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 내 인사 문제를 둘러싼 절차적 정당성 논란이 내홍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한복협 선교위원장 문창선 목사를 신임 총무로 내정하는 과정에서 임원회가 회칙을 위반한 사실을 놓고 내부에서 비판과 반발이 이어지면서 법적 시비로 비화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발단은 지난 3월 월례회 당시 임원회를 통해 총무가 내정됐다는 설이 흘러나오면서부터다. 사실 확인 과정에서 임원회가 회칙을 위반한 채 총무를 내정한 사실이 드러난 거다.
한복협 회칙 제7조는 총무를 포함한 '중앙위원과 임원은 총회에서 선임하도록' 명시돼 있다. 제13조에도 같은 규정을 반복하고 있다. 일부 회원들은 회칙에 명시된 규정을 어기고 마음대로 총무를 내정한 임원회에 책임을 묻는 동시에 총무 내정 원천 무효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한복협 내에서 논란이 급격히 확산하게 된 건 총무로 내정된 문 목사에 대한 갖가지 규명되지 않은 의혹이 요인으로 작용한 측면이 있다. 학력과 안수 과정, 편목 절차 등이 불투명한데도 임원회가 아무런 검증 없이 총무로 내정했다는 거다.
논란은 문 목사가 소속된 갈릴리안 무브먼트 대표와 관련된 국제적 의혹으로 옮겨갔다. 이와 함께 문 목사 총무 내정 과정에 사랑의교회 오모 목사가 연결돼 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지면서 특정인을 중심으로 조직 개편이 이루어지는 데 따른 회원들의 불신이 부풀대로 부풀어 오른 상황이다.
인사논란이 법적 분쟁으로까지 비화할 조짐이 일자 급기야 전·현직 회장들이 임원회에서의 총무 내정은 회칙과 맞지 않는다며 교통정리에 나섰다. 이들이 총무 내정의 효력이 없음을 인정한 이상 임원회의 총무 내정은 사실상 무산될 거로 보인다. 다만 이 사안을 다루려면 총회를 열어야 하는데 지금 분위기에서 당장 총회를 소집하기도 어려워 하반기에나 일정이 잡힐 거로 보인다.
한복협 내홍은 전·현직 회장들이 나서 급한 불은 끈 상태지만 단기간에 수습될지는 낙관하기 어렵다. 아무래도 각종 의혹으로 깊어진 지도부에 대한 불신을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가라앉히는가가 관건일 것이다.
이번 사태는 한복협이 순수 복음 단체로서 지켜온 정체성과 이미지에 깊은 상처를 남기는 동시에 적지 않은 숙제를 안겼다. 최근 조직 개편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특정 인사를 조직에 심으려 한 정황이 드러난 이상 이를 정리하지 않고 넘어가면 언제든 갈등이 재발할 수 있다. 회원들 사이에서 특정인이 한복협의 설립 취지와 존재를 흔들고 있다며 차라리 새로운 조직을 만들어 나가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면 쉽게 가라앉을 내분이 아니다.
성경적 복음주의 정신 구현을 기치로 활동해온 한복협의 내홍은 총무 내정 과정의 탈법성에서 드러났듯이 재정과 조직 능력을 배경으로 단체를 장악하려는 이들과 복음의 순수성을 지키려는 이들 간에 빚어진 충돌이다. 지금 한복협은 순수 복음주의 정신 위에 바로 서느냐, 무너지느냐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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