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역사학회 제442회 학술발표회가 최근 온라인 줌을 통해 개최됐다. 이날 이날 이경희 박사(호서대)가 ‘한시집 「氷語」에 나타난 김진호의 생애와 사상 연구’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이번 발표회에서 이경희 박사는 한시집 「빙어」를 중심으로 김진호의 생애와 신앙, 그리고 시대 인식이 시적 언어 속에서 어떻게 형성되고 축적되었는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
◇ 한시집 「빙어」에 담긴 김진호의 생애와 사상
이경희 박사는 “애산(愛山) 김진호(金鎭浩, 1873-1960)가 유교적 교양을 기반으로 성장한 뒤 기독교 복음을 수용하면서 교육자와 목회자, 그리고 독립운동가로서 민족과 교회를 위해 헌신한 한국 근현대사의 대표적 지성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김진호의 신앙이 개인의 내면적 구원에 머물지 않았으며 사회적 책임으로 확장된 특징을 보였다”며 “특히 신앙과 민족, 도덕과 실천을 통합하려는 그의 삶은 근대적 지성인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 사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김진호가 남긴 저술과 기록은 분량과 내용 면에서 매우 방대하다. 그는 한문과 한글, 국한문 혼용 방식의 글쓰기를 통해 한시와 일기, 산문, 역사서, 역사 교과서, 설교문 등 다양한 장르의 기록을 남겼다”며 “이 가운데 약 5,000여 편에 달하는 한시는 그의 사상과 신앙, 그리고 시대를 바라보는 인식이 집약적으로 드러난 텍스트로 평가된다”고 덧붙였다.
또 “이 가운데 일부를 모아 엮은 한시집 「빙어(氷語)」는 ‘빙청옥결(氷淸玉潔)’이라는 미학적 정신을 바탕으로 구성됐다”며 “이는 도덕적으로 맑고 순수하며 신앙적으로 깨끗한 삶을 지향하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한 인간이 역사적 현실 속에서 어떠한 윤리적 선택과 신앙적 실천을 추구했는지를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기록”이라고 덧붙였다.
이 박사는 “김진호에게 있어 글쓰기, 특히 시는 단순한 감정 표현의 수단이 아니라 자신의 역사 인식과 민족 정체성, 그리고 신앙을 증언하고 교육하며 실천으로 이끄는 핵심 매개였다”고 했다.
◇ 김진호 연구의 한계와 「빙어」 연구의 의의
이경희 박사는 “지금까지 진행된 김진호 연구가 그의 생애 개관이나 일부 설교문 분석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방대한 저술과 사상 세계를 통합적으로 조명하려는 연구는 제한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김진호의 한시는 친필 한문과 초서체로 기록된 경우가 많아 판독과 해석의 어려움이 컸으며, 고자와 이체자의 사용, 그리고 동양 고전 사유가 압축된 시적 표현이 연구 접근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다”며 “이러한 이유로 김진호의 사상과 신앙이 형성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한시를 통해 분석한 연구는 사실상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 “현재까지 김진호를 다룬 박사학위 논문 역시 주로 생애 연구와 제한된 설교문 분석에 머물러 있으며, 한시집 「빙어」를 중심으로 그의 시 세계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박사는 “이번 연구가 「빙어」에 나타난 김진호의 삶과 사상을 통해 그를 단순한 교회사 인물이나 기독교 시인으로 한정하지 않고, 한국 근현대사의 흐름 속에서 사상과 신앙, 행동을 통합적으로 실천한 역사적 인물로 재조명하려는 시도”라며 “또한 그의 한시를 사상과 실천을 담은 총체적 텍스트로 분석함으로써 김진호 연구의 해석 지평을 확장했다”고 했다.
◇ 유교적 교양에서 근대 민족 정체성으로 이어진 사상 형성
이경희 박사는 김진호 사상의 형성 과정을 유교적 교양에서 출발해 근대적 민족 정체성으로 재구성되는 과정으로 분석했다.
이 박사는 “김진호의 한학적 배경은 단순히 왕조적 충절에 머무르지 않았으며, 일제강점기라는 역사적 위기 속에서 민족 자주와 역사 주체성의 문제로 확장되었다”며 “이러한 인식은 언어와 교육, 역사 서술을 통한 실천으로 이어졌으며, 전통 유교 지성이 근대 민족 주체로 전환되는 하나의 사례로 이해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김진호의 기독교 신앙은 서구 교리를 단순히 수용하는 차원을 넘어 민족의 역사와 문화 속에서 형성된 토착화된 신앙”이라며 “그는 유교와 불교, 도교 등 동양 사상을 포섭하면서도 기독교 신앙의 핵심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의 실천으로 재구성했다”고 했다.
특히 “다석 유영모와의 사상적 교류를 통해 드러난 그의 신앙은 개인의 경건을 넘어 민족 구원과 역사 인식으로 확장된 통합적 신앙의 성격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 공적 실천 윤리로 확장된 신앙
이경희 박사는 김진호의 신앙을 공적 실천 윤리의 관점에서도 조명했다. 그는 “그의 교육 활동과 북방 지역 목회, 교단 재건 참여, 그리고 「북선전도약사」와 같은 기록 작업은 신앙이 개인적 헌신에 머무르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역사적 증언으로 확장된 사례”라며 “이러한 활동은 한국 근현대사 속에서 기독교 신앙이 사회윤리와 공동체적 책임의 주체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증적 사례”라고 했다.
이 박사는 연구를 종합하며 “김진호를 전통과 근대, 신앙과 역사, 개인과 공동체를 매개하는 통합적 신앙 지성으로 재정립하는 데 본 연구의 학문적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진호의 한시는 단순한 문학 작품을 넘어 사상사와 종교사, 사회사가 만나는 교차 지점에서 해석될 수 있는 역사적 텍스트”라며 “이를 통해 한국 근현대사 연구와 한국 기독교 연구의 접점을 확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러한 연구가 한국 기독교 지성인이 역사적 현실 속에서 신앙과 삶을 어떻게 일치시키며 살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이론적 모델을 제시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고 했다.
한편, 이 외에도 한규무 교수(광주대)가 ‘광주 기독교 역사문화자원의 개발과 활용 방안; ‘의림(義林) 양림(楊林)’ 프로젝트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발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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