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그리고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복잡한 분쟁은 그 역사가 매우 깊고 다양한 원인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고대 유대 민족의 가나안 정복과 관련된 성경의 역사는 현대 분쟁의 영적인, 역사적인 배경 중 하나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대의 갈등은 단순히 고대 역사에만 국한되지 않고, 근현대의 정치적, 사회적, 종교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고 있습니다.
1.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근본 원인(성경 역사와 현대적 배경)
1) 성경적 배경: 아브라함과 가나안 땅의 약속 (기원전 2000년경)
• 하나님의 언약 (창세기 12:1-3, 15:18-21, 17:7-8): 하나님은 아브라함을 부르시며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고 하셨고, 그 땅을 아브라함의 자손에게 주겠다고 약속하셨습니다. 이 땅이 바로 오늘날의 팔레스타인 지역을 포함하는 가나안 땅입니다. 성경에 따르면, 이 언약은 아브라함과 그의 후손인 이삭, 야곱(이스라엘)에게 이어지며, 이스라엘 민족이 이 땅의 정당한 소유자라는 신학적 근거가 됩니다.
• 성구: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 내가 너로 큰 민족을 이루고 네게 복을 주어 네 이름을 창대케 하리니 너는 복의 근원이 될지라 너를 축복하는 자에게는 내가 복을 내리고 너를 저주하는 자에게는 내가 저주하리니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하신지라.” (창세기 12:1-3)
• 성구: “그 날에 여호와께서 아브람과 더불어 언약을 세워 이르시되 내가 이 땅을 애굽 강에서부터 큰 강 유브라데까지 네 자손에게 주노니 곧 겐 족속과 그니스 족속과 갓몬 족속과 헷 족속과 브리스 족속과 르바 족속과 아모리 족속과 가나안 족속과 기르가스 족속과 여부스 족속의 땅이니라 하셨더라.”(창세기 15:18-21)
• 성구: “내가 너와 네 자손의 하나님이 되어 주기로, 너와 대대로 네 뒤를 이을 후손들과 나 사이에 나의 계약을 세워 이를 영원한 계약으로 삼으리라. 네가 몸붙여 살고 있는 가나안 온 땅을 너와 네 후손에게 준다.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어주리라.”(창세기 17:7-8, 공동번역)
• 이스라엘 민족의 가나안 정복 (여호수아 시대, 기원전 15세기경): 이집트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민족은 여호수아의 지도 아래 가나안 땅을 정복하고 그곳에 정착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살던 가나안 원주민들과의 충돌이 발생했으며, 성경은 이를 하나님의 명령에 따른 정복 전쟁으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는 훗날 유대인들이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역사적 권리를 주장하는 근거가 됩니다.
• 성구: “그 날에 여호수아가 왕들 곧 여리고와 아이와 예루살렘과 헤브론과 야르뭇과 라기스와 에글론과 헤브론과 드빌 왕들을 사로잡아 헤브론으로 올라가서 그 성읍을 취하고 그 가운데 모든 사람을 칼날로 쳐서 진멸하고... (중략) ... 이와 같이 여호수아가 그 온 땅 곧 산지와 네겝과 평지와 경사지와 그 모든 왕을 쳐서 하나도 남기지 아니하고 호흡이 있는 모든 자를 진멸하였으니,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여호수아에게 명령하신 것과 같았더라.”(여호수아 10:28-43 중 일부 발췌)
• 팔레스타인(블레셋)과의 관계: 성경 시대에도 이스라엘 민족은 블레셋(필리스티아, 현대의 ‘팔레스타인’이라는 이름의 어원) 사람들과 자주 전쟁을 벌였습니다(예: 사울 왕과 다윗 왕 시대). 블레셋은 지중해 연안에 거주하며 이스라엘과 끊임없이 대립했던 민족입니다.
2) 근현대적 배경: 20세기 시온주의와 이스라엘 건국
아브라함 시대부터 시작된 유대인과 가나안 땅과의 관계는 분명 현대 분쟁의 뿌리 중 하나이지만, 현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의 직접적인 원인은 20세기 초반의 시온주의 운동과 1948년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발생했습니다.
• 디아스포라와 시온주의: 기원후 135년, 로마 제국에 의해 유대인들은 가나안 땅에서 추방당하여 전 세계로 흩어지는 ‘디아스포라’를 겪게 됩니다. 약 2천 년 동안 유대인들은 떠돌이 민족으로 살았지만, 19세기 말 유럽에서 민족주의가 확산되면서 유대인들도 자신들의 국가를 건설하려는 '시온주의(Zionism)' 운동을 전개합니다.
• 영국의 이중 약속: 제1차 세계대전 중 팔레스타인 지역을 통치하던 영국은 유대인들에게 팔레스타인에 유대인 국가 건설을 지지하는 '밸푸어 선언'(1917년)을 발표합니다. 동시에 아랍인들에게는 오스만 제국으로부터의 독립을 대가로 아랍 국가 건설을 약속했습니다. 이 이중적인 약속이 현대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 이스라엘 건국 (1948년): 제2차 세계대전 후 홀로코스트의 참상이 알려지면서 유대인 국가 건설에 대한 국제 사회의 지지가 확산됩니다. 1947년 유엔은 팔레스타인 지역을 아랍인과 유대인 지구로 분할하는 안을 제시했지만, 아랍 측은 이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유대인들은 이 제안을 받아들여 1948년 이스라엘을 건국합니다.
• 중동 전쟁과 영토 점령: 이스라엘 건국 직후 주변 아랍 국가들과의 1차 중동 전쟁이 발발했으며, 이후 여러 차례의 전쟁(1956년, 1967년, 1973년 등)을 거치며 이스라엘은 요르단강 서안 지구, 가자 지구, 시나이 반도, 골란 고원 등을 점령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팔레스타인 난민이 발생했고, 팔레스타인인들은 자신들의 땅을 잃었다고 주장하며 저항 운동을 펼칩니다.
• 현재의 갈등: 현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갈등은 주로 영토, 예루살렘의 지위, 난민 문제, 유대인 정착촌 문제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하마스와 같은 팔레스타인 무장 단체의 활동, 그리고 이에 대한 이스라엘의 강경 대응이 계속해서 충돌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2. 이스라엘-이란 분쟁의 근본 원인 (역사적 배경)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갈등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는 또 다른 차원의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분쟁의 근본 원인은 기원전 아브라함이나 가나안 정복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적으며, 주로 20세기 후반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의 정치적, 종교적, 전략적 이해관계에서 비롯됩니다.
• 고대 페르시아와 유대인: 흥미롭게도 고대 시대에는 페르시아(현재 이란)가 유대인에게 우호적인 관계를 맺기도 했습니다. 성경 에스라, 느헤미야서에 따르면,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은 바빌론 포로로 잡혀 있던 유대인들이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전을 재건하도록 허락하는 칙령을 내리기도 했습니다(에스라 1:1-4).
● 현대 이란과 이스라엘 관계의 변화
• 팔라비 왕조 시기 (이슬람 혁명 이전):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전, 팔라비 왕조 시절의 이란은 친서방 정책을 펼쳤고, 이스라엘을 국가로 승인하고 외교 관계를 수립하는 등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터키 다음으로 이란에 대사관을 설치하기도 했습니다.
• 이슬람 혁명 이후 (1979년 이후):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아야톨라 호메이니가 정권을 잡으면서 이란의 외교 정책은 180도 전환됩니다. 호메이니는 미국을 '큰 사탄', 이스라엘을 '작은 사탄'으로 규정하며 단교를 선언했고, 이후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적대적인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 주요 갈등 요인
• 시아파 맹주 이란 vs. 수니파 아랍국가 및 이스라엘: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시아파 이슬람의 맹주를 자처하며 영향력을 확대하려 합니다. 이는 수니파 중심의 아랍 국가들(사우디아라비아 등)과 이스라엘에게 위협으로 인식됩니다.
• 팔레스타인 문제: 이란은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며 하마스, 헤즈볼라 등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무장 단체들을 지원합니다. 이는 이스라엘의 안보에 직접적인 위협이 됩니다.
• 이란의 핵 프로그램: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 개발이 자국의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여 이를 저지하려 합니다. 이란은 핵 프로그램이 평화적인 목적이라고 주장하지만, 이스라엘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제기하며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습니다.
• 지역 패권 경쟁: 이스라엘과 이란은 중동 지역의 패권을 놓고 대리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시리아 내전, 레바논 분쟁 등에서 이란은 시리아 정부나 헤즈볼라를 지원하고, 이스라엘은 이를 견제하는 방식으로 갈등이 표출됩니다.
결론적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유대 민족의 고대 가나안 땅에 대한 종교적, 역사적 연고권 주장과 20세기 시온주의 운동 및 이스라엘 건국 과정에서 발생한 영토 및 난민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습니다. 반면, 이스라엘과 이란의 분쟁은 고대 역사보다는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이후의 이념적 대립, 중동 지역의 전략적 패권 경쟁, 그리고 이란의 핵 프로그램 등이 주된 원인입니다. 이 모든 분쟁들은 특정 시점의 단일 사건으로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적 배경과 복잡한 현대적 요인들이 상호 작용하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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