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마음에도 강이 흐른다. 겉으로 보이는 물살은 잔잔하지만, 그 아래에는 보이지 않는 흐름이 있다. 그 흐름을 우리는 쉽게 보지 못한다. 그러나 때로는 그 깊은 흐름이 한 사람의 삶을 오래 붙잡고 있다.
일본 영화 Undercurrent는 바로 그 보이지 않는 마음의 흐름을 조용히 보여주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카나에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 오래된 대중목욕탕을 운영한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평온하지 않다. 결혼한 지 몇 년 되지 않아 남편이 어느 날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다. 남편의 실종은 그녀의 일상을 무너뜨렸고, 결국 카나에는 탐정을 고용해 남편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어느 날 목욕탕에 보일러 기사 한 사람이 찾아온다. 그는 일자리와 잠자리를 구하며 목욕탕에서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천천히 흐르듯 전개된다. 남편의 실종, 어린 시절의 기억, 그리고 이 남자의 숨겨진 이유가 조금씩 드러난다. 카나에는 어린 시절 납치 사건에서 가까운 친구를 잃은 상처를 가지고 있었고, 보일러 기사는 바로 그 죽은 아이의 오빠였다. 그는 복수를 위해 온 것이 아니라 죽은 동생을 그리워하며 동생의 친구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알고 싶어 찾아온 사람이었다.
영화는 사건을 해결하는 데 집중하지 않는다. 대신 사람의 마음속 깊은 곳에 흐르는 감정에 집중한다. 감독 이마이즈미 리키야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인간관계와 감정을 섬세하게 보여주는 연출로 알려져 있으며, 이 작품 역시 사람들 마음속에 오래 잠겨 있던 감정을 조용히 끌어올린다.
일본 평론가들의 평가도 이러한 점에 주목한다. 일본의 영화 평론가 마크 실링은 이 작품을 “사라진 남편의 미스터리를 통해 인간 내면의 상처를 들여다보는 내성적인 드라마”라고 평했다.
또 다른 평론에서는 이 영화가 “사람 마음속에 오래 잠겨 있던 감정을 풀어내는 조용한 이야기”라고 평가했다. 국제 영화 비평에서는 “천천히 흐르는 이야기 속에서 인간의 숨겨진 감정이 드러나는 작품”이라는 평가도 있다.
이 영화는 테츠야 토요다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하며, 여러 국제 영화제 상영과 일본영화재단 프로그램에 초청되며 주목을 받았다.
이 작품이 말하는 것은 단순한 미스터리가 아니다. 영화의 제목처럼 사람의 마음에는 누구에게나 “언더커런트”(저류)가 흐른다. 겉으로는 평온하게 살아가지만, 마음의 깊은 곳에는 상처와 기억과 죄책감이 흐른다.
현대인은 특히 그런 마음의 저류를 안고 살아간다. 어린 시절의 상처, 관계의 실패, 말하지 못한 죄책감, 잃어버린 사람에 대한 그리움이 우리 안에서 보이지 않는 물살처럼 흐른다. 많은 사람은 그것을 숨기며 살아간다. 그러나 숨겨진 흐름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깊어질 뿐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그것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흘려보내는 일이다. 마음의 저류를 치유하는 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어떤 사람은 진실한 대화를 통해 풀고, 어떤 사람은 예술과 글을 통해 표현한다. 또 어떤 사람은 신앙과 기도를 통해 마음을 내려놓는다. 중요한 것은 마음의 깊은 흐름을 인정하고 정직하게 마주하는 것이다.
성경에 이런 성구가 나온다.
“사람의 마음에 있는 계획은 깊은 물과 같으니 명철한 사람은 그것을 길어내느니라.”(잠언20:5)
강의 저류는 눈에 보이지 않지만 강의 방향을 결정한다. 인간의 삶도 그렇다.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마음 깊은 곳의 흐름이 한 사람의 인생을 결정한다.
목욕탕에서 사람들이 몸의 때를 씻듯이, 사람의 마음도 때때로 씻겨야 한다. 오래된 상처를 끌어안은 채 살아가는 삶은 무겁지만, 그것을 마주하고 흘려보낼 때 사람은 비로소 자유를 경험한다.
겉으로는 잔잔한 강처럼 보이는 삶.
그러나 그 아래에는 보이지 않는 흐름이 있다. 우리 모두는 각자의 마음속에 저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그 흐름을 정직하게 바라볼 때, 비로소 삶은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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