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신성모독법에 따라 징역형을 선고 받은 데디 사푸트라(Dedi Saputra) 목사
인도네시아의 신성모독법에 따라 징역형을 선고 받은 데디 사푸트라(Dedi Saputra) 목사. ©USCIRF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인도네시아 법원이 이슬람교를 모독하고 혐오 발언을 했다는 혐의로 기소된 기독교 목사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고 8월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 인권 단체들은 체포부터 재판까지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이뤄진 이번 판결을 두고 인도네시아 내 소수종교에 대한 법 집행 차별을 지적하고 나섰다.

인도네시아 아체주 반다아체 법원은 지난 7월 10일 신성모독 및 증오언론 유포 혐의로 기소된 데디 사푸트라(31) 목사에게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푸트라 목사가 인도네시아 형법 제301조 등 신성모독 및 혐오 발언 금지 법령을 위반해 형사상 범죄를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슬람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푸트라 목사는 서칼리만탄주에서 목회 활동을 해왔다. 이번 선고 형량에는 지난 2월 체포 이후 구금된 기간이 포함됐다. 당초 징역 4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선고 결과에 대한 항소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틱톡 영상 발언 논란과 신속한 사법 처리

CDI는 해당 사건이 지난해 11월 5일 아체주 인도네시아 이슬람 학생회(PII)의 모흐드 렌디 페브리안샤 지부장이 이슬람 율법청 등 지역 정부 기관 및 이슬람 단체들과 공조해 사푸트라 목사를 경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문제가 된 것은 사푸트라 목사가 자신의 틱톡 계정에 올린 영상이다. 그는 기독교 개종에 관한 질문에 답하며 무함마드는 예언자가 되기 전에는 아내가 한 명뿐이었지만 예언자가 된 후에는 수십 명의 아내를 두었다고 말했다.

서칼리만탄주 븡카양 지역의 한 마을에서 목회 중이던 사푸트라 목사는 지난 2월 18일 외출 후 귀가하던 중 전격 체포됐다. 그는 지역 경찰서에 단기 구금됐다가 이틀 뒤 아체주 경찰 본부로 압송됐다. 체포부터 최종 선고까지 걸린 기간은 142일에 불과했다. 이처럼 신속하게 진행된 사법 처리 과정을 두고 아체주의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 강경 적용 기조가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권단체의 신성모독법 폐지 촉구 및 종교 차별 지적

인권 단체들은 인도네시아의 신성모독법이 소수종교를 차별적으로 처벌하는 수단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스타라 연구소 등은 해당 법안이 국제 인권 기준에 부합하지 않으며 소수 집단에 피해를 준다며 인도네시아 정부에 법률 개정 및 폐지를 촉구했다. 스타라 연구소는 2023년 7월에도 해당 법안이 특정 집단을 임의로 범죄화하는 데 빈번하게 악용되고 있다며 법 적용 중단을 요구한 바 있다.

보나르 티고르 나이포스포스 스타라 연구소 부소장은 종교적 명예훼손 혐의를 다루는 법 집행 과정에 뚜렷한 차별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비무슬림이 가해자로 지목되는 사건에 대해 정부가 다수파의 분노를 우려해 지나치게 적극적으로 개입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소 측은 경찰이 국가의 공식 법적 근거가 아닌 인도네시아 울레마 협의회(MUI) 등 이슬람 단체의 율법 해석인 파트와에 의존해 기소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체주 특별 자치권과 확산되는 이슬람법 조례

사푸트라 기독교 목사의 사건은 미국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 등 국제 종교 자유 수호 단체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들 단체는 신성모독법이 종교적 소수자와 개종자를 표적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명했다. 인도네시아 최북단에 위치한 아체주는 국가 내에서 유일하게 이슬람법인 샤리아를 전면 시행할 수 있는 특별 자치권을 부여받은 지역이다.

그러나 아체주 외의 다른 지역에서도 샤리아의 영향을 받은 지방 조례가 확산하는 추세다. 인도네시아 국립연구혁신청(BRIN) 자료에 따르면 1999년부터 2009년 사이 인도네시아 전체 지역의 약 72%에 해당하는 24개 주에서 샤리아 관련 조례를 제정했다. 전문가들은 선거 기간에 지역 정치인들이 유권자를 의식해 이러한 종교적 기반의 조례 제정을 늘리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기독교 목사의 실형 선고는 인도네시아 내 신성모독법 남용 논란과 소수종교 인권 보호 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논의를 재점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네이버 블러그 공유하기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cdaily.co.kr

- Copyright ⓒ기독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 #기독일보 #기독일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