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로제타(Rosetta)'가 오는 8월 23일부터 31일까지 국립극단 명동예술극장에서 관객들과 다시 만난다. 이번 공연은 국립극단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재단이 공동 기획한 작품으로, 조선 후기 여성들을 위한 의료와 교육 개혁에 헌신한 실존 인물 로제타 셔우드 홀의 삶을 무대 위에 펼쳐낸다.
1890년, 미국에서 조선으로 건너온 로제타 셔우드 홀은 언어, 국적, 계층, 성별의 벽을 뛰어넘으며 조선 사회의 의료와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여성들을 위해 평생을 바쳤다. 이번 연극은 그녀가 조선 땅에서 마주한 수많은 편견과 차별, 그리고 이를 넘어서려 했던 사랑과 봉사의 여정을 진솔하게 그린다.
이 작품은 2023년 미국의 실험주의 극단 리빙 시어터가 처음으로 내한하여 국립아시아전당, 옐로밤, 극공작소 마방진과 함께 공동 제작한 아시아 협력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초연됐다. 리빙 시어터는 알 파치노, 로버트 드 니로 등이 활동했던 미국 최초의 아방가르드 실험극단으로, 세계 현대 연극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재공연에서는 배우 김성령이 새롭게 로제타 역에 합류해 캐릭터에 깊은 감성과 진정성을 더한다. 김성령은 로제타의 내면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무대 위에서 진한 울림을 전할 예정이다. 또한 초연에 참여했던 배우 고인배, 견민성, 원경식, 이경구, 김하리와 함께 리빙 시어터의 브래드 버지스, 엠마 수 해리스 등 원년 멤버들도 다시 무대에 올라 탄탄한 연기 앙상블을 완성한다.
특이한 점은 이번 공연에서 한국과 미국 배우들이 교대로 로제타 역을 맡는다는 점이다. 이는 "모든 배우는 동등하게 중요하다"는 리빙 시어터의 철학이 반영된 연출 방식으로, 주제를 더욱 풍부하게 전달한다.
작·연출은 리빙 시어터 출신 김정한(Yossef K.)이 맡았다. 그는 초연에 이어 이번에도 언어, 문화, 역사라는 다층적인 요소들을 세심하게 엮어낸다. 특히 한국어와 영어를 동시에 사용하는 실험적인 연출은, 낯선 외국인으로서 조선에 발을 디딘 로제타와 당시 조선인들 사이의 언어 장벽을 생생하게 구현해 몰입도를 높인다.
명동예술극장 공연 이후 '로제타'는 9월 5일부터 6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무대에 오르며, 이어 9월 27일부터 28일까지 일본 돗토리현 도리긴문화관에서 열리는 베세토 페스티벌 초청작으로 일본 관객과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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