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안이 2025년 10월 초, 전국 각지에서 가정교회 지도자들을 일제히 체포·구금하는 대규모 단속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베이징 시온교회(Zion Church)의 목회자와 사역자 약 30명이 10월 9일 이후 연락이 두절되거나 실종된 채 행방이 묘연한 상황이다.
한국순교자의소리(한국VOM, 대표 현숙 폴리)에 따르면, 시온교회 목회팀은 11일 발표한 공개 서신에서 “2025년 10월 초, 모든 것이 바뀌었다”며 “10월 9일 이후 시온교회 소속 목회자와 사역자 30명가량이 전국에서 구금되거나 실종됐다”고 전했다. 이들은 “이번 일은 단순한 행정조치가 아니라, 교회의 존재 자체를 지우려는 시도”라며 “우리는 두려움보다 믿음을 택하며, 갇힌 자들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온교회는 2007년 베이징에서 설립된 가정교회로, 2018년 정부의 강제 폐쇄 명령 이후에도 전국 40여 개 도시에서 소그룹 예배를 이어왔다. 특히 최근 시온교회 담임 진밍르 목사가 체포된 데 이어 지난 9일 이후 시온교회 관계자 30여 명의 실종 구금사태까지 벌어진 상황이다.
진밍르 목사는 조선족 출신으로, 1989년 톈안먼 민주화운동 당시 무력 진압을 목격한 뒤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였다. 이후 베이징 시온교회를 개척해 수천 명의 신자를 이끌며 중국 교계의 대표적 지도자로 부상했지만, 공산당의 종교정책을 비판해온 탓에 오랫동안 당국의 감시 대상이 되어왔다.
한편, 이번 사태에 대해 미국 국무부와 국제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마크 루비오(Marco Rubio) 미 국무장관은 12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중국 공산당이 등록되지 않은 가정교회 ‘시온교회’의 목회자와 구성원 수십 명을 체포한 것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침해”라고 규탄했다.
루비오 장관은 특히 “시온교회 담임목사 진밍르(明日, Ezra Jin)의 구금은 중국 정부가 기독교 신앙을 체계적으로 통제하려는 정책의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중국 정부는 즉시 모든 구금자를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는 성명에서 “신앙의 자유는 국경을 넘어 모든 인류가 누려야 할 기본권”이라며 “중국 정부의 종교 통제 정책은 국제사회가 결코 침묵할 수 없는 문제”라고 경고했다.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번 사태를 중국 정부가 가정교회를 사실상 지하로 몰아넣는 전환점으로 규정하고 있다.
한 단체는 “중국 내 가정교회 약 6만여 곳 중 절반 이상이 등록되지 않은 상태에서 활동 중인데, 이번 시온교회 사태는 그 전체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온교회 목회팀은 마지막으로 “우리는 감옥에서도 예배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의 모든 가정교회가 이번 고난을 통해 더 단단히 하나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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