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라루스 프랭클린 그래함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가 지난 5월 17일부터 18일(현지시간)까지 민스크의 치조프카 아레나에서 열린 희망 축제에서 15,000명이 넘는 군중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BGEA

벨라루스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복음주의 집회로 평가받는 행사에서 수백 명이 공개적으로 기독교 신앙을 고백했다고 주최 측이 밝혔다.

이번 행사는 미국 복음주의 설교자 프랭클린 그래함(Franklin Graham) 목사와 벨라루스의 장기 집권 대통령 알렉산드르 루카셴코(Aleksandr Lukashenko) 간의 이례적인 회동 직후 열려 주목을 받고 있다.

빌리그래함복음전도협회(BGEA)에 따르면, 최근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의 치조프카 아레나(Chizhovka Arena)에서 열린 ‘희망 페스티벌(Festival of Hope)’에는 1만5천 명 이상이 참석했다. 행사장 내부가 가득 차면서 일부 참석자들은 별도로 마련된 공간과 경기장 밖에 모여 그래함 목사의 설교를 들었다. 둘째 날에도 추가 집회가 열렸으며, 벨라루스 전역의 약 700개 교회가 행사 준비에 참여했다.

벨라루스는 1994년 7월부터 31년 넘게 집권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이 통치하고 있다. 그는 유럽 최장기 집권 지도자로, 독립 언론 탄압과 야권 인사 투옥, 부정선거 논란 등으로 인해 서방 국가들과 비판 세력으로부터 ‘유럽의 마지막 독재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벨라루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위치해 있다.

BGEA에 따르면 그래함 목사는 집회 개막 전날, 민스크 대통령 관저에서 루카셴코 대통령과 2시간 넘게 회동했다. 그레이엄은 루카셴코 대통령이 수도 민스크에서 전국 규모의 복음주의 집회를 허용해 준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고 밝혔다.

그래함 목사는 “벨라루스 현대사에서 이와 같은 행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소련 시절 무신론 체제 아래에서 성장한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신이 과거 집단농장 관리자 시절 개신교 신자들과 함께 일했던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소련은 공식적으로는 무신론 국가였지만 비공식적으로는 모두가 기도했다”며 “당시 농장 노동자 절반가량이 개신교인이었고, 그들은 매우 친절하고 부지런한 사람들이었다”고 말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또 미국 기반 단체들을 통해 벨라루스가 인도적 지원을 받아왔다는 점도 언급했다. BGEA는 지난해 벨라루스가 받은 인도적 지원의 약 3분의 2가 미국에서 제공됐으며, 여기에는 그래함 목사가 대표로 있는 사마리아인의 지갑(Samaritan's Purse)의 지원도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회동 말미에는 루카셴코 대통령이 그래함 목사의 기도 제안에 농담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그는 “프랭클린, 하나님께 죄에 대해 이야기할 때 내 죄도 잊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집회 현장에서는 벨라루스 내 43개 도시와 마을에서 모인 1,300명의 연합 성가대와 심포니 오케스트라, 지역 음악인들이 공연을 선보였다. 전날 열린 헌신예배에는 약 7,500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BGEA에 따르면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벨라루스 전체 인구의 2% 미만이다. 행사 자원봉사자로 참여한 블라다(Vlada)는 벨라루스 기독교인들이 종종 고립감을 느낀다며, 전국 각지와 다양한 교단의 신자들이 함께 모인 모습 자체가 큰 격려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벨라루스에서 새로운 일을 행하실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고 밝혔다.

BGEA는 집회에서도 여러 참석자가 그래함 목사의 초청에 응답해 앞으로 나와 기도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민스크 출신의 젊은 여성 알렉산드라는 오랫동안 불안 증세로 힘들어했다고 밝혔고, 또 다른 여성 이리나는 기독교 가정에서 자랐지만 개인적으로 신앙을 결단한 적은 없었다고 고백했다. 두 사람 모두 그래함 목사의 초청 이후 무대 앞으로 나왔다.

그래함 목사는 무대 앞으로 나온 이들을 향해 “지금은 오후 7시 4분이다. 이 시간을 기록해 두라. 하나님께서 오늘 여러분의 기도를 들으셨다”고 말했다.

그래함 목사는 집회 첫날 이후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 기독교인들에게 벨라루스를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루카셴코 대통령이 이번 집회를 가능하게 한 데 대해 감사를 표했다. 그는 “복음주의 교회들이 전국 규모로 모일 수 있도록 허락해 준 루카셴코 대통령에게 깊이 감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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