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에서 통과된 ‘정보통신망법 일부 개정 법률안’에 대해 미국 정부가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명했다. 미 국무부가 지난달 31일 ‘표현의 자유’를 훼손하는 법률안이라며 정면 비판에 나섰는데 미국 측이 이를 공식적으로 문제 삼은 만큼 향후 한미 간에 통상 쟁점으로 부상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 정부가 성명을 발표할 정도로 이례적으로 이 문제를 본 이유는 이 법에 플랫폼 기업들에 대해 허위 조작 정보로 신고된 게시물을 삭제하는 건 물론 유포자 계정 정지, 광고 수익 제한 등을 의무화한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특히 허위 정보 신고에 대한 조치 사항 등을 담은 투명성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공표한 것을 한국 정부가 구글, 메타 등 미국의 대형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려는 계산된 의도로 봤다는 뜻이다.
일명 ‘허위조작정보근절법’으로 불리는 이 법에 대해 정부 여당은 가짜 정보 확산을 막기 위해 법적인 통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미국 정부가 각국의 빅테크 규제 움직임에 대해 미국 기업들을 겨냥한 무역장벽이라고 주장해 온 만큼 미국이 이 문제를 통상 쟁점화할 거란 건 불 보듯 뻔하다.
우리 정부가 추진해온 한 온라인 플랫폼법, 구글의 지도 반출 불허 등에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 온 기국은 유럽연합(EU)이 제정한 ‘디지털서비스법’(DSA)를 주도한 인물들에 대해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등 압작 수위를 높인 바 있다. 국회가 통과시킨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EU가 제정한 ‘DSA’를 벤치마킹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반발도 어느 정도 예견됐다.
문제는 한미간의 통상 마찰이 불러올 우리 경제의 파장이다.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 간의 관세협상 결과가 아직 구체적으로 매듭지어진 게 없는 상황에서 미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 법에 반발하고 있으니 결과적으로 양국 통상과 상호 신뢰 관계에 불확실성만 커졌다.
이 법은 고의 또는 과실로 불법정보나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면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배상하도록 한 게 핵심이다. 감당할 수 없을 수준의 손해배상을 안기겠다면서 허위조직 정보의 기준이 무엇인지, 누가 정하는지조차 모호한 게 이 법의 치명적인 결함이다.
국회는 명분과 필요에 따라 입법을 하더라도 사전에 국민과 경제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런 문제투성이의 법이 올해 7월부터 시행에 들어가면 돌이키기 어떤 혼란이 야기될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그로 인해 돌이키기 어려운 혼란에 직면하기 전에 시행령을 통해 문제를 보완하고, 그래도 안 되면 폐기도 고려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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