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오 교수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전통적으로 교회의 목적은 세계를 복음화 함으로써 전 인류를 하나님께로 인도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의가 없었다. 아울러 인류가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되면 자연스럽게 교회들이 생겨나게 될 것이므로 자립하는 교회를 세우는 것이 교회의 주된 목적이 되었고, 선교에 있어서 다른 사역들은 이 같은 최종적 목적을 돕기 위한 부차적 사역으로 간주되어왔다. 그러나 에큐메니칼 교회 이해에서는 이 같은 목적이 교회의 자기 세력을 확장하려는 제국주의적인 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한 이의를 제기하면서 교회의 목적은 교회를 늘리는 것이 되어서는 안 되고 세상을 섬기고 세상에 샬롬을 이루고 그리스도 안에 있는 인간성을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에큐메니칼 교회 이해는 이 세상 속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하나님의 현존을 분별하는 데에 초점을 맞추면서, 하나님이 주신 잠재력 안에서의 인간다운 삶의 충만함을 세우는 것을 교회의 목표로 정하였는데, 북미는 이것을 ‘인간화’ (Humanization)라는 용어로, 유럽 대륙에서는 이것을 ‘샬롬’ (Shalom) 이라는 말로 표현하였다. 이와 같은 이해는 WCC의 다음 글에서 잘 볼 수 있다.

“하나님이 일하시는 목적, 즉 하나님의 선교의 궁극적 목표는 샬롬을 세우는 것이며, 이것은 모든 피조물의 잠재적 가능성의 실현과 피조물의 궁극적 화해 및 그리스도 안에서의 일치를 포함한다. ..... 하나님이 세계 속에서 꾸준히 활동하고 계시고 샬롬을 세우는 것이 하나님의 목적이라면, 교회의 사명은 이러한 징조를 알아차리고 지적해 주는 것이어야 할 것이다. 교회는 하나님의 존재와 활동이 교회가 자신을 중심으로 그려놓는 영역 안에 한정된다고 믿도록 항상 유혹을 당할 뿐만 아니라 샬롬이란 교회 안에서만 찾아질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게끔 유혹도 받는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는 온 세계가 연루되었다.”

이와 같은 관심에서 에큐메니칼 교회관은 “타자를 위한 교회” (The Church for Others), “세계를 위한 교회” (The Church for the World) 혹은 “자신을 주는 교회” (self-giving church)라는 표현 속에서 그 특징을 잘 찾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에큐메니칼 교회관은 모이는 교회보다는 흩어지는 교회에 더 깊은 강조점을 둔다. 즉 모여서 예배드리고, 친교하고 훈련을 받는 것 보다 세상 속에 흩어져서 소금과 빛의 역할을 하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세상에 샬롬을 구축하는 것에 더 깊은 관심을 갖는 것이다. 특별히 교회로 사람들을 이끌려고 하는 것을 개종으로 보면서 다음과 같이 비판한다.

개종화만 추진하는 교회는 그 자신을 구원의 중개소로 취급하며 사람들이 세상으로부터 교회 구조 안으로 이민해 오기를 기대한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는 선교의 열매로서 생겨나는 새로운 공동체들이 자기 자신들의 삶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기회를 갖도록 자유를 부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즉 교회의 목표를 자체 확장에만 두면서 개종에만 급급하지 말아야 하며, 교인수나 교회 활동의 견지에서의 성공에 관심을 갖지 말고 종의 형태로서 메시야적 생활방식을 채택해야 함을 강조한다. 협의회의 교회관은 무조건 ‘교회’ 라고 하는 일정한 형태로 끌고 들어오는 것에 대하여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오히려 그들 스스로 자유를 가지고 나름대로의 세상 속에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자유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한다. 즉 협의회의 교회관에 나타난 교회의 목적은 사람을 교회로 인도하여 교회를 확장하려는 개종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인간성을 이 땅위에 실현하는 인간화와 샬롬의 구현인 것이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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