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에서 풀라니(Fulani) 무장세력의 기독교 공동체 공격이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지역 주민들이 드물게 조직적인 저항에 나서며 추가 피해를 막아낸 것으로 전해졌다고 5월 13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매체와 기독교 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코기(Kogi)주와 플래토(Plateau)주에서 발생한 연쇄 공격으로 최소 34명이 숨졌다. 하지만 카두나(Kaduna)주와 플래토주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들과 자경단, 경찰이 협력해 무장세력의 공격을 일부 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선교단체 ‘Equipping the Persecuted’가 운영하는 매체 ‘트루스 나이지리아(Truth Nigeria)’는 지난 5일 코기주 데키나 카운티 외곽 에데데 지역에서 풀라니 무장세력이 공격을 감행해 주민 3명이 숨지고 주택과 농장이 불탔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 9일에는 코기주 바사 카운티 오치푸 마을에서도 공격이 발생해 최소 5명이 사망했다.
플래토주에서도 주택과 마을을 겨냥한 연쇄 공격이 이어지면서 민간인 33명과 경찰관 1명이 숨지고 21명이 부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주민들은 밤마다 이어지는 총격과 방화, 습격으로 극심한 공포 속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나이지리아 기독교 공동체 공격은 단순한 지역 충돌을 넘어 종교와 생존, 공동체 안전이 얽힌 심각한 위기로 번지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민·자경단·경찰 연합 대응… 일부 공격 저지
CDI는 일부 지역에서 드물게 조직적인 방어가 이뤄지며 무장세력의 진입을 막아낸 사례도 나왔다고 밝혔다.
트루스 나이지리아에 따르면 지난 10일 카두나주 남부의 일부 기독교 마을에서는 사전에 입수한 정보 덕분에 주민들과 자경단이 공격에 대비할 수 있었다.
카주루 카운티의 마로 아우두와 웅완 샤와 마로 마을, 카치아 카운티 쿠투라 리미 지역 주민들은 자경단과 함께 방어선을 구축했고, 공격을 시도하던 풀라니 무장세력은 결국 후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토주 바르킨 라디(Barkin Ladi) 지역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다. 보도에 따르면 수백 명의 무장세력이 오토바이를 타고 마을 외곽을 포위한 뒤 총격을 가하며 진입을 시도했다. 이에 주민 자원봉사자 약 60명과 경찰 40여 명이 대응에 나섰고, 무장세력이 마을 중심부까지 진입하는 것은 막아냈다.
그러나 공격 과정에서 기독교인 8명과 경찰 간부 1명이 목숨을 잃었고, 최소 11명이 부상을 입었다. 현지 주민들은 무장세력 대부분이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채 오토바이와 도보로 마을에 침투했다고 증언했다.
국제기구 ICON(International Committee on Nigeria)의 데이비드 난펫은 “지역 주민들이 스스로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나섰지만 방어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또 플래토주 경찰 관계자는 현지 경찰 상당수가 훈련을 받았음에도 제대로 된 화기를 지급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경단은 수제 무기를 소지했다는 이유로 체포되기도 하지만 정작 공격자들은 군용 소총을 들고 자유롭게 이동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지 교회 지도자들과 주민들은 정부 차원의 보다 적극적인 치안 강화와 국제사회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납치됐던 가톨릭 사제 석방… 계속되는 기독교 박해 우려
이런 가운데 지난 2월 납치됐던 가톨릭 사제가 최근 풀려난 사실도 전해졌다. 카두나주 남부 카판찬(Kafanchan) 가톨릭교구는 지난 12일 네이선얼 아수와예(Nathaniel Asuwaye) 신부가 무사히 석방됐다고 발표했다.
아수와예 신부는 지난 2월 자택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됐었다. 카판찬 교구 측은 신부가 현재 안전한 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건강 상태도 안정적이라고 밝혔다. 교구는 납치 세력의 정체와 석방 조건 등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현지 기독교계에서는 이번 석방 소식에 안도하면서도 여전히 기독교인 납치와 공격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 깊은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최근 수년 사이 성직자와 교회 지도자들을 겨냥한 납치 사건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도어 “전 세계 기독교 희생자 72%가 나이지리아인”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단체 오픈도어(Open Doors)는 최근 발표한 ‘2026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World Watch List)’에서 나이지리아 상황을 심각하게 평가했다.
오픈도어에 따르면 2024년 10월부터 2025년 9월까지 전 세계에서 신앙 때문에 목숨을 잃은 기독교인은 총 4849명이었으며, 이 가운데 3490명이 나이지리아인이었다. 이는 전체 희생자의 약 72%에 해당하는 수치다.
오픈도어는 나이지리아를 ‘기독교인으로 살아가기 가장 어려운 국가’ 가운데 7위로 분류했다.
영국 의회의 국제종교자유 관련 초당파 기구(APPG)는 과거 보고서를 통해 일부 풀라니 무장세력이 급진 이슬람주의 이념을 따르고 있으며, 기독교 공동체와 교회 상징물을 주요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들이 보코하람(Boko Haram)과 서아프리카이슬람국가(ISWAP)와 유사한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나이지리아 기독교 지도자들은 중부 지역에서 이어지는 공격 배경에 대해 “기독교인들의 토지를 강제로 점령하고 이슬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사막화로 인해 목축 환경이 악화되면서 일부 풀라니 세력이 남하했고, 이 과정에서 농경 공동체와의 충돌이 심화됐다고 설명했다.
현재 나이지리아 북부와 중부 지역에서는 보코하람과 ISWAP 등 지하디스트 조직들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기독교 공동체를 겨냥한 습격과 납치, 성폭력, 검문소 살해 사건 등이 끊이지 않고 있다.
오픈도어는 최근 북서부 지역에서 새로운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라쿠라와(Lakurawa)’까지 등장했다고 밝혔다. 이 조직은 알카에다 연계 반군 조직 JNIM과 연결돼 있으며, 고성능 무기와 급진 이슬람주의 이념을 바탕으로 세력을 확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교회와 주민들은 국제사회가 나이지리아 기독교 공동체의 현실에 더 큰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호소하고 있다.
특히 반복되는 기독교 공동체 공격과 납치 사건 속에서 주민들은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리고 있으며, 국제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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