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구 장로
김병구 장로 ©바른구원관선교회

오늘 한국 사회는 단순한 정치적 갈등을 넘어 세계관의 충돌 한가운데에 서 있다. 교회가 이 현실 앞에서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신앙의 문제다. 특히 하나님을 부정하거나 주변화하는 사상이 사회 전반의 가치 기준이 되려 할 때, 교회의 침묵은 중립이 아니라 불순종이 될 수 있다.

성경은 분명히 말한다.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 대함이라”(엡 6:12). 교회의 싸움은 특정 국가나 정치 세력과의 대립이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하나님 없는 인간관, 곧 국가와 이념이 절대선의 자리를 차지하려는 사상이다. 이것이 바로 공산주의적 세계관이 복음과 양립할 수 없는 이유다.

공산주의는 종종 ‘평등’, ‘약자 보호’, ‘정의’라는 매력적인 언어로 포장된다. 그러나 그 정의의 중심에 하나님이 없다면, 그 체제는 결국 인간을 구원하지 못한다. 역사가 증명하듯, 하나님을 제거한 평등은 곧 국가 권력의 절대화로 변질되고, 양심과 신앙의 자유는 체제 유지를 위해 제한된다.

이런 시대에 교회가 “정치적 중립”이라는 말 뒤에 숨는 것은 지혜가 아니다. 에스더는 민족의 위기 앞에서 침묵하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모르드개는 이렇게 말한다. “네가 만일 이 때에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에 4:14). 위기의 시대에 요구되는 것은 안전한 침묵이 아니라 책임 있는 고백이다.

그러나 동시에 교회는 정치 집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강단이 특정 이념의 선전장이 되는 순간, 교회는 복음의 권위를 잃는다. 교회가 해야 할 일은 성경적 세계관을 분명히 가르치고, 성도들이 양심과 믿음으로 분별하도록 돕는 것이다. 자유, 생명, 인간 존엄이 왜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서 비롯되었는지를 가르치는 것이 교회의 사명이다.

성도는 시민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투표하고, 말하고, 참여하는 것은 세속적 행위가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의 청지기적 책임이다. 동시에 우리는 박해의 가능성도 각오해야 한다. “경건하게 살고자 하는 자는 박해를 받으리라”(딤후 3:12)는 말씀은 오늘도 유효하다.

결국 교회의 최종 신뢰는 국가도, 체제도 아니다. 오직 하나님 나라다. 교회는 두려워 침묵하지 말고, 미움으로 싸우지도 말며, 진리를 사랑으로 말하되 그 대가를 감당해야 한다. 이것이 오늘 한국교회가 걸어야 할 좁은 길이며, 하나님의 뜻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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