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 잠금해제
도서 「자녀교육 잠금해제」

자녀를 잘 키우고 싶은 부모의 마음은 간절하지만, 자녀의 마음은 점점 더 닫혀간다. 부모의 말은 잔소리로 들리고, 대화는 짧아지며, 어느 순간 자녀는 방문을 닫고 자기 세계 안으로 들어간다. 이종화 목사의 신간 『자녀교육 잠금해제』는 이처럼 막막한 자녀 교육의 현실 앞에서 “자녀의 마음을 여는 진짜 비밀번호는 무엇인가”를 묻는 책이다.

저자는 오늘의 자녀들을 ‘비밀번호로 잠긴 스마트폰’에 비유한다. 아무리 좋은 기능과 가능성을 품고 있어도 잠금이 풀리지 않으면 그 안의 세계를 열 수 없다. 자녀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아무리 좋은 의도와 기대를 갖고 있어도, 잘못된 방식으로 접근하면 자녀의 마음은 더 닫힐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 사회가 자녀 교육에 오랫동안 입력해 온 비밀번호는 무엇이었을까. 저자는 그것을 ‘성공’이라고 진단한다. 좋은 성적, 명문대, 안정된 직장, 높은 연봉이라는 목표가 자녀 교육의 중심이 되었고, 많은 부모가 그것을 자녀를 위한 최선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저자는 성공주의 교육이 자녀의 마음을 여는 열쇠가 아니라, 오히려 더 단단히 닫아거는 자물쇠가 되었다고 지적한다.

책은 한국 사회의 자녀 교육 현실을 무겁게 바라본다. 성과로 인간의 가치를 평가하는 교육은 아이들에게 끊임없이 비교와 경쟁을 요구하고, 목표를 이루지 못하면 자신을 가치 없는 존재로 여기게 만든다. 저자는 오늘의 자녀들이 성공주의라는 이름의 ‘블링커’를 착용한 채, 좋은 대학과 안정된 직장이라는 결승선만 바라보도록 내몰리고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이 제시하는 새로운 비밀번호는 ‘기독교 아비투스’다. 아비투스는 반복되는 환경과 경험을 통해 몸에 배는 삶의 방식이다. 저자는 이 개념을 기독교 신앙 교육과 연결하며, 신앙은 단순한 지식 전달이 아니라 가정 안에서 반복되고 체화되는 삶의 분위기라고 설명한다.

기독교 아비투스는 아이에게 교리를 주입하는 방식이 아니다. 아침에 기도하는 부모의 모습, 식탁에서 오가는 말의 결, 어른을 대하는 따뜻한 태도, 잠들기 전 들려주는 성경 이야기, 넘어졌을 때 건네는 축복의 말이 자녀의 신앙과 인격을 형성한다. 저자는 “말씀을 가르치지 말고, 말씀의 분위기를 살게 하라”고 강조한다.

『자녀교육 잠금해제』는 거창한 이론서라기보다, 실제 가정과 교회, 학교 현장에서 길어 올린 자녀 교육 안내서에 가깝다. 저자는 세 자녀의 아빠이자 담임목사, 기독교 대안학교 교장, 다음 세대 사역자로서 직접 경험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책을 풀어간다. 이론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오늘 저녁 식탁에서 바로 시작할 수 있는 실천을 안내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책은 식탁 하브루타, 매일의 허그, 가족 물건 정리, 환영의 인사 등 작고 구체적인 실천을 강조한다. 자녀 교육은 특별한 프로그램이나 거창한 계획에서만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부모가 식탁에서 자연스럽게 말씀을 나누고, 잠들기 전 성경 이야기를 들려줄 때, 자녀는 말씀을 이해하기 전에 먼저 말씀을 듣는 자리에 머물게 된다.

저자는 축복의 말이 가진 힘도 강조한다. “넌 잘할 거야”, “하나님이 너와 함께하셔”, “괜찮아, 다시 일어나면 돼”와 같은 말은 단순한 격려를 넘어 자녀의 정체성을 세우는 축복이 된다. 시험을 망친 자녀에게도 “하나님께서 널 위해 길을 준비하고 계셔”라고 말할 때, 그 말은 자녀의 마음을 다시 일으키는 통로가 될 수 있다.

또한 책은 허그를 중요한 신앙 교육의 실천으로 제시한다. 허그는 일상적인 신체 접촉이지만, 그 안에는 부모의 사랑과 정서가 담긴다. 저자는 몸으로 전해지는 메시지가 말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고 말하며, 기독교 아비투스를 가정에서 형성하고자 한다면 허그를 일상의 습관으로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권한다.

이 책은 세상의 아비투스와 기독교 아비투스의 차이를 분명히 한다. 세상의 아비투스가 구별 짓기와 우월함을 향한다면, 기독교 아비투스는 환대와 섬김을 향한다. 저자는 도리스 메르틴이 말한 7가지 자본, 곧 심리·문화·지식·경제·신체·언어·사회 자본을 분석하며, 이것이 하나님 나라의 가치 안에서 어떻게 재구성되어야 하는지를 설명한다.

특히 미래 AI 시대를 살아갈 자녀 교육에 대해서도 중요한 시선을 제공한다. 기술이 많은 것을 대체하는 시대일수록 인간만이 가진 윤리적 판단력과 공감 능력은 더 중요한 자산이 된다. 저자는 기독교 아비투스로 길러진 자녀가 어떤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정체성을 갖고, 품격 있게 빛을 발하는 하나님 나라의 리더로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자녀교육 잠금해제』는 자녀를 명문대에 보내기 위한 기술을 가르치는 책이 아니다. 오히려 자녀의 마음을 여는 법, 가정 안에 신앙의 분위기를 세우는 법, 부모의 삶으로 복음을 보여주는 법을 묻는 책이다. 자녀 교육의 중심을 성과에서 관계로, 성공에서 신앙으로, 지식 전달에서 삶의 형성으로 옮겨놓는다.

자녀의 마음이 닫혀 있다고 느끼는 부모, 신앙 교육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가정, 다음 세대를 섬기는 교회와 사역자들에게 이 책은 실제적이고 따뜻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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