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하는 유복열 부총영사   ©기독일보

애틀랜타여성문학회(회장 최정선)에서 유복렬 부총영사를 초청한 9월 정기모임을 가졌다.

<돌아온 외규장각 의궤와 외교관 이야기>의 저자이기도 한 유복렬 영사는 20년의 외규장각 의궤 반환 협상 과정 중 15년 동안 최전선에서 실무를 담당해 마침내 2011년 프랑스로부터 아무 조건 없이 반환 받게 된다.

'프로 외교관'이 되자는 결심으로 열정을 다해 사랑하는 일을 해왔지만, 근무지를 옮기는 엄마를 따라 수 없이 짐을 싸야 했던 두 딸에게는 '아마추어 엄마'일 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유 영사는 "프랑스와 불어권에만 다니다 많은 영사들이 선호하는 미국으로 경쟁을 뚫고 온 것이 바로 여러분들을 만나기 위한 것이 아니겠어요?"라고 운을 띄웠다.

"불과 십 년 전만 해도 프랑스에서 외교관으로 있으면서 '대한민국'을 소개하면, 어디에 있는 나라인지, 분단됐던 독일처럼 '동한'인지 '서한'인지 묻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인식이 낮았다. 심지어 나라에서 보증을 서준다고 해도 집을 쉽게 내 주려고 하지 않았다. 70-80년대만 해도 외교관 일이라는 게 차관을 빌리고, 북한의 국제정치에 맞서 한국의 입장을 전하고 들어 달라고 사정하는 입장이었다면, 이제는 반기문 UN사무총장 당선을 위해 뛰고, 여수 박람회, 동계올림픽 등을 유치하는 데 지지해 달라는 일을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이 어마어마한 일을 해낸 것이다"라고 외교관의 일을 소개한 뒤, "가장 자랑스러울 때는 국제회의에서 대한민국은 빈곤국에서 선진국이 된 나라, 군사독재에서 민주주의를 국민의 손으로 이뤄낸 나라라는 인식이 있어 이런 경험을 나누고자 할 때 많은 나라에서 도움을 요청할 때다"라고 덧붙였다.

유복렬 영사는 또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고 학생들도 가르쳤지만, 문학 보다는 국가에서 지침을 받아 국제정치 현장에서 지침을 수행해 낼 때의 희열과 보람이 컸고 그 매력 때문에 외교관의 일을 계속하고 있다고 일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저서를 소개하면서 '외규장각 의궤'에 대한 이해, 프랑스에 약탈된 과정,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국립도서관 별관에 방치돼 있다 발견된 가슴 떨린 순간들을 묘사했다. 대한민국에서 1991년 정식으로 반환요청을 했지만 프랑스 측에서 응답하지 않았고, 지지부진하던 양측은 2008년 다시 테이블에 앉아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 협상을 이어갔다. 아슬아슬한 협상이 이어지고, 깨지는 듯한 위기의 순간마다 제 역할을 충실히 감당해 온 유 영사는 반환협상이 성공적으로 끝나고 145년 만에 돌아온 의궤를 대면했을 때의 벅찬 감동을 풀어내자 여성문학회 회원들 역시 탄식과 안도의 한 숨을 내쉬며 박수로 동일한 기쁨을 표현했다.

애틀랜타 여성문학회 9월 정기모임   ©기독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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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틀랜타여성문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