 경험, 질문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상대방을 설득하려고 서두르기보다 호기심과 겸손을 갖고 진심으로 경청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레녹스 교수는 “사람들을 알아가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은 대화를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우리는 이를 거의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질문에 답할 수 없을 때 이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어려운 질문을 피하기보다 함께 답을 찾아보고 나중에 다시 만나 이야기를 이어가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리스도인이 모든 것을 아는 척하지 않고 상대방의 질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면, 오히려 더 깊은 관계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이 더 깊은 우정의 시작이 되고, 상대방이 그리스도를 믿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직장 역시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중요한 선교 현장으로 제시했다. 레녹스 교수는 그리스도인들이 일터에서 신앙에 합당한 모습을 보이면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질문하게 되기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삶을 통해 그리스도가 행하신 일을 나누는 것이 모든 그리스도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무신론자나 회의론자와 대화할 때는 논쟁에서 이기는 것을 목표로 삼지 말라고도 당부했다.

그는 “논쟁에서 이기는 것과 대화 상대의 마음을 얻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상대방의 신념과 관계없이 모든 사람이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차분하고 존중하는 태도로 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신앙은 압박이나 강요를 통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확신에서 비롯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상대방을 몰아붙이거나 억지로 설득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많은 사람이 믿음에 이르는 데 필요한 정보를 충분히 알지 못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하나님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논거와 관련해서는 과학, 특히 자연에 나타나는 수학적 질서가 하나님을 가리킨다는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또한 리처드 도킨스 등 저명한 무신론자들과의 공개 토론을 접한 뒤 신앙을 갖게 된 사람들의 사례도 소개했다.

레녹스 교수는 자신의 주요 사역 목표가 기독교 신앙을 합리적으로 설명해 일반 대중이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그리스도인들이 더 큰 확신을 갖고 신앙을 나누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독교는 단순히 지적으로 변호해야 할 사상 체계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와 맺는 살아 있는 관계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전하는 것은 이론이 아니라 한 인격에 대한 신뢰”라며 “그리스도는 진리이실 뿐 아니라 길이요 생명이시다. 그분은 우리와 하나님 사이의 다리가 되시며 우리에게 구원을 가져다주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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