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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은 나이지리아 북서부 카두나주 한 마을에서 예배 중이던 기독교인들이 무장세력에 의해 집단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20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현지 주민들과 교회 관계자들은 지난 18일 카두나주 카주루 지역 쿠르민 왈리 마을에서 최소 177명의 기독교인이 세 곳의 교회에서 납치됐다고 확인했다. 이 가운데 11명은 이후 탈출했으나, 166명은 여전히 무장세력에 억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교회 지도자와 생존자, 공동체 인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번 사건은 체루빔 앤 세라핌 교회 두 곳과 복음주의 교회인 ECWA 교회 주일학교를 대상으로 거의 동시에 벌어졌다. 사건 직후 카두나주 정부와 나이지리아 경찰은 납치 사실을 부인하거나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내놓았으나, 이후 경찰이 공식적으로 납치 발생을 인정했다.
“풀라니 무장세력, AK-47 소총으로 교회 포위”
쿠르민 왈리 체루빔 앤 세라핌 교회 서기 유나나 다우지는 주일 오전 9시경 예배가 진행되던 중 풀라니 무장세력이 세 방향에서 나타났다고 증언했다. 이들은 AK-47 소총으로 무장한 채 교회를 포위하고, 도주를 시도할 경우 사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밝혔다.
무장세력은 자신들이 풀라니족이라고 밝힌 뒤 예배자들을 인근의 또 다른 체루빔 앤 세라핌 교회로 강제로 이동시켰고, 두 교회에서 모인 신자 50명 이상을 함께 납치했다고 전해졌다. 같은 시각 ECWA 교회에서도 주일학교가 시작되려는 순간 무장대가 들이닥쳐 “알라후 아크바르”를 외치며 신자들을 위협했고, 이들 역시 다른 교회에서 납치된 이들과 함께 인근 야산으로 끌려갔다.
납치범들은 피해자들을 과거 납치·고문 사례가 보고된 리자나 숲으로 데려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을 건너라는 지시가 내려졌을 때 일부는 뒤처지며 탈출해 마을로 돌아왔으나, 대다수는 숲으로 끌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초기 부인 해명하며 납치 사실 공식 인정
나이지리아 경찰은 사건 발생 이틀 뒤인 20일 공식 성명을 통해 납치 사실을 인정했다. 경찰 고위 간부는 초기 발언이 공황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였으며, 현장 정보 확인이 이뤄진 뒤 사건이 실제로 발생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현재 다른 보안 기관들과 공조해 피해자들의 소재를 파악하고 안전한 구출을 목표로 한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기독교인 대상 폭력 사태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발생해 주목을 받고 있다.
카두나주서 이어지는 납치·살해 사건
같은 카두나주에서는 풀라니 무장세력에 의해 억류 중 사망한 성공회 사제 에드윈 아치의 부인과 딸이 1월 15일 구조됐다. 이들은 지난해 10월 교회 사택에서 납치된 뒤 약 3개월간 감금돼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성공회 카두나 교구는 두 사람이 구조돼 현재 의료 지원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카두나주 주지사는 피해 가족을 찾아 위로를 전하며, 주거 지원과 교육비 전액 지원, 의료비 부담 등을 약속했다. 이번 구조 소식은 지역 교회 공동체에 위로를 전했으나, 여전히 대규모 납치 피해자들이 억류된 상황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나이지리아 전역으로 확산되는 기독교인 대상 폭력
국제 인권·종교 자유 단체들의 보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에서는 풀라니 목동 무장세력과 이들과 연계된 무장 조직에 의해 수년간 대규모 민간인 피해가 발생해 왔다. 아프리카 종교자유 관측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풀라니 무장세력이 보코하람이나 이슬람국가 서아프리카 지부보다 더 많은 민간인을 살해했다고 밝혔다.
국제 기독교 박해 감시 단체 오픈도어즈가 발표한 2026 세계 박해 순위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신앙을 이유로 살해된 기독교인 가운데 70% 이상이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사헬 지역의 환경 악화와 토지 분쟁, 극단주의 이념 확산이 결합되면서 중부와 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납치와 살해, 성폭력이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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