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기습 공습으로 격화된 중동 사태가 점차 진정 국면으로 전환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휴전 합의를 발표한 데 이어, 이란 역시 일정 조건 하에 군사 대응을 중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양국 모두 아직 공식적인 휴전 발표는 하지 않은 상태다.
세예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23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전쟁을 시작했다. 이란이 먼저 공격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하며 "현재로서는 휴전이나 군사 작전 중단에 관한 공식 합의는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이어 "이스라엘이 테헤란 시간 기준 오전 4시 이후 이란 국민을 향한 불법적인 공격을 중단한다면, 우리도 이후 대응을 지속할 의사는 없다"며 대응 중단 가능성을 언급했다. "군사 작전의 최종 중단 여부는 차후 결정될 사안"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과 이스라엘이 상호 공격을 멈추고 단계적인 휴전에 돌입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각각 12시간 간격으로 휴전에 들어가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란과 이스라엘 정부 모두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다.
아라그치 장관은 추가 게시글에서 "이스라엘의 침공에 대한 응징으로 우리 군은 오전 4시까지 군사 작전을 이어갔다"며 "마지막까지 싸워 준 용감한 병사들에게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란이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시점 이후 실제로 군사 대응을 중단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일부 외신은 테헤란에서 여전히 폭발음이 들렸으며, 이스라엘이 추가 공습을 감행했다는 보도를 내놓기도 했다. 이로 인해 양국 간 충돌이 완전히 종료되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란 외무장관의 메시지는 향후 양측이 상호 공격을 중단하고 갈등을 봉합하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미국과 함께 중재 역할을 맡은 카타르가 이란과 이스라엘 양측으로부터 "상대방의 공격 중단을 전제로 한 휴전 수용" 의사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휴전이 실현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본토를 대상으로 한 초유의 공습 이후 빠르게 사태를 안정시킨 외교적 성과를 얻게 된다. 이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 이후 최악의 관계를 이어온 미국-이란 간 긴장을 완화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도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과 각각 통화하며 휴전 중재를 위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동 정세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조건부 대응 중단과 미국의 적극적인 중재가 위기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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