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령 세우타(Ceuta)에 지난 7월 말 이틀 동안 수만명의 불법 이주민이 몰려든 가운데, 현지 복음주의 교회들이 지역 주민과 이주민을 동시에 섬기기 위한 지원에 나섰다.

세우타는 북아프리카 모로코와 국경을 맞댄 스페인 영토로, 지난 7월 말 수만명의 이주민이 국경 철조망 주변을 헤엄쳐 넘어오는 등 불법 입국을 시도했다.

스페인 당국은 당시 불법 입국을 시도한 이주민 규모를 약 8만명으로 추산했다. 세우타의 평상시 인구가 약 8만5천명인 점을 고려하면 이틀 사이 도시 인구에 맞먹는 규모의 이주민이 몰려든 셈이다. 이들 대부분은 이미 모로코로 돌려보내진 것으로 알려졌다.

모로코가 스페인에 정치적 압력을 행사하기 위해 국경 통제를 의도적으로 완화하면서도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 같은 방식은 과거 리비아의 무아마르 카다피 전 국가원수가 유럽 지도자들에게 불법 이주민의 유럽 유입을 막는 데 협조하는 대가로 양보를 요구했던 상황과도 비교되고 있다. 카다피 정권이 2011년 붕괴한 이후 리비아는 유럽으로 향하는 이주민들의 주요 경유지 가운데 하나가 됐다.

이번 세우타 사태는 스페인 대법원이 해상에서 세우타나 인근 스페인령 멜리야(Melilla)로 헤엄쳐 들어오려다 적발된 이주민을 즉시 모로코로 돌려보낼 수 없으며, 정상적인 추방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판결한 지 불과 몇 주 만에 발생했다.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도 세우타에 남아 있는 이주민들을 위해 현지 복음주의 교회들은 식량과 성경 등을 제공하며 물질적·영적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카사 데 알라반사(Casa de Alabanza) 교회의 하비에르 산톨라리아 목사는 현지 매체 ‘에반젤리컬 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세우타에 남아 있는 이주민이 “수천명”에 달한다며 교회들이 이들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교회들은 식량뿐 아니라 아랍어로 된 성경도 이주민들에게 전달하고 있다.

산톨라리아 목사는 “그들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주님께서 많은 사람들의 삶을 만져주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교회는 이주민뿐 아니라 갑작스러운 대규모 유입으로 불안과 혼란을 겪고 있는 지역 주민들도 돌보고 있다.

산톨라리아 목사는 대규모 이주민 유입 직후 맞은 주일 예배를 안전상의 이유로 대면 예배 대신 온라인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그는 “인구 8만5천명의 도시에 5~6시간 만에 7만명 이상의 사람들이 들어왔다고 생각해 보라”며 “충격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규모 이주민 유입과 이에 대한 우려는 경찰과 병원, 학교 등 세우타의 공공서비스에도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 이주민을 수용하기 위해 학교 두 곳을 전환하려는 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반발도 나타났다.

산톨라리아 목사는 국제 교회와 성도들에게 세우타를 위한 지속적인 기도를 요청했다.

그는 “우리를 위해 계속 기도해 달라”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에 일어난 모든 일은 우리의 일상적인 업무와 걱정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에게 힘이 필요하며, 하나님께서 일하고 계신 것을 볼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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