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 본부 선교국과 농어촌선교위원회, 감리교신학대학교가 20일 오후 감리교신학대학교 열림홀에서 ‘농촌선교·교회 소멸 시대에 맞서’를 주제로 감리교회 농촌선교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농촌교회 축소 등에 따른 농촌선교의 현실을 진단하고 교단과 신학교 차원의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감리교농촌선교훈련원과 감리회농촌선교목회자회, 감리교신학대학교 총학생회가 주관했다.
심포지엄은 이현 목사(생명나무교회, 농촌선교목회자회)의 사회로 진행됐으며, 김종구 목사(세신교회, 농어촌선교위원장)와 유경동 감리교신학대학교 총장이 인사 순서를 맡았다. 이어 황병배 기독교대한감리회 선교국 총무의 모두발언과 지동흠 농촌선교목회자회장의 인사가 마련됐다.
발제에서는 최태관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와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가 각각 농촌목회의 신학적 의미와 교단의 지원 과제, 지방소멸 시대 농촌교회의 마을공동체 운동을 다뤘다.
최태관 교수 “농촌목회, 소명만 요구할 수 없어… 교단 차원의 지원 필요”
‘농촌에서 어떻게 목회해야 하는가?’를 주제로 발제한 최태관 감리교신학대학교 교수는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 목회자 수급 문제를 지적하며 교단과 연회 차원의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최 교수는 “교단과 각 연회가 농촌 목회에 대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해야 하고, 국가의 국토 균형발전 정책과 손발을 맞추어야 한다”며 농촌교회의 위기를 개별 목회자의 노력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신학생들이 농촌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농촌목회를 희망하는 신학생이나 수련목회자를 찾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교회 규모가 축소되고 목회자의 생활 여건도 악화하면서 농촌목회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 교수는 2023년 감리회 농어촌교회 실태조사 등을 인용하며 농어촌교회의 상당수가 미자립 상태에 놓여 있고, 목회자의 경제적 어려움과 후속 세대 부족이 교회 운영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신학생들에게 농촌목회에 대한 소명만 강조하기보다 교단이 목회 환경을 개선하는 데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누구에게도 농촌선교의 길을 강요할 수 없고, 하나님의 부르심과 소명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며 농촌목회를 선택할 수 있는 제도적 여건과 교육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농촌을 하나님의 창조세계라는 신학적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마태복음 7장에 등장하는 좁은 길과 오병이어 사건, 디트리히 본회퍼의 ‘타자를 위한 교회’ 개념을 통해 농촌목회가 지역 주민과 자연환경을 돌보는 사역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농촌을 도시와 구분되는 목회지의 한 유형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에서 농촌이 인구 감소와 지역경제 위축, 환경문제 등을 겪고 있다며 농촌교회가 지역사회의 문제에 참여하고 주민들과 함께 생명을 돌보는 공동체로 자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최 교수는 농촌교회에 대한 교단의 접근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농촌교회에 무엇을 요구할 것인지보다 “‘무엇을 해줄 수 있는가’를 고민해야 한다”며 농촌교회가 자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에 대해 교단 차원의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농촌목회와 국가의 인구정책, 귀농·귀촌 지원책을 연계하고 농촌교회가 지역 주민과 이주민의 정착을 돕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생명농업 운동과 환경보전 활동, 도시교회와 농촌교회의 교류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신학생들이 농촌목회 현장을 경험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최 교수는 농촌선교 관련 동아리와 현장 방문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농촌에서 목회하는 목회자들이 신학생들에게 지역의 현실과 사역 경험을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농촌교회들이 모여 신학생들을 지역으로 초청하는 길을 열었으면 좋겠다”며 농촌교회 방문과 현장 목회자 중심의 교육을 통해 신학생들이 농촌목회의 현실을 이해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농촌교회의 경제적 어려움을 개별 목회자만의 문제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도시교회와 농촌교회가 농산물 유통과 판매를 통해 협력하는 도농상생 방식에 도시 비전교회도 참여시키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대형교회가 도시 비전교회를 농산물 판매 거점으로 지원하면 농촌 생산자와 도시교회가 경제적으로 협력하는 동시에 지역선교에도 참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농촌교회와 도시 비전교회가 겪는 재정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교수는 농촌 인구 감소와 고령화에 대응하기 위해 교단과 연회, 신학교가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농촌목회를 선택한 목회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기보다 농촌교회의 현실을 교단 전체의 과제로 인식하고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재영 교수 “마을 목회,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공동체 운동 돼야”
이어 ‘지방소멸 시대에 농촌교회의 마을공동체 운동’을 주제로 발제한 정재영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인구 감소와 지역사회 기능 약화로 농촌교회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며 마을공동체 운동을 통한 농촌목회의 전환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농촌 교회의 문제를 하루 아침에 해결할 수는 없으나 농촌 목회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며 농촌을 교회 성장이 어려운 지역으로만 바라보지 않고 지역사회와 함께 선교적 사명을 실천하는 공간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산업화 이후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동하면서 농촌의 고령화와 경제적 어려움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의료·교육·문화시설 부족과 농가 소득 감소가 겹치면서 주민들의 생활 여건이 악화됐으며, 농촌교회 역시 교인 수 감소와 미자립 문제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2023년 감리회 농어촌교회 실태조사 결과를 제시하며 농어촌교회의 약 83%가 교인 50명 이하이고, 96%가 교인 100명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교회학교를 운영하는 교회는 44%였으며, 교회학교가 있는 교회의 출석 학생 수는 평균 8.1명으로 조사됐다.
목회자들의 상황도 언급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84%는 농어촌 목회에 탈진한 목회자가 많다고 인식했으며, 77%는 농어촌교회에 사명을 갖고 부임하는 목회자가 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목회자 약 3명 중 1명은 과거 교회를 떠날 생각을 했고, 또 다른 약 3명 중 1명은 조사 당시에도 떠날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농어촌교회에 희망이 없다는 주장에 동의하지 않은 응답자는 52%였으며, 84%는 목회자의 노력에 따라 농어촌교회도 발전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정 교수는 이러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농촌교회의 현실이 어렵지만 목회 방향과 지원체계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농촌목회의 방향으로 ‘마을 목회’를 제시했다. 교회가 지역사회와 분리된 공간에 머무르지 않고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며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농촌의 경제와 식량 생산, 생태환경이 도시의 삶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농촌의 문제를 농촌 주민만의 문제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이 주도하는 마을공동체 운동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지역의 자연환경과 역사, 문화를 활용한 농촌관광과 마을 만들기 사업 등이 지역사회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주민들의 참여와 동의 없이 진행되는 사업은 지속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귀농·귀촌인을 위한 목회도 과제로 제시했다. 정 교수는 귀농·귀촌이 농촌의 인구 감소를 완화하고 지역경제에 기여할 수 있지만, 기존 주민들과의 문화적 차이와 갈등으로 공동체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감리회 농어촌교회 실태조사에서 귀농·귀촌 교인이 있는 교회의 응답자 가운데 82.8%가 이들의 유입이 교회와 목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한 점에 주목했다. 다만 기존 교인과 귀농·귀촌 교인 사이에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교회가 주민 간 소통과 정착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귀농·귀촌 상담과 임시 거주지 제공, 농업기술 교육, 지역 일자리 연계 등이 농촌교회가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농업 관련 창업이나 이중직 목회도 농촌교회의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제시했다.
그러면서 마을공동체 활동이 교세 확장을 위한 수단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을 목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라며 주민들이 교회의 활동이 전도를 위한 것인지, 지역사회를 위한 것인지 지켜보는 만큼 관계 형성과 활동의 지속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사회봉사를 복음 전도의 수단이나 일방적인 지원으로 이해해서는 안 된다며, 지역 주민을 공동체 활동의 주체로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교회가 지역 주민과 함께 활동하면서 신뢰를 형성하고, 단기적인 성과보다 지속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마을공동체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교회 간 협력과 지역 네트워크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개별 교회가 단독으로 사업을 추진하기보다 지역의 다른 교회와 시민단체, 주민조직 등과 협력하고, 지역별 협력체계를 통해 인적·물적 자원을 공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농촌목회자들이 지역사회의 특성을 이해하고 마을 목회를 수행할 수 있도록 교육과 재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농촌마다 인구구조와 산업, 주민들의 생활 방식이 다른 만큼 지역조사를 통해 해당 지역에 필요한 사역을 계획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정 교수는 “이러한 농어촌 목회자들의 경제 현실에 대해서 공교회적으로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목회자 이중직 지원과 직업훈련, 최저생활 보장, 기본소득, 자녀교육 지원, 은급제도 개선 등을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촌교회 목회자들이 지역사회 활동과 교회 사역을 함께 수행해야 하는 만큼 교단의 교육과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별 농촌목회 협력 네트워크와 중간지원조직을 통해 목회자들이 사역 경험과 자원을 공유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농촌선교 정책 제안… 사역자 양성·농촌교회 기본소득 등 제시
발제에 이어 ‘여전히 농촌선교가 거룩한 직무요 희망이라고 믿는 이들을 위해’를 주제로 농촌선교 부흥·토론회가 진행됐다. 토론자로는 서정훈 목사(일벗교회, 사회적기업 콩세알 대표), 전동훈 목사(가일교회, 가일리 이장), 신학생 대표가 참석했다.
농촌선교 활성화를 위한 신학교와 교단 차원의 정책도 제안됐다. 신학교에 대해서는 농촌선교에 참여할 신학생과 사역자를 장기적으로 발굴·양성하고, 농촌선교 관련 동아리와 학회 또는 연구소를 설립하며, 교육과정에 농촌선교 강의를 배정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또한 정기적인 심포지엄과 세미나 등을 통해 농촌선교와 신학 연구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교단 총회에 대해서는 농촌선교 정책을 담당할 전문 실무팀을 구성하고 장기적인 농촌선교 정책을 수립하는 방안이 제안됐다. 농촌선교를 특별선교 영역으로 강화하는 한편 농촌교회 기본소득, 농촌교회 수련목회자 특별행정, 농촌목회를 위한 전문 세미나 등을 지원 방안으로 검토할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와 함께 도시와 농촌이 참여하는 농촌선교 조직을 확대하고, 각 연회의 농촌선교위원회를 활성화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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