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승오 교수
안승오 영남신대 선교신학 교수

종교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는 내세에 대한 길을 안내해주는 것이다. 종교가 물론 이 땅 위에서의 삶에 대한 안내도 해주지만, 이 땅 위에서의 삶에 대해서는 종교가 아니어도 여러 가지 철학과 이데올로기 등 수없이 많은 안내역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내세의 문제에 대한 안내는 주로 종교의 전문영역이었다. 그래서 고등종교들은 모두 내세에 대한 상세한 가르침을 베풀고 있는데, 이러한 가르침들은 대부분 내세가 현세보다 더 영원하며 또한 중요하다는 점을 가르친다. 중요한 내세를 위하여 현세에서 더 착하고 바르게 살며 내세를 준비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베푼다.

그런데 내세에 대한 가르침은 단순히 내세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실은 현세를 바르게 살게 하는 중요한 동기가 된다. 종교에서 내세에 대한 관심이 약화하거나 분명한 가르침이 약화하면 그 종교는 자연히 약화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현세의 문제를 위해서라면 굳이 종교를 찾지 않아도 얼마든지 다양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이 강하게 성장하는 이유 중의 하나도 ‘강력한 내세에 대한 약속’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대로 에큐메니칼 인간 이해는 영육을 통합적으로 보면서 영적인 차원에 강조점을 두었던 전통적인 인간 이해와는 달리 영육을 동일하게 보거나 육적인 차원에 더 강조점을 두는 경향을 보인다. 영육을 통합적으로 보면서 종래에 내세의 삶에 강조점을 두었던 것과 달리 현세의 인간 삶에 많은 관심을 갖는 경향을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자유주의 신학이나 해방신학 등에서도 나타나는 모습인데, 이러한 신학들에 나타나는 공통점을 보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한다. 즉 교회 자체보다 세상에 더 많은 관심을 두며, 타계적이거나 개인주의적인 관점을 거부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신 중심적이기 보다는 인간 중심적인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그리고 내재주의라는 점에서도 공통점이 있으며, 전통적인 교회적 신앙을 소홀히 여긴다는 점에서도 역시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한다.

이와 같은 신학은 세상에 깊은 관심을 두고 인간 중심적으로 세상의 문제 해결을 위해 힘쓰는 반면 복음과 천국 등과 같은 전통적 교회 신앙을 소홀히 여기면서 자연히 복음 열정의 약화와 그로 인한 교회의 약화가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 이러한 현상은 이미 종교 사회학적으로 증명이 되고 있는데, 진보적 신학을 표방하는 주류 개신교회들과 사회 변화 즉 모더니티에 순응하려고 애쓰던 종교 운동과 제도들은 한결같이 쇠퇴 국면을 맞이한다고 하는 점을 피터 버거 (Peter Berger)는 말하고 있다.

에큐메니칼 인간 이해는 내세보다 현세에 더 많은 관심을 두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선교의 방향도 내세를 준비시키는 방향보다는 현세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러한 노력이 현세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분명히 도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지만, 현세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교회보다 더 효과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관들이 많기 때문에 사람들은 굳이 교회로 가서 그 답을 얻을 필요가 없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교회는 점차로 쇠퇴하게 될 수 있다. 종교로서의 기독교는 종교만이 줄 수 있는 피안의 세계에 대한 길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땅에서의 생명만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만이 주실 수 있는 영생을 전파할 때 교회는 성장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인간의 영적인 차원을 약화시키는 것은 결국 기독교 자체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깊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좀 더 자세한 내용과 각주 등은 아래의 책에 나와 있다.

현대선교신학
현대선교신학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석사(Th.M) 학위와 철학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선교와 신학』 및 『복음과 선교』 편집위원, 지구촌선교연구원 원장, 영남신학대학교 선교신학 교수 등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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