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총회가 추진해 온 ‘여성 강도사 제도 도입’이 노회 수의라는 마지막 문턱을 넘지 못해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지난달 마감된 전국 노회 수의 결과 헌법 개정에 필요한 가결 요건을 충족하기 어려워 보인다.

‘여성 강도사’ 제도는 지난해 예장 합동 제110회 총회에서 가결돼 올 봄노회부터 헌법 개정을 위한 노회 수의 과정에 들어갔다. 헌법이 개정되려면 전국 165개 노회 중 과반의 참여와 투표 참여 노회원 중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까지 집계된 바로는 그 요건에 못 미치는 것으로 전해졌다. 마감 시한을 넘긴 시점에서 아직 보고를 완료하지 못한 노회가 있어 최종 결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나 교단 내 분위기로 볼 때 3분의 2 이상의 찬성은 어려울 전망이다.

헌법 개정안의 핵심은 여성 사역자들에게 ‘목회자 후보생 고시’ 응시 자격을 부여해 여성 사역의 길을 제도화하는 데 있다. 지난해 제110회 총회에서 찬반 논란 끝에 기존 헌법상 ‘목사 후보생’이라는 명칭을 ‘목회자 후보생’으로 변경하면서까지 여성 사역자의 문호를 터줬다.

하지만 정치 제4장 제2조 ‘목사의 자격’ 조항을 기존 ‘만 29세 이상인 자’에서 ‘만 29세 이상 남자’로 수정함으로써 여성은 목사가 될 수 없도록 했다. 헌법에 남자만 목사가 될 수 있도록 명기함으로써 교단의 신학적 원칙을 명확히 하고, 여성 목사안수의 길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셈이 됐다.

합동측이 ‘여성 강도사 제도’를 총회에서 허락하면서 동시에 목사의 자격을 남자로 명시한 건 여성에게 강도사 자격을 부여할 경우 곧바로 여성 목사 안수로 이어질 것이란 교단 내 우려의 목소리를 불식시키려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 교단 내에서 ‘여성 강도사 제도’ 자체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아예 목사의 자격을 남자로 못 박아 버린 거다.

현재까지 결과가 파악된 노회 중 강원노회, 경북노회, 대구중노회, 동부산노회, 황동노회, 경기중부노회, 서대전노회, 용인노회 등이 부결을, 동대구노회, 동서울노회, 전라노회, 서울한동노회, 광주전남노회, 동광주노회는 기각 처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동노회, 대전노회, 목포제일노회, 황서노회, 산서노회, 중경기노회, 중부산 노회, 남서울노회는 가결했다. 결과적으로 상당수의 노회가 이 헌법 개정안에 부결 또는 기각으로 반대 의사를 표한 거다.

노회원들이 총회가 가결한 ‘여성 강도사 제도’에 부정적인 의사를 표한 이유는 이 제도가 결국 여성 목사안수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는 의심과 우려 때문일 것이다. 신학적이고 절차적인 문제를 떠나 교회에서 여성이 설교 등 중심적인 목회 사역을 하도록 허용할 생각이 없다는 뜻이다. 총회에서 ‘여성 강도사 제도’가 허락되기까지 험난했던 과정이 되돌아볼 때 이렇게 좌초되는 게 맞나 싶지만, 교회 지도자들의 마음이 활짝 열리기까지 좀 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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