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신앙의 경계를 치열하게 탐구해 온 한 평신도 교수의 20년 설교와 글을 한데 모은 <신앙에게 신앙을 묻다>가 출간됐다. 정신의학과 교수로서, 한국누가회(CMF)와 한국자살예방협회 이사장, 한반도평화연구원 원장, 대통령 직속 통일준비위원회 민간 대표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해 온 저자 전우택 교수(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교육학교실)는 지난 세월 대학 채플과 교회 강단에서 전한 메시지와 여러 매체에 실었던 글 가운데 20편을 골라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은 신앙을 ‘확신’으로만 말하는 시대에, 오히려 질문으로 출발하는 믿음의 진정성을 보여 준다. 삶의 비극과 사회의 혼란, 성경이 던지는 도전적 물음 앞에서 저자가 붙들었던 질문들은 그의 신앙을 자라게 했고, 바로 그 물음들이 책 전체의 기조가 된다.
기독교가 낯선 청년들을 향해
“이렇게 시작해도 졸겠니?” 저자의 설교는 특이한 상황 속에서 자라났다. 기독교 대학 교수라는 이유만으로, 신학을 전공하지 않은 그가 수년간 대학 채플에서 강단에 서야 했기 때문이다. 채플은 다양한 종교적 배경을 지닌 학생들이 의무적으로 참석하는 자리. 졸거나 휴대폰을 보며 시간을 보내는 청중 앞에서 복음을 전한다는 것은 결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 책에 실린 글들 가운데 절반은 바로 이 ‘신앙 입문자’들을 향한 고민의 결과다. 어떻게 하면 낯선 청년들에게 복음의 문을 열어 줄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기독교를 먼 이야기로만 여기던 이들의 마음에 작은 균열을 낼 수 있을까? 저자는 “이렇게 시작해도 졸겠니?”라는 심정으로 설교의 언어를 다듬었다고 고백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기독교를 처음 접하는 이们에게 다가가는 가장 부드러운 형태의 ‘신앙 입문서’이기도 하다.
내 신앙을 구성한 질문들
“지금의 나는 이 기록과 일치하는가?” 저자에게 신앙은 언제나 질문에서 출발했다. 시대의 사건들, 삶의 현실, 성경의 난해한 물음, 교회의 모습 앞에서 그는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 책은 바로 그 질문들의 흔적이자, 한 사람이 믿음을 정직하게 살아내려 했던 기록이다.
오랜 시간 동안 흩어져 있던 설교문을 다시 모으는 과정에서 저자는 스스로의 신앙을 돌아보게 된다. “20대의 나, 30대의 나, 40대·50대·60대의 나는 이 기록과 일치하는가?” 이 물음은 책 전체를 관통하며, 저자가 어떤 신앙으로 성장해 왔는지를 조용하지만 강하게 비춘다.
사랑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마지막 선물
“성경을 공부하고 묵상하고 기록하는 삶, 그 자체가 행복하다” 정년퇴임을 앞두고 묶은 이 책은, 저자에게 자신을 지지해 준 공동체와 제자들에게 건네는 감사의 선물이다. 또한 오랫동안 곁을 지켜 준 배우자에게 전하는 조용한 헌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그는 불확실하고 혼란스러운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작은 창문이 되기를 바란다. ‘예수의 진짜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선명하게 비추는 창문. 신앙이 무엇인지, 왜 믿어야 하는지, 여전히 답하지 못한 질문들 속에서 어떻게 하나님을 찾아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창문 말이다.
“신앙에게 신앙을 묻다”
질문하는 이들, 의심하는 이들, 다시 믿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은 확신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질문을 품고 믿음의 길을 걷는 모든 이들을 초대한다. <신앙에게 신앙을 묻다>는 오늘의 독자들에게 묻는다. “당신의 신앙은 지금 어떤 질문 위에 서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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