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유럽복음주의연맹(European Evangelical Alliance, EEA) 지도자가 유럽이 직면한 복합적인 위기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유럽을 향한 뜻을 거두지 않으셨다고 밝히며 동시에 유럽 교회가 회개와 갱신, 순종으로 응답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고 24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EEA 공동 사무총장인 얀 C. 베셀스 목사는 최근 ‘신실함을 향한 예언적 부르심(A Prophetic Call to Faithfulness)’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2026년을 앞둔 유럽 기독교의 현실과 과제를 조망했다. 베셀스 목사는 유럽이 한때 전 세계로 선교사를 파송하던 대륙이었으나, 이제는 다시 복음이 필요한 선교지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럽 사회가 분열되고 불안정해진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여전히 이 땅을 사랑하시며 교회를 통해 일하고 계신다고 전했다.
영적·사상적 전쟁 속에서 도전받는 유럽의 가치
베셀스 목사는 오늘날 유럽에서 벌어지는 전쟁이 단지 무력 충돌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 종교의 자유, 인간의 존엄성과 같은 서구 사회의 핵심 가치가 사상과 담론, 권력의 영역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가치들은 우연히 형성된 것이 아니라 성경적 인간관과 책임 의식 위에서 세워졌지만, 최근 들어 권위주의적 경향과 신앙에 대한 문화적 적대감, 기독교 신념에 대한 낙인 속에서 점차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리가 억압될 때 불의가 뒤따른다는 성경의 경고를 언급하며, 교회가 현실을 순진하게 바라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종교의 자유를 지키는 일은 특권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복음과 양심, 그리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공간을 지키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교회 내부의 분열에 대한 우려
베셀스 목사는 유럽 교회 안에서 나타나는 깊은 분열 역시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같은 주님을 고백하고 같은 구원을 전하며 성령의 능력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세례, 남녀의 역할, 성 윤리 문제 등을 두고 서로를 정죄하는 현실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그는 교회의 분열이 복음을 세상에 신뢰성 있게 전하는 데 큰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진리의 중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사랑과 겸손이 결여된 정통성은 오히려 교회의 증언을 약화시킨다고 밝혔다. 화해의 복음을 맡은 교회가 분열된 모습으로는 깨어진 세상에 화해를 선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민족주의와 왕국 신앙의 긴장
베셀스 목사는 최근 유럽 전반에 확산되는 민족주의와 배타적 정체성 역시 중요한 영적 도전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조국에 대한 사랑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국가 정체성을 절대화하는 태도는 복음과 충돌한다고 설명했다. 그리스도인의 궁극적인 시민권은 하늘에 있으며, 하나님의 구속적 사랑은 특정 지역이나 문화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교회가 타인에 대한 두려움을 받아들이고 국경과 이익을 사람보다 우선시할 때, 하나님의 나라를 향한 시야를 잃게 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물질주의와 세속화, 그리고 책임의 문제
베셀스 목사는 물질주의와 개인주의가 유럽 사회뿐 아니라 복음주의 교회 안에도 깊이 스며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편안함이 헌신적인 제자도를 대체할 때 교회 내부에서 세속화가 일어난다고 진단했다. 하나님과 재물을 동시에 섬길 수 없다는 예수의 경고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환경 문제와 세계적 불평등에 대한 유럽의 책임도 언급했다. 지구 환경의 파괴로 인한 고통은 주로 글로벌 사우스 지역에서 가장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이는 신학적으로 중립적인 사안이 아니라 도덕적 책임의 문제라고 말했다. 경제 시스템 속에서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현실에 대해 교회가 침묵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절망이 아닌 소망의 신호들
베셀스 목사는 자신의 메시지가 절망을 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분명히 했다. 그는 유럽 전역에서 하나님이 여전히 일하고 계신 여러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한 교회 출석을 넘어 일상의 삶 속에서 신앙을 살아내는 전인적 제자훈련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으며, 흩어진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교단과 교파를 넘어 복음주의 진영 안에서 협력과 연대가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예수의 일치에 대한 기도에 응답하려는 시도로 평가됐다.
진정성을 갈망하는 Z세대와 선교의 기회
베셀스 목사는 유럽의 Z세대가 보여주는 영적 갈망을 중요한 소망의 신호로 언급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피상적인 답변에 지쳐 있으며, 진정성과 공동체, 삶의 의미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이 곧바로 부흥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지만, 교회가 주목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과 이주, 새로운 선교의 장
그는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 역시 선교적 가능성을 품고 있다고 평가했다. 인공지능이 위협으로만 인식되기보다 성경 번역과 제자훈련을 돕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으며, 도구의 위치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유럽에 유입된 난민과 이주민 공동체를 중요한 선교적 기회로 바라봤다. 성경 역사 속에서 하나님은 반복적으로 이주와 흩어짐을 통해 자신의 뜻을 이루어 오셨으며, 오늘날 유럽에 도착한 이주민들 역시 복음의 새로운 통로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주민을 환대하는 일은 곧 그리스도를 만나는 일이라는 성경적 가르침도 함께 언급됐다.
“하나님은 유럽을 포기하지 않으셨다”
베셀스 목사는 유럽 교회가 직면한 도전이 결코 가볍지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하나님의 신실하심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요한 질문은 하나님이 여전히 유럽에서 일하고 계신지가 아니라, 교회가 회개하고 귀 기울이며 순종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라고 말했다. 하나님이 새 일을 행하고 계신다는 성경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유럽의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 안에 뿌리내리고 사랑 안에서 연합해 복음을 위해 세상으로 파송된 증인으로 살아가기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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