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출마자 중 513명이 무투표 당선이 확실시 된다는 소식이다. 후보가 단독으로 출마한 지역이 그만큼 많다는 뜻일 거다.
전국적으로 투표 없이 자동으로 당선자가 확정된 선거구는 307곳이다. 광역의원 108명, 기초의원 305명, 비례제 기초의원 97명이 무투표 당선을 확정 지었다. 무투표 당선이 확정된 지역을 보니 주로 호남과 영남에 집중돼 있다. 지역주의가 강하다 보니 지역색이 없는 정당과 인물이 승리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아 지레 출마와 공천을 포기한 결과다.
무투표 당선은 광역단체보다 기초단체에서 더 빈번하다. 이번 광역의회 의원선거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108명이 나왔으나 기초의회 의원선거에서는 그보다 약 3배나 많은 305명을 기록했다. 전국의 시·도의회 의원선거 지역구 수가 800개가 안 되는 데 반해 기초 자치의회인 구·시·군의회 의원선거 지역구는 2600개가 넘다 보니 후보를 물색하는 것부터가 쉽지 않다.
무투표 당선 제도는 현행 선거법 체제에서 선거 비용을 줄이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경합이 없이 홀로 출마한 사람에게 그냥 당선을 떠안긴다는 점에서 유권자의 알 권리와 선택권이 제한되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각 정당이 자질을 심사한다지만 후보자 등록이 끝나면 유권자가 직접 후보자의 자질을 검증할 사실상의 기회가 모두 사라지게 돼 유권자의 선택권은 아무 쓸모가 없게 된다.
공천은 정당의 본질적이고 핵심적 기능이다. 그런데 당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무공천을 당연하거나 어쩔 수 없는 일로 치부한다면 이미 정당이기를 포기한 것이다. 이번에 당선이 안 되더라 차기 차차기를 내다보며 인재를 등용하고 꾸준히 유권자에게 알리는 게 정당이 할 일이란 걸 잊어선 곤란하다.
차제에 무투표 당선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노력도 필요해 보인다. 후보자 간 경합이 없는 단독 출마라면 유권자의 찬반 투표를 거치는 것도 좋은 대안이다. 그래야 떳떳하게 지역민의 대표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무투표 당선제도를 로또로 생각한다면 그러잖아도 허약한 지방자치와 대의민주주의의 기형적 퇴보를 막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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