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회장 유선명)가 6일 오전 경기도 안양 안양대학교에서 제56차 학술발표회를 개최했다. 이날 △손여정 박사(총신대 Ph.D)가 ‘신-인간 의사소통 측면에서 본 다윗의 기도(삼하 7:18-29) 연구’ △이원재 박사(고신대원, 에딘버러대 Ph.D)가 ‘에덴동산의 죽음 경고: 창세기 2:17의 초기 수용사’라는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발표회는 황선우 박사(총신대)·김희석 박사를 좌장으로, 이창엽 박사(안양대)와 강화구 박사(제일영도교회 담임, 트리니티 Ph.D)가 각각 발표에 대해 논평했다.
◇ 사무엘하 7장 다윗의 기도 새 해석
손여정 박사는 “사무엘하 7장 18-29절에 기록된 다윗의 기도는 하나님과 다윗의 상호간 의사소통 상황에서 하게 된 것”이라며 다윗의 기도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반응 속에서 형성된 의사소통 장면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를 토대로 본문의 구조와 의미를 재해석했다.
손 박사는 기존 연구가 구분해온 2부분 구성(7:18~24, 25~29)과 달리, 어휘적 특징(의문사·지시대명사)에 근거해 본문을 ‘다윗–다윗의 집’이라는 주제로 묶인 3부분 구조(7:18~19, 20~28, 29)로 볼 수 있다”며 본문의 해석을 다윗의 경험·지식·사고 과정에서 이해하기 위해 인지언어학의 개념적 혼성이론을 적용했으며, 이 접근이 기존 연구가 남겨둔 해석 공백에 의미 있는 통찰을 제공했다.
끝으로 그는 “개념적 혼성이론을 통해 다윗의 기도가 단순한 감사 표현이 아니라, 모세의 토라를 기반으로 하고 사울과 엘리 가문이 겪었던 파국적 결말을 기억하며 드린 언약적 기도임을 확인할 수 있다”며 “다윗의 관심이 왕국이라는 정치적 구조가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자 언약의 매개가 되는 ‘집’, 곧 하나님이 다윗의 후손에게 아버지가 되시고, 다윗의 후손이 하나님의 아들이 되는 영원한 관계 언약에 있었다는 사실을 추론할 수 있었다”고 했다.
◇ 창세기 2장 17절 의미와 육체적 죽음 기원에 대한 수용사 연구에 관해
이원재 박사는 에덴동산에서 주어진 하나님의 죽음 경고(창세기 2장 17절)에 대한 초기 유대 전통의 해석사를 고찰한 연구를 발표했다. 그는 “인간에게 육체적 사망이 주어지게 된 배경을 밝히기 위해, 아담이 창조 당시 불멸의 존재였는지 혹은 필멸의 존재였는지에 대한 창세기 본문의 서술은 명확하지 않으며, 죽음 경고가 문자적으로 ‘죽을 수 있는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는 단서도 본문에서 확인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 논문은 창세기 2장 17절에 나타난 ‘죽음’의 의미와 범위를 규정하고, 해석사 속에서 강화된 ‘죽음의 경고’와 ‘육체적 죽음의 시작’ 사이의 연관성을 논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며 “이를 위해 아담과 하와의 상태, 창세기 3장 14~24절의 관련 구절, 그리고 여러 유대 문헌에 나타난 해석을 검토했다”고 했다.
이 박사는 “아담의 불멸 또는 필멸 상태에 관한 학술적 논의들을 정리하고, 창세기 본문과 그 해석이 시간이 흐르며 어떻게 수용됐는지를 ‘수용사’ 관점에서 추적했다”며 “BBC와 EBR 프로젝트의 수용사 연구 방법을 따랐으며, 논문의 범위를 아담이 죄로 인해 죽는 존재가 되었다는 개념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다루는 초기 유대 해석으로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구는 먼저 창세기 2장 17절의 의미를 히브리 성경의 원래 맥락에서 분석하고, 이후 제2성전기 유대 문학에서 나타난 관련 해석을 조사했다”며 “특히 70인역(LXX), 사해문서, 벤 시라(집회서) 등에서 아담의 불순종으로 죽음이 시작되었다는 관점을 보여주는 흔적을 추적했다. 이는 고린도전서 15장 21~22절과 로마서 5장 12절에서 바울이 제시한 해석과 언어적 유사성을 보이는 자료들로 평가된다”고 했다.
아울러 “이 연구는 창세기 2장 17절의 명령을 직접 인용하거나 언급하는 제2성전기 문헌에 주목했으며, 분석 범위를 인간의 ‘육체적 죽음’의 기원으로 한정하고 영혼 불멸이나 사후 세계에 대한 해석은 다루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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